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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평점 :
나쓰메 소세키의 글을 읽으면, 현대의 일본소설들의 한없는 가벼움이 우스워진다.
현대의 소설들은 서점에 서서 그냥 읽어도 한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소설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의 작가들 중,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사다 지로쯤이면 끝이지 않을까.
이미지만으로 소설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이미지만으로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그것만으로 그의 글이 영혼을 울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소세키는 감히 세상과 사람을 한없이 조롱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지켜준다.
고양이는 어디든 가고, 어디에든 있다.
그네들은 사람들을 구경하고, 비판한다.
서점에 나가서 보았다.
왜 이렇게 고양이,에 대한 책들이 잔뜩 즐비해 있을까...
단 한권도 소세키 정도의 깊이를 가진 책이 없다.
이 고양이만큼 우화적으로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또한 사람에게 따끔할 수 있는 글이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고양이일 수 있으면서, 또한 그의 관찰의 대상일 수 있다.
긴긴 겨울날, 칩거하면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