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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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 판으로 마담 보봐리를 사면서 나름대로는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의외로 매끄럽지 못한 번역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유명한 사람의 이름에 무작정 자신을 낮출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김화영'선생은 불문학을 번역하거나 불문학에 발을 붙이고 있는 이들에게는 거의 거대한 산일지 모르지만, 플로베르의 문장이 한국어로 얼마나 아름답게 나와주었느냐는 의문이다.

 이 소설은 워낙에 유명한 소설이라서, 뭐라고 글을 쓰기가 몹시 힘이 든다. 읽으면서 참 치밀한 소설을 쓰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과 플로베르가 여성성이 강한 작가가 아니었을까하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볼 수 있었다. 보봐리는 철저하게 망가져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더불어, 보봐리에게서 보이는 모습들의 전형성에 반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에게서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한 것은 플로베르가 굵게 칠한 부분들에 대한 불일치이다. 그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떤 공통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리얼리즘의 승리다. 소설을 손에 잡으면 꼭 그리 오래도록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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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멜 레빈 지음, 김미화 옮김 / 소소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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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권해주셔서 읽은 책이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좋은 책이다.

우리 아이는 왜 공부를 못하나, 머리가 나쁘다, 게으르다...라는 말로 일축하면서

이 학원, 저 학원 바꾸기를 일삼거나 과외선생을 탓하는 부모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학습장애라는 말은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학습장애(LLD)는 엄연히 존재한다.

지능이나 기타 발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서 학습에만 유독 문제가 있는 아이들...

그네들도 공부, 잘하고 싶다.

사회에서 원하는 만큼 뭐든지 잘하는 착한 자식이 되고 싶다.

그러나 뭔가가 그 아이를 방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얼마나 내 아이를 관찰하였는가, 내가 얼마나 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의외로 이 시대의 부모들은 바쁘다.

그래, 부모도 사람이다. 그러나 교육에 무관심한 부모는 없다.

이 역시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아이들을 게으르다고 나무라지 말 것!!

이 책의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신화는 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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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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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글을 읽으면, 현대의 일본소설들의 한없는 가벼움이 우스워진다.

현대의 소설들은 서점에 서서 그냥 읽어도 한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소설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의 작가들 중,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사다 지로쯤이면 끝이지 않을까.

이미지만으로 소설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이미지만으로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그것만으로 그의 글이 영혼을 울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소세키는 감히 세상과 사람을 한없이 조롱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지켜준다.

고양이는 어디든 가고, 어디에든 있다.

그네들은 사람들을 구경하고, 비판한다.

서점에 나가서 보았다.

왜 이렇게 고양이,에 대한 책들이 잔뜩 즐비해 있을까...

단 한권도 소세키 정도의 깊이를 가진 책이 없다.

이 고양이만큼 우화적으로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또한 사람에게 따끔할 수 있는 글이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고양이일 수 있으면서, 또한 그의 관찰의 대상일 수 있다.

긴긴 겨울날, 칩거하면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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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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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는 아름다운 책이다.

충분히 많이 팔리고 또, 충분히 많은 사람이 읽어서 다행스럽다고 생각되는 책,

다만 가슴이 아프다면 정작 잘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 책이 여전히 의무적으로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휩쓸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을까.

우리를 구해줄 모모와 같은 존재가 과연 있을까싶다.

그래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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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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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를 개조하겠다.  너를 사랑한다. 너를 창조한다.

나는 어떤 대단한 상을 받았다고 해서 박수를 보내지는 못한다.

아쿠타가와상에 대한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

일본의 대중소설은 이제 끄트머리에 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점점 더, 가볍게 가볍게 쉽게 쉽게 누구나 읽고 고개를 끄덕이고,

이 정도의 SM, 문신, 도발, 기괴함은 그네들에게 늘 있어왔던 것인데

뭐가 그렇게 대단한 절망이며 변신이며 감동인가.

뱀에게 피어싱은 한권의 책으로 엮어내기에는 지나치게 얇은 서사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 소설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아마나 루이, 시바와 같은 인물군의 특이성이나

그네들의 이른바, cool한 면이겠지.

우리 현실이 도무니 지금 이대로는 아무것도 보잘 것 없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뭔가 달라지고 싶어라고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무도 아무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지긋지긋한 현실이 그러한 인물들에게

기대이면서 한숨한번 혹은 눈물한방울 떨칠 수 있는 쉽터가 되기를 바라는 대리충족아닐까.

나는 죽어도 소설은 하향평준화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무식한 사람이기에...

한국 중고등학생들이 뱀에게 피어싱을 뒤적거리면서 재밌다, 와, 경탄하고 이 책이란다.

우우우우우. 탄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서 슬퍼지는 그런 유치한 사람이기에...

독서와 소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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