기슭아, 오늘은 말이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말이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구나. 해는 서쪽에 있어. 서쪽에 있는 해는 낮게 떠 있어서 쉽게 눈이 마주쳐. 너무 눈부셔. 너무 밝아도 너무 어두워도 볼 수 없는 눈으로 아이들을 보고, 거리를 보고, 책을 읽고 있어.

 

 

 

_최승자

 

 

세계에 코를 박고 있는

구름 한 장

 

세계 너머에 한눈을 팔고 있는

바람 한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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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3 17: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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