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본문을 쓰기 어려울 때는. 각주라도 달라는 말을 듣곤 했다. 읽곤 했다고 해야 하나. 가끔 두 가지 아주 다른 감각이. 되짚어보면 확실치 않게 엉켜있음을 알게 될 때가.
다시 _시녀이야기_를 읽고. _증언들_을 읽고. 생각을 몇 번을 쓰다 지우다 하다. 각주를 먼저 달아보기로. 디스토피아의 재방문이라는 점에서. 무심코 떠올랐던.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_멋진 신세계_의 각주집. 혹은 작품을 통한 사회비평. _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_.
두 작품 사이에는 27년의 세월이. 왜 굳이. 작가의 말을 빌면 생각보다 빨리. 디스토피아가 현실화되고 있어서 였던 걸로 기억하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경우에도 그렇지 않았었을까. 짐작해보는 레이건 시대와. 트럼프 시대의. 압박. 34년만의. 신작은.
예전에 범우사판 통합본으로 읽었었고. 2015년에 안정효 선생의 번역으로 분책되어 나왔다는 소식만. 생각난김에 찾아 읽어볼까 싶은. 가물가물하니.
최근 몇 년간. 여성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그래도 몇 권은 읽었던 듯. 가장 찔렸던 소설은 단연 유교-가부장 근본주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_감겨진 눈 아래에_의 표제작. 전혜진 작가의 _감겨진 눈 아래에_. 어딘가의 디스토피아로. 밀어놓을 수 없는. 지금 여기 현실과의 접점이.
먼저 신문에서 접하고 이번에 단편집 _얼마나 닮았는가_에 포함된 김보영 작가의 _빨간 두건 아가씨_도. 그리고 _야자나무 도적_에서의 _늑대여자_ 단편도. 어렵지 않게 제목까지 생각나는 작품들. 얼굴이 달아오르도록.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있었던 단편들.
거꾸로. 여성들만의 세계를 긍정적으로 그린 작품도. 나름 힐링물이라 해야 할 듯한. 코믹스. _우먼월드_를 얼마전에야. 우리나라 SF의 선구자. 문윤성 작가의 제목도 도발적인 _완전사회_는 계속 미뤄두고만 있었는 데. 이번에 단편집 _월드컵 특공작전_ 출간을 핑게로. 도전할 생각.
하고. 막연히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의 고전으로만 알고 있었던 샬럿 퍼킨스 길먼의 _여자만의 나라_가. 3부작의 중간권인걸 이번에 우연히. 궁리에서 첫 권인 _내가 깨어났을 때_와 _여자만의 나라_ 원제인 _허랜드_를 다시 펴냈고. 3번째 작품도 준비중인 모양. 일단 이북으로.
그러면. 다시. 이제는 페미니스트 고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세 권이 생각나는. 게르트 브란튼베르그의 _이갈리아의 딸들_. 어슐러 르 귄의 _어둠의 왼손_. 그리고 빙빙돌아. 처음으로. _시녀이야기_. 모두 개정판이나 새 판본이 비교적 최근에. 일단 각주는. 본문으로 갈지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