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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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사노바, 미뉴에트

 모네의 정원

 그리고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 그 중 오늘 할 이야기는 그림에 관한 책이었으니까 카미유 코로.

 

 책을 두 번 읽었는데 그 이유는 처음 책을 읽을 때는 글이 눈에 안 들어오고 그림을 모두 보고 싶은 마음에, 어떤 화가들의 어떤 그림들이 책에 실려있는지 궁금해 후루룩 그림을 먼저 감상했다. 황경신의 글을 못 읽었다는 아쉬움에 다시 두 번째로 책을 집어 들었다. 읽다보니 후루룩, 또 그림만 감상했다. 글은 못 보고. 나중에 혹시 그림이 있는 책을 출판하게 된다면 글을 적지 말아야 겠다. 넣더라도 한, 두 줄 정도. 나처럼 오로지 그림에만 집중하는 불성실한 독자들을 위해서!

 

 처음 읽었을 때는 마음에 드는 화가를 2명 꼽았는데 두 번째 읽으니 카미유 코로, 그만 내 마음에 남았다. 감수성 지수가 50%나 줄어들었나? 그러나 한 명으로도 충분하다. 계속 지켜보고 싶은 화가를 만났으니.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는 없는 재주를 지닌 사람들의 천재적인 재능을 탐닉하는 것도 꽤 기분 좋은 일이고 그들의 미치광이 같은 삶도 사랑한다. 나보다 더 미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나는 더 정상으로 보이니까. 그리고 내 눈으로 직접 보는 세상의 풍광에서도 벅찬 설레임을 느끼지만 때로는 가시거리가 100미터가 넘는 화창한 날 적나라하게 보이는 풍경보다 화가의 눈을 통해 미화되고 걸러진 나무와, 하늘과, 강물을 보는 게 더 안심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화가를 만나기란 상당히 어렵다. 인상파니, 추상파니, 현대 모더니즘이니, 알지도 못하는 어려운 이론들로 단단히 무장한 그들은 매우 독특한 개성으로 나무와, 하늘과, 강물을 마음껏 재단해 때로는 그들의 창조성이 거북하고 어색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탁한 색감들이란.

 

 그래서 그의 출현이 더욱 반갑다. 편안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캔버스.

 

                      <모르트퐁텐의 추억>

 

                             <빌다브레이>

 

 프랑스의 화가로 풍경화를 많이 남겼단다. 은회색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우아하고 부드러운 그림을 그렸다. 광선의 효과를 잘 포착해 이를 캔버스에 마음껏 표현했다. 풍경에도 시와 음악을 부여했다나.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아늑한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고 여유로운 오후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이 상상된다. 바라보면 볼수록 마음에 온기가 도는 느낌. 돌 같은 심장에도 윤기가 흐를 것 같다. 그의 화보집을 당장 구매해야 겠다. 빌다브레이.

 

 루브르 박물관에 그의 그림이 많이 소장돼 있단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여생을 마감한 화가답게.

 

 올 가을, 그를 찾아 루브르 박물관을 간다.

 

p.s. 이제는 책을 지르는 것을 넘어서, 책 속의 진짜를 찾아 프랑스를 가겠다니! 내 경제관념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그러나 뭐 이미 실종선고를 받은 경제관념을 다시 찾기란 어렵지 않을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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