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의 어느날, <바람난 가족>을 혼자 보러 갔다. 개봉 첫날이라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뒤늦게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바람난 가족>에 관한 영화평을 보다가 나름대로 생각한 부분을 정리해본다.
<바람난 가족>이 한국사회의 가족의 실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아메리칸 뷰티>와 비슷하다. <바람난 가족>은 말그대로 가족들간의 소통이 단절된 매마른 가족상을 그린 영화다. . 특히 성에 대한 소통구조는 한국사회 가족들에겐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가정에서 대화의 주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면에서 한껏 권위적일 법한 시어머니(윤여정 분)가 자신의 성적 경험을 아들, 며느리와 나란히 누운 자리에서 털어놓는 장면은, 정말 충격이었다.
성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다 할법한 사이인 '부부' 간에도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화는 그걸 여실하게 보여준다. 남편 주영작과 아내 은호정, 두 부부의 섹스 후 ... 아내 호정은 남편과의 섹스가 만족스럽지 않자 자위행위를 하게 된다. 이것 역시 충격이었다. 서로간의 대화가 없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대사...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 몸이 변한걸까. 예전엔 안그랬는데..."호정이 말했다. 영작은 "맘 변한다는 얘긴 들어봤어도 몸변했다는 얘긴 처음이다"라고.
그리고 입양한 아이의 비극적 죽음... 두 사람의 이혼... 모두가 언해피의 연속이다. 바람난 가족의 끝은 불행인 것일까.
하지만 비극적이지만은 않다. 모든 가족들의 상처가 제대로 아물진 않았지만, 그들은 하나의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분명 깨달았을 것이다. 그건 바로 서로에게 정말 솔직해지는 것이다. 자기 삶을 똑바로 살아가야 하고, 그리고 ... 그것을 토대로 서로 솔직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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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화보고서 사이월드에 써놨던 감상글을 퍼왔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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