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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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다양한 형태를 쌉살한 여운과 함께 안긴 에쿠니 가오리 단편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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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공간 - 평행우주, 시간왜곡, 10차원 세계로 떠나는 과학 오디세이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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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가 풀어내는 현대물리학의 차원 혁명 <초공간>. 1994년 원서 출간된 이 책은 20세기 말 초공간 이론으로 촉발된 과학혁명을 소개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 어려운 과학을 쉽게 풀어주고 있어 두꺼운 분량이지만 도전해서 읽어볼 만한 교양과학서입니다.

 

우리는 공간을 3차원으로 본능적으로 인식합니다. 4차원 이상의 공간을 볼 수도 없고, 머릿속에 그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수학방정식의 세계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자연의 법칙은 고차원 시공간에서 서술했을 때 훨씬 자연스럽고 단순해진다고 합니다.

 

4차원 시공간보다 차원이 높은 공간을 통칭하는 용어, 초공간. 초끈이론으로 부르는 학자도 있습니다. 2차원 평평한 지면에서 미스터리였던 문제는 3차원 우주공간에서 간단하게 해결되었고, 중력과 전자기력은 4차원 시공간의 수차원 진동으로 설명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미지의 우주에 존재하는 힘을 설명하기에는 4차원 시공간조차 너무 좁아진 반면 고차원 시공간에서는 자연의 기본 힘들을 서술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초공간>은 초공간 이론 탄생의 역사, 초공간 이론이 우주를 지배하는 모든 법칙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지, 타임워프처럼 공간이 찢어질 수도 있는지 SF 소설에서나 볼 수 있던 이야기까지 다룹니다. 상상의 수준을 넘어서는 개념이지만 관측 불가능한 우주에 초점 맞춰 기하학적 시공간의 세계를 탐험해보는 시간이 됩니다.

 

뉴턴의 역학이론 덕분에 산업혁명이, 전자기력을 정복하자 전기 시대가, 핵력을 제어해 역대 최강 무기를 발명한 것처럼 인류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물리학.

 

통상적인 4차원 시공간 대신 초공간의 개념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지만, 다차원에 대한 신비주의자들의 관점까지 살펴보며 고차원 물체를 시각화하고 이해하는 데 유용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 책입니다. 세계적 석학이자 이론물리학계 거장인 미치오 카쿠가 들려주는 초공간 이야기는 재미있는 설명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알려줘 잡힐듯한 기분을 안겨주네요.

 

초공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스타워즈>, <스타트렉> 같은 영화에 등장한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일 겁니다. 그 외 고차원의 세계를 소개한 에드윈 애벗의 <플랫랜드>,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 <투명인간> 등 수많은 명작에 등장한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단순한 수학적 가설인지, 실현 가능한 물리적 실체인지는 초공간이론이 밝혀줄 거라고 합니다.

 

이론물리학의 최대 과제인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력이라는 네 가지 힘을 하나로 통일하는 이론. 초공간이론이 과연 수용할 수 있을지. 상식적 관념에 얽매인 우리에게 직관적이나마 고차원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초공간>으로 그 가능성을 열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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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어 사전 - 보리라고는 보리차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맥주 교양
리스 에미 지음, 황세정 옮김, 세노오 유키코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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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맥주 종류는 어찌나 많은지.
아는 거라곤 생맥 500,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동공지진이 난다면! <맥주어 사전>으로 최소한의 맥주 교양 알아두는 게 정답! 남부럽지 않게 맛있는 맥주를 찾아 마실 수 있습니다.

 

<맥주어 사전>은 맥주 전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나에게 딱 맞는 맥주를 찾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사전 형식이라 원하는 용어만 찾아 읽어도 됩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가득해 눈도 즐거워지는 책이네요.

 

뻔히 아는 용어도 나오지만 맥주와 관련한 스토리가 담겨 있어 새로운 시시콜콜한 지식이 한가득~!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맥주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는 것, 맛과 향, 목넘김이 좋은 좋은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 맥주의 숨은 뒷이야기, 맥주를 소재로 한 다양한 관점의 칼럼까지. 이제껏 몰랐던 맥주 관련 정보를 용어별로 하나씩 풀어주니 맥주의 역사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빵을 우연히 물병에 빠뜨리면서 발견된 맥주. 이후 함무라비 법전에 맥주와 관련한 법률이 기록되었을 정도로 맥주는 널리 퍼져 나갔고 모두가 즐겨 마시는 음료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엔 라거 일색이었지만 요즘은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 붐이 일어 소비자들도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가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맥주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잔도 달라지고, 맥주를 따르는 방법도 미묘하게 달라지더라고요. 맥주의 스타일 뒤에 감추어진 역사와 각각의 스타일이 지닌 특징을 알아두면 맥주를 더욱 즐길 수 있답니다.

 

남들은 모르는 맥주어를 술자리에서 과시할 수 있는 지적허세미를 갖출 수 있을 겁니다.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나오는 책 속 장면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맥주 매니아들에게는 이런 장면들도 반갑겠어요.

 

맥주 브랜드마다 다양한 왕관 병뚜껑을 모으는 수집가도 있죠.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왕관 병뚜껑에도 역사가 있다는 사실! 맥주 탄생으로 인한 부차적인 수많은 발명이 이어지면서 맥주의 세계가 확장되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맥주 중 그날의 기분, 컨디션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는 최소한의 맥주 교양을 알려주는 <맥주어 사전>.  맥주에 관한 시시콜콜 기초 지식을 알게 되니 맥주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맛있는 발견이 끝없이 펼쳐지는 맥주의 심오한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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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림
황선혁 지음 / 북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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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유산으로 우울증을 앓다 결국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연구원 지섭, 그들 부부를 지켜보며 인간복제 실험을 도와주는 친구 세혁, 왕따를 당한 친구를 도와주다 되려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일본인 아이코. 선천적 유전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이들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본 이들입니다.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 인간에 대한 기대감을 놓아버리며 가혹한 현실 속에서 아픔과 슬픔을 가진 그들. 저마다의 욕망이 더해져 그즈음 성공한 프로젝트와 한창 연구가 진행 중인 기억을 남기는 작업, 인공 자궁 등 인간 복제 준비에 돌입하며 유전 형질 변환을 통한 신인류 탄생을 꿈꿉니다.

 

아이코의 성장 과정에서 배척 없는 신세계를 꿈꾸게 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생명과학도 작가지망생 다운 발상은 아이코에게서 펼쳐집니다.

 

윤리적으로 생명과학 연구에 제재를 받자 인권, 윤리, 인류애라는 생명과학의 발목을 잡는 것들이 없는 곳으로 떠나는 그들. 네피림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인공 자공으로 첫 번째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를 닮은 딸아이를 탄생시킨 지섭은 아내의 기억을 주입해 아내마저도 만들어냅니다.

 

아이코 역시 잡종 교배를 통한 키메라를 탄생시킵니다. 사막여우로부터 얻은 청각 발달 유전 정보, 침팬지로부터 얻은 동체 시력과 매로부터 얻은 고도의 시력, 부엉이로부터 얻은 야간투시력, 고릴라로부터 얻은 근력, 바퀴벌레에서 얻은 방사능 저항 유전자 등 온갖 생물로부터 특화된 유전정보를 수집해 신이 된 것처럼 키메라 인간도 만들게 됩니다. 천사와 인간의 이종 교배로 태어났다는 네피림. 그 이름을 딴 네피림 1호를 시작으로 네피림 양성에 돌입하는데.

 

SF 소설 <네피림>은 아마추어 작가의 책이라는 점에서 문학적 매끄러움이 부족하긴 합니다. 문장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그려지는 디테일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윤리적 제재 없는 세계에서의 생명공학은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 포인트 맞춰봅니다. 후반부에 자신을 신이라 칭하는 존재의 등장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은 특히 흥미로웠어요. 국내 장르소설 분야에서 생명과학을 주제로 탄탄한 SF 소설을 선보이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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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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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NHK 방송국 PD의 기획에서부터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까지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은 책입니다.

 

한국어판 서문에는 KBS스페셜 '주문을 잊은 음식점'으로 방영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어 우리나라 현실에서 구현한 프로젝트는 어떤 모습일지도 기대됩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에서는 말 그대로 주문한 요리가 정확하게 나올지 어떨지 아무도 모르는 곳입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모두 치매나 인지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깜박 잊어버렸지만, 틀렸지만, 뭐 어때."

 

2부에서는 오구니 시로 PD가 프로젝트를 실행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PD 역시 취재 전까지만 해도 뒤죽박죽이지만 누구도 불평을 토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통의 목소리가 퍼지며 실수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1부에서는 치매 환자들이 홀 서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간병 시설 직원들의 인터뷰가 소개됩니다. 우리가 얼마나 치매에 대한 편견, 고령화 시대 노인 문제를 우리들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는지 깨닫게 합니다. 저 역시 치매 환자에겐 그 무엇도 맡길 수 없다는 편견이 있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아직 일할 수 있고,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분들인데 말입니다. 우리가 조금만 이해한다면 말이지요.

 

늙어서도 나답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에 이 사회는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막연히 노후 걱정과 두려움에 젖어있지 말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실수를 받아들인다는 것. 이해해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치매 환자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치매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진 상태였지만, 그들을 직접 마주하고 보니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에 응원을 해주는 방법이야말로 작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란 걸 깨닫습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하나만으로 치매에 관련한 수많은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실수를 받아들이고 실수를 함께 줄긴다는 관용이라는 가치관을 퍼뜨릴 수는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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