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노미야 토모코 작가가 노다메 이후로 그동안 육아일기도 그리고 컴퓨터 얘기도 그리더니 보석 이야기도 시작을 하였다.

역시나 본듯한 주인공이 두명 나온다.

천연적으로 재능이 있고(하지만 그다지 본인이 알지 못하는) 명랑한 여주인공과,

미남이지만 생각이 많은 심각한(여주의 재능을 알아보고 부러워하는) 남주인공이 나온다.

보석을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여주인공과 학습적으로 열심히 배운 남주인공은,

피아노를 마음가는대로 치던 노다메와 철저히 악보를 보며 공부하던 치아키를 떠올리게한다.

 

오랜만에 노다메 이야기를 조금 꺼내자면,

내가 이걸 아이에게 보여주게 된 이유가 바로 아이가 귀로 듣고 피아노를 치는 아이였기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동네에서는 꽤 음악적으로 뛰어난 것처럼 알려지긴 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금방 알았다. 이건 오래갈 수 없는 위험한 일이란 것을.

그래서 노다메같은 아이에게 엄격한 치아키같은 가르침이 필요했는데,

배우는 것을 너무 힘겨워하고 싫어하던 아이에게는 간접적으로 알려주기위해 노다메를 보여줬었다.

그리고 아이는 예상대로 음악이 쏟아져 나오는 노다메를 아주 좋아했고,

정말로 음악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거나 정말로 음악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아이가 음악을 시작하고 보니 노다메의 이야기가 뭔가 구조적으로 이상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노다메는 음악 신동이었고, 천재였는데, 억지로 가르치려는 무섭고 딱딱한 선생님때문에 음악을 마주보지 않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사실 그렇게 악보를 보지않는 노다메가 어떻게 음대에 진학을 했는지도 미스터리이고 노다메를 보면 볼수록 아, 작가가 음악을 전공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되었다.

이 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시 한번 이 작가가 노다메와 비슷한 형태로 주인공을 뽑았기때문이다.

보석을 아우라로 판단하는 여주인공과

철저히 보석을 공부했지만 그와 별개로 위험한 일에 휘말리는 남주인공의 이야기이므로,

내 친구 중에도 보석감별사로 일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아마도 그 친구들이 본다면 나처럼 고개를 갸웃거리지는 않을까.

뭐 내가 보석감별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나 싶지만 말이다.

 

아무튼 바로 전작이 조금 강하게 매니악하고 너무 여성에게 폭력적이어서(노다메도 좀 거슬렸지만) 보기 그랬다면 다시 노다메 계열(?)로 돌아왔다고 봐야할듯하다.

좀 생뚱맞은 설정이지만 아이를 전당포에 맡기고 사라진 엄마를 기다리는 남주인공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두고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는 뭔가 아이템이 분명하네요 87클로커즈는 너무 매니악해서 저는 공감대가 없더라고요 보석을 배운다고 금세 보석만화를 그리다니 대단합니다ㅎㅎ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6-02-15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듯해요.^^

잠못드는밤 2016-02-18 14:50   좋아요 0 | URL
좀 개성이 강한 작가이긴 하지만, 저는 이 작가의 개그가 좋더라고요~ㅎㅎ
 
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 전3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과 함께 하려면 신화가 함께 여야 옳을 것이다.

사실 신과함께를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었고, 이승편을 보면서는 마음이 아파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기때문에 나는 이승편은 일부러 사지 않았다.

신화편은 이승편이나 저승편과 별도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저승편의 출연진이 그대로 나오기때문에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사실 여기에 나오는 한락궁이나 염라대왕등은 내가 모두 아이에게 초등학생때 우리 신화로 사줬던 책들이다.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따라서 읽는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다.

죽어라고 책을 안읽고 시간날때마다 눈치보며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는 내 아이는 그나마 이 신과함께는 어찌어찌 웹툰 기분으로 읽는듯하다.

 

어쨌거나 이 신화편은 우리나라 신화를 바탕으로 씌여졌는데 만화형식인지라 내용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 신화가 이렇게 소개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사실 어느나라의 동화건 신화건간에 그 뿌리는 비슷한 경우가 많다.

신데렐라가 콩쥐팥쥐랑 비슷하듯이 신화 역시도 비슷비슷한 내용이 많은데,

그걸 누가 자신들의 이야기로 녹여내는가에 따라 사랑을 받는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참으로 탁월한 시각을 갖고 있고, 또 이미 애니의 많은 부분들이 일본화되어있다.

사실은 우리가 더 많은 것들이 있고 더 오래되었고, 더 다정하고 더 아름다운데도 전해지지않은 많은것들이 안타깝다.

일본은 섬과 지진등 불안하게 살아온 삶의 여러가지 특성상 잔인하고 차갑거나 이질적인 존재들을 잘녹여내는데,

우리의 것들은 일본에 비해 참으로 다정하고 넉넉하고 따뜻한데도 불구하고 우리화되지 않았다고 할까.

그래서 작가의 이런 시도는 참으로 박수쳐주고싶다.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들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할수 있겠다.

물론 여성작가들이 무속인, 신내림등을 기반으로 속속 작품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일본과 다른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바로 슬픔에 기반을 둔 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은 차갑고 잔인하고 무서운 자신들의 본질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힐링'으로 슬쩍 아름답게 커버하여 내놓고 있다.

물론 나는 일본의 힐링은 참으로 속보이는 처사라고 생각을 한다.

전쟁을 일으켜놓고 늘 우리 역시 피해자이다 라고 외치는 그들이 아닌가.

반대로 우리나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데에도 늘 슬프게 마무리해서 이야기를 무겁게 만든다.

슬픔이 주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독자들은 무겁고 슬픈얘기는 각오가 필요하기때문에 섣불리 손을 대기가 어렵다.

내가 이승편을 사지 않은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굿을 하고 신내림을 하면 반드시 슬픈 삶을 걷는가?

물론 많은 무속인들이 한을 품고 신내림을 받는다고 하니 틀린말은 아닐것이지만

그들이 모두 가난하고 노예처럼 슬프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우리의 얘기도 좀더 다정한 시선으로 봐줬으면 한다.

 

이러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면 아마도 작가들도 내용도 계속 변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실제로 최경아 작가의 웹툰 우렁각시도 참으로 재미있는데, 아직 끝이 나지는 않았지만 로맨스와 우렁각시 설화를 적절히 녹여내여 예쁜 그림체로 그려주고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신화에 관한 관심도 이와같은 맥락을 함께한다.

우리의 것이 일제강점기에 의해 많이 소실되었고, 친일파에의해 멱살이 쥐어져 엉뚱한곳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제 우리것을 찾고 그 소중함을 알고 그 아름다움을 기뻐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의 설화, 우리의 신화, 그리고 우리의 역사 모든것이 이 신화편을 시작으로 아름답게 살아났으면 하는 기대와 기쁨에 이 리뷰를 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 전3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화편도 재미있네요 이승편은 마음이 아파서 못읽겠어서 차마 못샀는데, 신화편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언어성 학습장애, 아스퍼거 장애 아동을 잘 키우는 방법
캐서린 스튜어트 지음, 정재석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보통의 아이들과 빗겨나가있는 소수의 아이들을 대변하고자 힘겹게 이 글을 쓴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의 대다수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무언가 다른 아이,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분명치 않은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몇달전에 학부모들이 글을 쓰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기억이 난다.

학교 준비물은 늘상 빼먹고 다니고, 숙제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이를 때린다고 한 부모였다.

나는 냉큼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이미 내가 쓰기도 전에 많은 학부모들이 댓글을 달아서 굳이 쓸 필요도 없었다.

아이가 아스퍼거 증후군인지 진단을 받아보라는 걱정스런 답글에

글을 썼던 부모가 '이미 아스퍼거라고 진단을 받은 상태'라는 답글을 달았다.

알고 있는데도 아이를 때렸다니, 아마도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거나,

이해했다 하더라도 참을 수가 없었거나 둘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을 해본다.

사실 아이를 때리는것에 반대하는 나로서는 해선 안될 행동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부모를 몰아댈 수 있는 것이 이것이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부모를 힘들게하고, 아이자신도 힘든 성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그야말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함께 해야한다.

그런 분들은 전문가를 속히 찾으셔야하고,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크게 문제되어보이지 않아서 더 힘든 비언어성 학습장애에 관한 부문이다.

비언어성 학습장애라고 하면 참으로 생소한 단어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언어성 학습은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이 상황에 해당되는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영재형 두뇌를 가진 아이들도 많다.

그래서 부모가 진단내리기에 더욱 어렵고 애매하기 쉽고 간과되기 쉽다.

이 아이들에게 문제되는 것은 학습적인 문제가 전혀 아니고,

말그대로 비 학습적인 문제들을 살펴줘야하는데,

학습과 공부에 목을 매는 우리 나라 부모들의 특성상 특별히 공부엔 문제되지 않다보니

정작 짚어줘야할 일상의 문제가 덮어지기 쉽게된다.

실제로 이런 경우에 아이가 걱정된다고 글을 쓰면서도 은근히 아이가 머리가 좋은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문제점을 걱정하면 싫어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더욱 더 아이들이 문제에서 소외되기 쉽다.

 

그러면, 학습적으로도 문제가 없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최근에 나는 지인으로부터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을 들었다.

한 사람은 남편이 아내를 아예 '엄마'라고 부른다고 했으니, 그 부인의 분노가 무언지 금세 알것같았다.

또 한사람은 한국에서는 겨우겨우 눌러참고 살던 삶이 외국에 나가서 서로 의지해야하는 상황이 오자 금방 문제가 왔던것이다.

이 두 남편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는데, 바로 '눈치가 없음' 이었다.

이 눈치가 없는 문제는 참으로 미묘한 문제라서 드러내놓고 지적하기도 어렵다보니,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눈치가 없는것도 여러가지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 눈치가 없는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타인의 얘기를 뚝끊고 전혀 상관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떠든다' 라고 생각하면 맞는다.

이런 경우 보통 서로 눈짓을하고 이런 사람과는 얘기하다가 슬슬 자리를 뜨기 마련이다.

그 사실을 본인만 깨닫지 못하고 만나면 아까못한 이야기를 계속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내 남편도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눈치가 없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기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사고의 범위가 그럴뿐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아이친구중에 악기시험을 앞두고 어려운 곡을 하는 아이(느린 아이)와 그보다 조금 쉬운곡을 하는 아이(보통 아이)가 있었다.

곡이 조금 쉬운 아이는 어려운 곡을 하는 아이에게

"너는 어려운 곡을 참 잘 하는구나, 정말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했다.

보통의 아이라면, 또한 사이가 좋은 친구이므로

"너도 잘 하니까 할 수 있을거야"라든지 "고마워"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아이의 대답은

"너는 나보다 못하니까 이곡은 못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속으로 엄청 섭섭해하고 화도 났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순간이 손에 잡히듯 눈에 펼쳐지는 것 같다.

분명히 대답한 아이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자기보다 못했으므로 그렇게 대답했고, 만일 대답한 아이를 야단친다면 그 아이는 울면서

"왜요? 내가 틀린말 한것 아니잖아요??"하고 항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아이는 여러가지 대답할 수 있는 여러가지 말들을 모두 무시했다.

내 남편은 선배형네 아이를 '못생겼다'고 해서 그 부모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

그선배는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섭섭해 하고 있고 나역시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렇듯이 이들은 '배려'따윈 없다.'솔직함'이 뭐가 나쁘냐고 주장할 뿐이다.

이들의 솔직함은 나쁘다. 본인들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게 더 나쁘다.

문제는 타인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면서도 막상 본인이 그런 상처를 받게되면 엄청나게 화를낸다.

지금도 내 남편은 자신이 '배려가 많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하는걸보면,

아마도 본인이 깨닫기는 어려운 듯하다.

불행히도 나는 이런 남편과 닮은 아이가 있다.

그래서 이런 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자,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깨닫게 된 계기를 말하고자 한다.

나는 한동안 남편과 아이의 특이성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특히나 남편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고, 나의 쌓인 분노도 상당했다.

정말 남편도 아이도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벼랑끝에 몰린 나에게 이 책은 정말로 다른 시각과 계기를 준 것이다.

물론 안다고 달라지는 점은 없다.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한 후에는 앞으로도 나는 영원히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도 컸다.

하지만, 남편은 이미 그런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아이는 내가 잘 키워나가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는 늘상 내가 대화를하고 야단도 치며 세심하게 기르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펴면, 우선 이런 상황에 해당하는지 묻는 문항들이 나온다.

그런데 내가 하나씩은 알면서도 전혀 꿰어지지 않던 구슬들이 그 문항들을 보는순간 꿰어져 목걸이가 되었다.

남편이 중학생까지 신발끈을 묶지 못했던것도, 준비물을 늘 두고 가는 것도,

남들앞에서 민망하게 자기 관심사나 지식자랑만 늘어놓는것도,

아이가 눈치없이 뜬금포 화제만 꺼내고 학교에서 왜 왕따를 당하는지도 한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이 책은 중요하다.

나처럼 한개 한개의 구슬들은 손에 잡고 있지만 그게 꿰어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뭐가 뭔지 몰라서 불안했는데, 어떤 남편이고 어떤 아이인지 아는 순간 이제 어떻게하면 될지 알게되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하지만 남편은 '아이가 남편을 닮았다'라는 말 한마디에 엄청나게 분노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반대하다못해, 나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그리고 이 책을 내다버렸다. 나는 그래서 이 책을 한 번 더 구입해야했다.

남편은 자신의 상태를 전혀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했다.불행히도 이는 시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늘 남편자랑만 일삼던 시어머니 밑에서 자기가 최고인줄 알고 큰 남편이기에,

나의 이런 분석적인 결론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며 짐승처럼 날뛰었다.

아이가 아빠닮았다는 말에 이렇게 길길이 뛰었으니, 아이도 큰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그 뒤로는 어딜 가도 '이 아이는 엄마를 닮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생긴것도 성향도 목소리도 하다못해 손가락 발가락까지도 나를 닮지 않았어도,

그렇게 안닮았다고 성질내는 남편을 굳이 닮았다고 말할 필요는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는 분명히 외모부터 아빠를 닮았고, 하도 그런말을 듣다보니 본인도 아빠를 닮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 의식속에는 '엄마를 닮으면 좋은것, 아빠를 닮으면 나쁜것'이라는 이상한 인식마저 생겨나버렸다.

남편은 자신의 위대함을 주장하기 위해 아이나 나의 고통따위는 가볍게 넘어가버렸다.

그 후에 남편은 나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그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이렇듯이 이 느린 사람들은 사고가 자기 중심적이기때문에  타인이 상처받는것에 둔감하고 타인을 배려하는것이 서툴다.

그래서 나 역시 아이 교육의 대부분이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 촛점을 둔다.

멀리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알게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래서 끈질기고도 오랜 교육을 함께 해야한다.

 

자, 여기까지 말하니 뭐 그런사람들과 살고있느냐 라는 질문을 받게된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못된 사람들도 아니고 나쁜 사람들도 아니다.

남편은 몸이 안좋은 나를 위해 가능한 어디든 차를 태워주려고 노력을 한다.

심지어 회사에 월차까지 내고 내가 힘들까봐 전전긍긍 쫓아다닌다.

내가 외출하고오면 무척 힘들어하는 것도 알기때문에 더욱더 걱정을 해준다.

다만, 그 배려의 범위마저도 무척 자기 중심적인것이 문제이긴하다.

평범한 배려와는 거리가 멀고 '본인이 하고싶은 배려'만 한다.

그래도 그것은 그의 세상에선 둘도 없는 배려이고, 모든 배려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실에 고마워한다.

그렇지만, 하고싶은 배려만 하듯이 모든일에 하고싶은 일만 하고 하고싶지 않은것은 절대하지않는 점이 문제이다.

그 이상한 고집은, 서로 부딪히기 때문에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과 크게 어긋난다.

말하자면, 아이가 그런 아이라면 같은 성향의 부모가 오히려 더 못견디게 된다.

내남편의 경우엔 집에오면 차려주는 밥만먹고나면 온전히 자기자신에게만 집중한다.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스포츠를 보고 잔다.

어느부분도 가족과 함께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일찍 들어온다해도 결코 가정적이라고 볼수 없다.

하지만 이 사실을 더 못견디는 것은 아이였고, 아이는 아빠 이야기만 나오면 울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말하자 남편은 펄펄뛰며 인정하지 않았다.

서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기때문에 이 둘만 놔두면 무척 분위기가 싸늘하다.

남편은 아이를 무척 사랑하고 아침마다 먼길도 마다하지않고 매일 학교에 태워다준다.

(이 역시 나에게 하듯이 본인이 하고싶은 배려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늘 나에게서 사랑을 받아가고 있다.

점점 건강이 저물어가고 있는 나로서는, 이 두사람의 거리를 잡아주며 견디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렇듯이,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참으로 공들여서 해야하는 작업이기도하다.

 

할 말은 무척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서 여기서 싹뚝자르기로 하고,

이런 아이를 둔 사람에게 말하자면

1. '학습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다른 문제들을 무시하지 말것'과

반대로 '학습이 잘되므로 학습만 신경쓰는것'은 피하라고 강조하는 바이다.

2. 타인을 배려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의 폭을 넓혀줄 것

을 권해주고 싶다.

이 느린 아이들은 학습적으로 문제가 없다.

내 아이도 장학금도 받고 학교에서는 정말 좋은 평가를 받는 우수한 학생이기도 하다.

성실하게 음악도 하고 있고, 친구들 사이에선 유머감도 좋아서 카톡이 불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정말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이 특이성이 눈에 들어오므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에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아이는 어려서 날마다 나를 울게했다.

뭐하나 쉬운게 없었고, 뭐하나 저절로 크는게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바라보니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이러한 책들의 도움으로 생각을 바꾸고 아이를 보니

세상에 이렇게 예쁘고 재미있는 친구가 없었다.

아이는 늘 생각지도 못한 말로 나를 웃겼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줬다.

이렇게 재미있고 이렇게 유쾌한 친구가 없을 정도로 아이와 나는 늘 웃고 지낸다.

서로 웃기는 사진 보여주며 깔깔거리고 웃고, 서로 재미있게 읽은 책을 추천해준다.

같이 닥터후를 보면서 고흐편을보고 눈물짓기도하고, 셜록을 보면서 덕질을 하기도한다.

어쩌면 나는 이렇게 좋은 아이를 알지못한채 울면서 키울수도 있었겠구나 생각을 한다.

아이는 좋은 연주가가 안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크게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나는 무대위에서 연주하는 볼이 빨간 우리 아이가 사랑스럽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나는 이아이가 태어날때 건강하기만을 빌었다.

나는 소원을 이루고도 거기에 덧붙여 공부도 열심히하고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까지 함께하는 트리플 호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 내 아이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봐주면, 누구라도 나처럼 트리플 호강을 할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2-01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못드는밤 2016-02-03 15:15   좋아요 1 | URL
이건 질병도 아니다보니 고친다는 말은 정확한 말은 아닐것 같고요,
성향을 이해하고 함께 맞춰서 살아간다는게 맞는 말일 것 같아요~^^
이 책에서도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해주기는 했는데 제 아이와 제 아이 친구를 기준으로 보자면 역시나 아이마다 집마다 방법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마다 이런것도 심하고 약하고가 있고, 또 성향이 다 달라서요
우리 아이의 경우 음악적인 감수성이 예민해서 좀더 복합적이고 어려웠어요.
아이친구는 상위 0.1%안에드는 영재이다보니 치료사의 의중을 미리알고있어서 절대 교육이 되지 않더군요. 치료후에 나와서 ˝나를 가르치려고 들잖아요!˝하고 울더랍니다.
이렇게 다르다보니 저는 책 뒤의 해결부분은 거의 안보고 철저히 제 아이에게 집중해서 해결해온 것 같아요
다행히 남편이 같은 성향이니까 남편과 먼저 상의를 한 후에 도움이 될 방법으로 아이의 교육방식을 결정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게 잘 맞아온 듯 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이해하는 순간 그냥 모든것이 해결된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뒷부분의 해결부분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에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09-2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리뷰를 보고 눈물흘린적은 처음입니다. 이런 횡재를 하다니요...이런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범하게 사는걸 포기해야한다는게 이렇게 고통스러울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을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20-03-26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boraya 2023-02-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때문에 속상해서 책 찾으러 들어갔다가 리뷰를 읽게 되었어요.. 윗 분처럼 저도 리뷰 읽고 눈물 흘리기는 처음입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20826 2023-10-2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글 감사합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