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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세트 - 전20권 - 개정판 ㅣ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토마스 불핀치 원작, 이광진 엮음, 서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는 책 편식이 심하다.
아끼는 책은 두고두고 보지만 그렇지 않은책은 남주라고 할 정도니까.
특히나 부모의 '학습기대'가 담긴책은 찬바람이 불도록 외면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먼저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이의 반응을 보고 구입을 해야지 하는 생각때문이었는데,
사실 이 책의 광풍은 이미 몇년전에 한차례 지나간 터라 친구네 집에서 빌려읽을 수 있었다.
아이는 무척이나 열광했고, 책은 무사히 우리집에 올 수 있었다.
그 사이 아이는 친구집에서 뻔질나게 드나들며 빌려 읽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받은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책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럴리가?
직접 보니 궁금증이 풀렸다.
이 책의 엄청난 인기의 광풍뒤에 숨어있는 돈과 저작권의 사투 끝에,
아마도 작화가가 바뀐모양이다.
홍은영이라는 작가에서 서영이라는 작가로.
그리고 아이는 전작가가 낫다고 주장을 했고, 판단을 위해 내가 빌려읽을 수밖에 없었다.
작품의 내용은 그대로이나 작화가가 바뀌면서 그림체가 바뀌어 아이들이 혼란을 느꼈고,
현재는 모두 새로운 작화가의 그림으로 바뀐 상태였다.
전의 작가 그림이 조금 더 단순하며, 인물 구분이 쉬워서 아이들은 전의 작가를 더 좋아했다.
내가 보기엔 새로운 작가의 그림이 더 예쁜데도, 전의 작가가 예쁘다고 주장을 했으니까.
출판사가 인세때문에 작가와 법정싸움을 벌이고 이 와중에 작가를 바꿔버리게 된 모양이다.
어쨌거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나도 거의 다 까먹고 대충 기억하던터라
이 참에 아이와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읽어내려갔다.
무척 재미있고, 이 참에 제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자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자체는 그다지 재미있었던 기억은 없다)
이 책은 내용을 아이들에게 맞게 단순화하였고,
초반부에는 한 권 한 권 에피소드가 끝을 맺어 보기가 편하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일일드라마처럼 뭐시라? 하고 놀라는 장면에서 끝을 맺어
굳이 왜 그랬나 하는 의문이 든다.
어쨌거나, 여러가지 어원의 유래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명화가 소개되어 꽤 명화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역시 후반부에는 전혀 소개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이참에, 이 책을 그대로 그래픽 작업하여 애니메이션화 한
올림포스 가디언도 봐주는 센스를 발휘하여, 아이는 무척 열광했다.
올림포스 가디언이 제작 발표회때는 몇십회 나온다고 했는데 의외로 DVD는 많지 않았다.
다섯개의 디비디에 한개당 다섯개씩의 에피소드니까, 모두 스물다섯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집에서 후반 몇권을 모두 잡아먹은 트로이 전쟁은 아예 있지도 않으니,
초반 몇개의 에피소드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아쉬운대로 아이는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몇년전에 티비에 소개될때 외면했던 그 아가가 아니라 이제 아이는 성장한 것이다.
불만이라면, 우리나라도 홍승우 작가나 김나경 작가등 우리나라 전래 신화에 대해
단편 단편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걸 이런식으로 집대성하여 모아줄 수 없는가...
하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도 세권 딸랑 나오다가 만 것으로 보아 수지타산이 안맞지 않았나 하는 짐작이다.
그리스 로마만 멋진 신화인가?
우리나라 자청비도 저승사자도 멋진 신화이다.
어제 디워를 보고 화면 가득한 '한국의 용'을 보고 눈물이 났던 나로서는,
하루 빨리 '우리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