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박연 옮김 / 세주문화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따로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이다. 무척 유명한 작품이라 진작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정작 제대로 읽을 기회가 없어서 오랫동안 읽지 못했다.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계기가 내게는 조금 인상적이었다.
 
 대학시절 그러니까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후에 나는 복수전공을 위해 다른 캠퍼스에서 학교를 다녔다. 원래가 혼자 다니는 편이라 아는 이 하나없는 낯선 캠퍼스의 생활도 괜찮으리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기만 하고 있었다. 슬슬 새로운 자극이 사라지고 정이 안가는 새 캠퍼스에 싫증이 나고 있을 즈음 수업을 빼먹고 만화방에서 보낸 적이 몇번 있었다.
 
 그때 우연히 만난 선배가 읽고 있던 만화가 이 '몬스터'였다. 그 선배 말이 '사회학도라면 당연히 읽어야할 작품이다!'였다. 그래서 두어권을 읽었었는데, 그 뒤로 다시 만화방에 안가면서 앞의 내용을 그냥 잊고 말았다.
 
 당시 선배의 그 진지한 말투가 내게는 조금은 우습기도 하고 또 얼마나 대단한 작품일까 하는 호기심도 들었다. 가끔 아는 이들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들은 나보다 먼저 다 읽어버렸다. 암튼 그렇게 몇 년인가가 훌쩍 지나간 후에야 다시 처음부터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너무 기대를 많이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다 읽고 나자마자 첫 느낌은 실망이었다. 물론 무척 재미있었다. 치밀하고 잘 짜여진 전개에 군더더기없는 묘사가 좋았다. 그리고 읽는 내내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점도 좋았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와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서서히 떨어지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부분이 좀 실망스러웠다. 정확하게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이건 완결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러한 결말을 설정했을지는 모르지만 그랬다면 더욱 실망이다. 잔뜩 판을 벌려놓고는 어쩐지 완전히 추스리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접어버린 듯한 느낌이 남는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작품 '20세기 소년'의 경우에도 조금 짜증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무척이나 치밀하고 꼼꼼한 구성과 전개는 좋지만 너무 독자들에게 정보를 던져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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