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설연휴를 보내고 어제는 당직근무를 섰다. 채널 24번 YTN 뉴스를 모니터하면서 지인들에게 못했던 새해인사를 무료문자메시지 서비스로 해결했다. 대략 70통의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선배와 후배, 친구들... 동호회 사람들과  취재원들. 주소록에 등록된 사람은 얼추 3백여명. 그중에 특별히 도움을 주셨던 혹은 나 스스로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성의라도 보내야한다는 생각에.  한마디 문자로 해결한다는 게 염치없는 짓이지만, 게으른 나로서는 최선이다. 작년 연말에 연하장이나 카드, 혹은 이메일이라도 진작 보냈어야 하지만 미루고 미뤄 까치설도 아닌 설다음날에야 보냈으니 말이다.

오후엔 내 문자메시지를 받고 연락이 온 카메라 감독님과 만나기로 했다.예정에도 없이 방송국으로 찾아오신다고 해서, 스튜디오와 편집실를 간단히 안내해 드린후 차 한잔을 대접했다. 닉네임은 폴카,  KBS 인기드라마  겨울연가와 가을동화 촬영감독이었다. 지금은 어찌어찌해서 안동에 내려와계시다. 자세한 건 나도 알 수 없다. 이분 연배가 81학번이니 나이는 불혹을 넘기셨는데 아직 싱글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상당히 특이한 이력을 가지신 분이다. 현재 가장 열정적으로 하시는 일은, 노사모 활동이다. 6mm VX 2000 을 둘러메고 노사모 있는 현장에는 어디든 달려가 동영상을 찍어 편집해서 사이트에 올려두신다. 저녁에 영화 피터팬을 보여주신다고 해서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설연휴라 극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앗 mbc도 떴다. 티켓을 끊고, 영화가 시작됐다. 영화는 끝나고... 이분 깊은잠에 빠지신게 아닌가. 깨우는 게 머쓱했다. 괜히 쑥스러워하실거 같아서. ㅎㅎㅎ 어쨌든 피곤하신거 같아 댁으로 가신다니 배웅을 해드렸다.

영화를 보기전 연락이 닿은 성동선배와 오랜만에 막창에 백세주를 마시고, 이차는 맥주를 직접 제조하는 호프집으로 갔다. 며칠전 동료기자들과 노래방에서 있었던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더니, 괜히 내 입장을 두둔이라도 하겠다는듯, 생리휴가 무급화의 부당함에 대해 주장을 폈다. 나도 올해부턴 생리휴가 써야겠다.  그리고 브레이크 뉴스에서 얼마전에 특종이랍시고 썼던 청와대의 논객 관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애초에 브레이크뉴스에서 터뜨렸던 팩트는 진중권과 일부 인터넷언론과 기성언론에 의해 일파만파로 왜곡된 것을 지적했다. 얼마전에 브레이크뉴스의 심기자와 통화를 했던 터였다. 선배는 개혁세력들이 노무현이 변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seeing as와 seeing that ... (영어는 잘 모른다, 잘 이해를 못했다) 인식론에서 크게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했다, 무슨 말이냐... 인식론이라는 어려운말에 당시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됐다.  어쨌든 노무현이 변했다고 말하는 그들도 변했는데, 스스로의 변화,혹은 변질은 깨치지못하고, 대통령의 그른점만 트집을 잡는다는 것이 요지일터.
이런저런 정치와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 개인사, 한 해 계획들... 을 얘기하다 술집을 나섰다.

음주운전 하는 것 아니냐 걱정스런 눈빛으로 집에 가잔 말을 못하는 듯해서 아쉽지만 내가 먼저 가자고 했다.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을 사서, 드라이브를 감행. 안포선 가는 길, 안동시내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으로 가서, 추운 새벽 아직 불빛이 한창인 시내를 내려다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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