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되는 부모
수잔 포워드 지음, 김형섭 외 옮김 / 푸른육아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이 책과 60분 부모 책을 함께 구입을 했습니다.
지금 온 책들을 이틀간 식음을 전폐하고 차근차근 읽어보니,
초등생을 둔 저로서는 정말 탁월한 선택의 두권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아이를 위해서도, 또 저를 위해서도 이 두권은 정말 소중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육아서나 지침서 읽으면서 제 자신을 많이 컨트롤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늘 가슴속에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참아내고 이해해야하나'는 분노도 있었고요.

내 곁에는 이 모든것을 받쳐줄만한 훌륭한 카운셀러인 남편이 있었기에,
저는 해마다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나의 무한한 참음과 이해성으로도, 남편의 다정한 카운셀러에도 불구하고
해결할 수 없었던 부분은 바로 '부모'에 대한 부분입니다.

제 양친은 모두 살아계십니다.
그리고 지금은 딸인 제가 아마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지금처럼 평온했던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것은 제 부모는 제게 잘하지 못했고
지금은 '효도'라는 제목으로 덮어두고 있을 뿐 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부모는 '그 상황에 그정도면 괜찮았지'라는 애매한 말로 도망쳐 버렸고,
그러한 것에대한 나의 생각이나 분노는 갈 곳을 잃은채 접어둔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부모로부터 받은 그러한 상처들이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그 사람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죽어서까지 '무덤에서도 자식을 조종한다'고 표현했는데,
정말 기막히게 딱 맞는 표현이라고 해야 옳겠지요.
저는 가끔 어머니와 통화를 할때 이러한 분노들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적인 통념상 '불효스럽고 막되먹은 행동'으로 치부되므로,
어려서부터 차곡차곡 쌓인 제 분노는 갈 곳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또 대물림해서 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까요?
그건 옳지 않고, 제가 당해봤기때문에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절이 되지 않을때, 내 부모로 부터 끔찍히도 싫어했던
폭언들을 내뱉으려고 하는 내 자신을 보면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분명 나도 내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주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노력한 점 하나는,
그 날의 감정은 그날로 풀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마음이 차분해지면 아이에게 지나친 점은 사과를 하고
내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려 애쓰는 점일 것입니다.
내가 내 부모보다 나은 점은, 내 잘못을 인정한다는 점이겠지요.
이 책은 그렇게 저처럼 부모와 알게모르게 얽혀있는 마음의 상처와 고리를
밖으로 꺼내어 놓고 치유하고, 불행을 반복하거나 대물림 하지 말자는 취지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너무 할 말이 많습니다.
가슴이 먹먹하네요.

다른 육아서들이 엄마의 태도에 대해서 가르쳐준다면,
이 책은 그 태도가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고
근본적으로 고치는 방법이라고 말해야 좋을 듯 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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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2010-04-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화이팅!

잠못드는밤 2010-06-0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것으로 인간관계의 고리는 끝나지 않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아직도 살아계신 것 같아요. 인간이란 참으로 섬세한 동물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