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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글쓴이가 본다면 상당히 글쓴이의 이상에 가까운 교육을 한 듯 하다.
나는 칭찬이 그리 흔하지 않지만, 아이가 잘했다고 느껴질때엔 진심을 담아 칭찬을 하고있다.
그리고 분명 아이는 그게 나의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임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어느때보다 아이도 기뻐하고, 몇 번이고 그 칭찬을 다시 되물어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성의없는 칭찬이나 잠깐 망설인 칭찬은 아이도 역시 '썩소'를 지어버린다.
내가 아이의 표정, 동작으로부터 아이의 거짓말을 눈치채는 것처럼
아이도 나의 온몸에서 우러나오는 것들로 그것을 진심인지 아닌지 가려내기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육아사이트에서 '칭찬을 많이 하라'는 글에는 동조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알맹이없는 칭찬을 늘어놓는 엄마들을 너무도 많이 봤기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아이는 언제나 칭찬에 목마르다.
나역시 언제나 진심으로 잘한다고 생각을 할리 없으니 칭찬이 자주 나올리가 없다.
결국 뒤돌아보건대 칭찬을 아껴도 그다지 득이 되지는 않았던 듯 하다.
아이는 글쓴이의 설명과는 달리 자존감이 그닥 높지 않은듯하여 내 마음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칭찬 방법은 나와의 비교이다.
거짓말을 못하는 나로써는 알맹이없는 칭찬을 하기도 싫고, 또 아이도 금새 알기때문에
나도 납득이 되고 아이도 인정할 수 있는 칭찬 방법을 쓰는 것이다.
"엄마는 너만할때 이런것 못했는데 너는 피아노를 잘쳐서 참 듣기 좋다.
엄마가 네 친구였다면 네가 참 부럽고 나도 피아노를 치고 싶었을것 같아."
"지금 플룻 분것 참 듣기 좋아서 설거지 하다가 듣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불어줄래?"
"와, 엄마는 지금도 수채화를 못그리는데 정말 훌륭하구나.
짧은 표현을 잘 하니까 음영이 잘 살아서 그림이 입체감이 드는구나."
식의 구체적이고도 사실에 입각한 칭찬(사실 칭찬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가는 말들이지만)을 한다.
가끔은 아이에게 플룻을 가르쳐달라고 하다가 남편에게 달려가서
"선생님이 너무 엄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하면 아이는 깔깔웃으며 재미있어죽겠다고 한다.
지금 이 책은 어느 사람에게는 약이되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싶다.
칭찬이 인색한 사람에겐 그럼그렇지하는 엉뚱한 당위성을 줄수도 있는 문제이고
아이가 아무리 잘해도 칭찬을 하지않고 더 잘하라고 다그쳤던 우리친정엄마같은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주면 안 될 책이기도 하다.
다만 알맹이없고 성의없는 칭찬을 비판한 정신은 옳다고 동조하는 바이다.
그리고 자발적인 정신을 키우자는 말도 동조하는 바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현실앞에
아이가 자발적으로 할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많은 걱정과 의심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