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두 커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지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주를 이루던 한국 커피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거의 일방적으로 공급 받아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천편일률적 맛을 지닌 인스턴트 커피를 넘어 원두 커피 본래의 맛과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본다면 아마도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해서 지금까지 최근 10년 동안 급속하게 성장한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의 확산이 아닐까 싶다. 이들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들의 특징은 단지 새로운 커피 맛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커피 전문점이란 공간 자체를 경험하고 소비하게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즉 이들은 커피를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에스프레소 브랜드들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인스턴트 커피 시장 규모가 작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커피가 현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인스턴트 커피 조차도 새롭게 조명되거나 심지어는 아라비카 운운하는 인스턴트 커피 제품까지 나올 정도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그들의 아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아라비카종 원두를 사용해서 커피의 고급화를 이끈 에스프레소 커피 시장과 기존의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틈새에서 고군분투해왔던 로스터리 카페가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데 거품의 우려까지 느껴질 정도로 이들의 공략은 사뭇 공격적이다. 왜 로스터리 카페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일까? 우리는 이 대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스터리 카페란 직접 생두를 볶아 커피콩과 커피를 판매하는 곳을 말하는데 원산지별 다양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주로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이러한 이유로 로스터리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선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동안 커피는 무조건 간편하고 빠르게! 란 일관된 컨셉으로 인스턴트 또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소비해왔던 손님들에겐 여간 생소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느림의 미학이 오늘 날 로스터리 카페를 재발굴 하게 하는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유가 비주얼화된 공간이라고 할까? 이제 소비자들은 다양한 커피맛을 원하게 되었고 그 커피의 원산지는 어디이며 언제 누가 볶았냐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커피가 음식이라는 기본적인 상식에서 보자면 지극히 당연한 의문이다.

이것이 최근의 웰빙 또는 로하스라 불리우는 트렌드와 맞물리고 블로그라는 1인 미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로스터리 카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러한 로스터리 카페들이 블로그에서 다뤄진다는 의미는 로스터리 카페란 공간 자체가 이른바 컨텐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물론 그렇다고 로스터리 카페가 한국 커피 시장을 선도하는 주류로 떠오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로스터리 카페의 근원적인 속성 즉, 느리다는 것 말고도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로스터리 카페의 주인장이라 할 수 있는 커피 로스터들이 갖고 있는 커피 철학이 천차 만별이기 때문이다. 즉 로스터들은 저마다 자신의 개성을 커피에 담아 내고 싶어 하는데 이 점은 로스터리 카페의 장점인 동시에 프랜차이즈를 통한 공격적 확충이 불가능한 비즈니스적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케터들의 시각일 뿐, 오늘도 로스터기 앞에서 뭔가 새로운 생두를 찾아 볶아 내고 싶다는 열망을 불태우는 로스터들에겐 안중에도 없는 그러니까 아웃오브안중!인 사항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러한 로스터들 덕분에 한국의 커피 문화가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꼭 커피 문화 창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 회복 차원에서라도 로스터리 카페는 더욱 더 많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커피의 세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한마디.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그곳에 어쩌면 미래가 있을 지도 로른다. 경쟁력이란 결국 남다른 것을 하고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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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人 신춘기획_1
바리스타 김상일 인터뷰_바리스타는 무엇으로 사는가
 

바리스타(이탈리아어: barista)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중심으로 하는 높은 수준의 커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커피의 종류와 에스프레소, 품질, 종류, 로스트 정도, 장비의 관리, 라떼 아트 등의 커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숙련된 커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이탈리아어로 bar는 cafe를 뜻한다. (위키피디아 한글판 발췌)

그렇다. 위키피디아는 바리스타를 이와같이 정의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라떼아트를 하는 사람이 바리스타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커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한 잔의 커피를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사람이 진정한 바리스타인 것이다. 바리스타가 주인공인 TV 드라마가 인기를 끈 이후 커피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에 대한 직업적인 관심이 부쩍 증가하여 많은 사람들이 커피에 도전을 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 문화를 위해서는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러한 커피 바리스타 붐이 진정한 커피 문화의 초석으로 연결될지는 아직 확증이 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동안 바리스타의 화려한 외양만을 보고 그 본질은 외면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한 명의 바리스타를 만날 것이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 이 땅에서 바리스타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 인터뷰가 앞으로 바리스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나 커피전문점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왜 바리스타가 되었나?
옷! 처음부터 세게 나온다. (잠시 생각하다가)난 나만의 카페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돈이 없지 않은가. 그래서 처음엔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닥치고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이가 점점 들고 있었다. 게다가 돈도 못 모았다. 이러다간 카페를 창업하긴 커녕 커피에 대해서 공부도 못할 거 같은 위기감이 들어 바로 커피샵으로 뛰어들었다. 지금 당장은 커피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결국 커피를 배우려고 바리스타가 되었단 말인데 그래서 많이 배웠나?
전혀! (웃음) 커피란 것은 일하는 과정에서 절대 배울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을 뿐이다. 커피 전문점의 매뉴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커피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커피를 배우려면 별도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하루 10시간 이상을 서서 일하는 바리스타란 직업 특성상 웬만한 독종 아니면 그리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렇다면 커피 전문가로 알려져있는 대부분의 바리스타란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되는건가? 당신만 특별히 게을러서 공부할 시간이나 기회를 못 가진게 아닌가? 게다가 향후 카페를 창업하고자 한다면 커피 말고도 다른 필요한 것들이 있을텐데 적어도 점포 관리나 손님 접대 등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음..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내가 경험한 커피 전문점의 경우엔 일을 열심히 하면 할 수록 바리스타란 전문직으로서 자긍심이 높아지기 보다는 몸값 비싼 식당 종업원 대우를 받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커피전문가가 되어있지도 않았다. 물론 커피 메뉴 만드는 것은 도가 트지만 도대체 내가 뽑는 에스프레소는 어떻게 블렌딩되어있는지 조차 모르고 세월을 보내야 한다. 이런건 매장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지 않나. 적어도 내 입장에선 이런건 매장 매니저일 수는 있겠으나 커피 바리스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 예를들어 아까 말한 에스프레소 블렌딩의 궁금증 같은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진짜 커피 공부를 하려면 뭔가 커피 교육 전문기관을 찾아가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현재 한국 커피 전문점 근무 여건 구조상 이런게 쉽지 않다는 거다. 당신이 한번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학원 가서 공부해보라. 그게 어디 쉽나? 이게 어디 대기업 직원들이 칼퇴근해서 카페라테 한잔 들고 듣는 영어 학원 다니는 것과 같냐 이말이다.

알았다. 흥분하지 마라. 그러니까 현재 커피 전문점의 시스템이 바리스타 입장에선 그다지 발전적 구조가 아니란 말로 이해하겠다. 그리고 대부분의 커피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 커피를 배운다는 것은 어렵다란 말로 정리하겠다. 다시말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바리스타의 이면엔 이렇게 구조적으로 힘든 삶이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를 계속하는 이유는 뭔가?
참나..당신 <88만원 세대>란 책 읽어봤나?  지금 이 나이에 다른 직업을 선택해서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그렇기때문에 계속 바리스타를 고집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야 아직도 커피에 대한 꿈이 있고 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어렵고 힘든 현실을 견뎌낼 수 있는 거다.

그럼 단순히 커피에 대한 꿈 하나로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건가?
물론 아니지. 중언부언이 될지 모르겠지만 커피가 뭔지도 모른 채 나중에 멋진 카페 하나 차리고 싶다는 막연한 꿈 하나로 바리스타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하루 10시간 이상씩을 일하다보니 따로 커피 배우러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집에 가면 하루에 4~5시간씩 잠 안자고 커피에 대한 책이나 인터넷 정보를 뒤지면서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 말하자면 독학을 한거지. 이렇게 한 1년을 커피 폐인으로 지내다 보니 그제서야 커피에 대해서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앞으로 커피를 어떻게 어디서 그리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가 마음속으로부터 구체화된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 다니던 커피샵을 그만두고 커피아카데미들을 찾아다녔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의 모든 커피 관련 교육 기관들의 수강료가 만만치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나름대로 하나 하나씩 다 방문 면담을 하면서 신중하게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아카데미가 우수하냐가 아니라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당신에게 필요한 뭔가가 무엇이었나?
내가 공부한바로는 바리스타란 커피 전문가다. 커피 메뉴를 매뉴얼대로 만들어 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런데 바리스타 전문 학원들을 알아보니 요즘은 그렇지 않겠지만 당시엔 라떼아트로 편중된 곳이 많았다. 하지만 내게 필요한 것은 그런게 아니라 뭔가 더 본질적인 것이었다. 예를들면 커피 로스팅이나 블렌딩 같은 거 말이다. 즉 나에게 생소한 분야를 파고 들고 싶었다. 내가 로스터가 되고 싶거나 되어야 겠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내가 이것을 공부해야 진정한 바리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만의 어떤 확신 같은게 많았던 거 같다.

그럼 로스팅을 배우고 다시 바리스타 현업으로 돌아왔더니 예전과는 뭐가 달라졌나? 혹시 로스터가 되고 싶어지지 않았나?
난 커피 로스팅과 핸드드립 추출을 배웠는데 우선은 인터넷이나 책만으로는 해소가 안되는 커피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당시엔 왜 내가 이런 교육을 진작 받지 않았을까란 후회가 막 밀려왔었다. 어쨌든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현업으로 다시 돌아올 때의 느낌은 뭐랄까 좀 과장하면 규화보전을 손에 넣은 동방불패가 된 듯한 뭐 그런 거였다.(혼자 웃음)
하지만 로스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로스터는 바리스타와는 또 다른 커피 전문 영역이다. 커피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긴 하지만 아쉽게도 재능이 없이는 절대 도달 불가능한 영역인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멋진 바리스타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도달이 가능하지만 뛰어난 로스터는 노력만으론 절대 안되는 것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교육을 마치자 예전에 자주 느꼈던 위기의식에서 좀 해방되어 심적인 여유가 생겼다. 여유가 생기다 보니 매장에서 손님을 자꾸 살피게 된다. 누가 나에게 커피에 대해서 질문을 하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웃음) 농담이 아니라 바로 이런 태도가 손님의 대한 진심어린 서비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매뉴얼화된 서비스가 아니라 진짜 감성적인 친절 말이다.

음, 매트릭스의 네오가 그 분이 되어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거군. 멋진 말이다. 감성적인 울림이 있는 서비스를 받으면 누구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샵이 있다면 누가 마다하랴. 그러니까 커피에 대한 지식을 써먹는다기보다는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당신을 받치고 있다란 말로 들린다. 자, 그렇다면 한국에서 바리스타란 직업의 위상과 미래 가치는 어떻다고 보는가?
앞서도 말했지만 내가 바리스타란 직업을 택한 이유는 커피를 공부하고 싶어서였고 커피를 공부하고자 했던 이유는 나만의 멋진 카페를 오픈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바리스타가 되면 오히려 커피에 대한 진짜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바리스타 자격증이란 것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의미없다. 자격증을 소지했다고 해서 그 위상이 스스로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취업이 잘되는 것은 더더욱 아닌거 같다. 물론 커피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는 될 수 있겠지. 바리스타의 위상과 미래가치는 철저하게 그 사회의 커피 소비 문화가 어떤식으로 펼쳐지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말하자면 바리스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말씀.

잘 알았다. 너무 달려온 느낌이다. 화제를 잠시 바꾸자. 평소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저건 아닌데. 아이구 이걸 참아야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들때가 많을 거 같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손님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 없나?
그러니까 매뉴얼대로만 사고하고 서비스하면 그런 일이 생기는 거다. 바리스타와 손님사이에 커피가 존재해야 한다. 그것도 감성적으로 말이다. 그러면 손님들이 매장 바리스타의 팬이 되버린다. 팬이 되면 컴플레인이 아니라 편을 들어준다. 아, 바쁘면 좀 늦을 수 도 있지. 하고 양해를 해주는 거다. 그러면 또 바리스타는 나중에 리필을 한잔이라도 신경써주는거지. 이런게 교감이다. 하지만 모든 손님이 이런 건 아니다. 일단 저희 매장에 처음 오시는 손님들께 한말씀 드리자면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커피를 즐기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시고 에스프레소 메뉴의 속도를 기대하시면 저희로서도 어찌 해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법칙까지 바꾸면서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불만을 표출하는 손님을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만을 말씀해주시고 다음 번에 다시 방문을 해주시는 게 좋다. 분명 표정은 불만이 있는거 같은데 아무말 없이 가시는 손님들은 백발백중 다시 안오시거든. 손님들이여 불만을 토로하라! 



나중에 커피샵을 직접 차리게 되면 엄청 잘 하실 거 같다. 나름대로 터득한 커피샵 성공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그야 물론 닥치고 친절하라. 이거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매뉴얼화된 친절이 아니라 감동이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 무조건적인 리필이 아니라 방금 이 손님이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를 고려한 리필 커피 메뉴 선정 같은 거 말이다. 리필 커피는 손님이 매장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마시는 커피다. 즉 손님은 리필 커피의 마지막 한모금을 이 매장의 느낌으로 가지고 간다는 것인데 이보다 더 중요한 커피가 있으랴. 이런 걸 신경쓰는 것이 진정한 커피샵의 친절이다.

당신이 일하는 커피샵은 정녕 이렇게 서비스를 하고 있단 말인가?
당근이다.

잘 알겠다. 손님들 얘기는 했으니 이젠 커피샵을 운영하시면서 바리스타들을 고용하는 사장님들을 위해서 한말씀 해달라. 왜냐하면 돈은 결국 바리스타가 벌어다 주는 거 아닌가? 뭔가 바리스타와 점주와는 팽팽한 신경전이 있을 거 같은데 뭐 할말 없나?
(할말이 엄청 많지만 해탈의 표정으로 관리한 후)다른 말은 필요없고 이 세상 모든 커피샵 점주님들이여 제1의 손님은 바로 직원임을 잊지 말아달라.(여기서 제1은 첫번째란 의미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가 같이 쓰였다고 덧붙였음)

끝으로 후배 바리스타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어떤 것인지 말해달라.
음..당연히 노력이 우선이고 그 다음은 인내심, 마지막으로 배려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자신을 위한 노력이다. 내가 커피 교육을 받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들이 바로 동료 또는 후배 바리스타들이었다. 쟤네들도 나랑 같이 커피를 배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내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인내심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보다 성숙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손님들에 대한 배려는 물론 동료 그리고 고용주에 대한 배려는 자신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이러한 세가지 덕목은 바리스타뿐만 아니라 세상에 나가 무엇을 하던지 필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누구 말처럼 건투를 빈다!

진행 및 사진 : 소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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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턴트 커피도 원두 커피

우리는 흔히 원두 커피란 말을 사용함으로써 인스턴트 커피와 구분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인스턴트 커피도 커피 원두로 만들기때문에 엄밀하게 따지자면 원두 커피의 일종이다. 따라서 인스턴트 커피와 구분되는 '원두커피'의 올바른 대치어는 '레귤러 커피(regular coffee)'다. 그런데 한국에서 레귤러 커피란 말은 커피 컵의 사이즈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한국은 커피의 질 보다는 양에 집착을 해왔다는 반증일까? 여하튼 오늘도 원두커피 즉, 레귤러 커피에 대해서 알아보자.

로스터리 카페는 또 뭐지?

커피 나무의 열매에 들어있는 씨(이를 '파치먼트'라 부른다.)를 건조하면 생두(生豆)가 된다. 보통 생두를 그린빈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갓 수확한 생두는 녹색빛을 띠기 때문이다. 이 생두를 볶은 것이 바로 커피 원두(原豆)다. 따라서 커피는 결국 씨앗(콩)을 먹는 것이다. 다만 볶지 않고서는 커피를 먹을 수 없다. 볶는 과정을 로스팅(roasting) 또는 배전(焙煎)이라 하는데 배전이란 단어가 일본식 한자 표현이라 최근엔 배전이란 말대신 그냥 '볶음'이란 말을 쓰기도 한다. 최근 증가 일로에 있는 로스터리(roastery) 카페란 바로 커피 콩을 직접 볶아 판매도 하고 잔으로도 마실 수 있는 곳을 말한다. 대개 이런 커피집들은 '콩볶는집' 또는 '자가배전(自家焙煎)'이라고 입구에 써있는 경우가 많다.

커피는 매우 민감한 식품이라 공기 중의 산소에 노출되면 산화가 일어나는데 이것을 산폐라고 한다. 특히 홀빈(분쇄하지 않는 원두 알갱이 상태)과 달리 분쇄 커피는 산소에 닿는 표면적의 증가로 산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그래서 커피 회사들은 저마다 이 산폐를 늦춰 신선한 상태의 커피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다. 하지만 아무리 최첨단의 포장법이 나온다 하더라도 로스터리 카페에서 갓볶은 커피의 신선도를 따라 잡지는 못한다.

단종 커피와 블렌드 커피

단종 커피란 품절된 커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 원산지 한군데의 생두를 볶아 만는 커피를 뜻한다. 가령 이디오피아 이가체프나 콜롬비아 수프리모 등 의 커피 메뉴는 단종 커피에 속한다. 이러한 단종커피를 스트레이트(straight) 커피라고도 한다. 블렌드(blend) 커피의 경우는 한글 표기법마저 혼용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자주 혼란을 겪는다. 블렌드 커피는 여러 산지의 커피를 섞은(blending) 커피를 말하는데 반드시 표기는 블렌드나 블렌딩이라하고 커피 회사를 대표하는 개념인 브랜드(brand)와는 엄연히 다르기에  구분하여야 한다. 보통 카페에서 메뉴를 보면 브랜드커피라고 써있는 경우가 많은데 도대체 어떤 브랜드(일리,라바짜,스타벅스 등..)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블렌드를 뜻하는 것인지 의미도 모호하고 파는 사람 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블렌드 커피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커피를 블렌딩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함이다. 위스키를 블렌딩하고 와인을 블렌딩하는 것처럼 커피는 각 산지별 서로 다른 맛과 향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그것을 서로 보완하는 목적인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측면에서 볼 때 커피 블렌딩은 경제적인 목적에서 추구되는 경우가 많다. 커피 산지는 매우 다양하며 생산량도 제각각이라 커피 회사의 입장에서는 종류별로 값을 다르게 치루고 생두를 구입하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블렌딩 배합을 통해 재고량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블렌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커피 달인이라면 어떻게 하면 보다 경제적으로 재고량을 조절할 수 있을까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최고의 블렌드커피를 개발하는 데 더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물론 두가지 다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어쨌든 블렌드 커피는 만드는 사람이 추구하는 커피 철학이 잘 담기도록 적절한 맛과 향의 배합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당연히 고도의 커피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생두별 특징을 정확히 파악해야 블렌딩 함량을 비롯하여 서로 배합해서는 안될 생두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리에서는 커피 로스터와 별도로 블렌딩만 전문으로 하는 커피 블렌더가 따로 있을 정도다. 단종커피에 부족한 뭔가를 채우기 위해서 블렌딩을 하는 것인데 오히려 잘못된 블렌딩은 단종커피보다 맛과 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래서 원두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브렌드 커피보다는 단종커피부터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원두커피는 자기 자신과 가장 잘어울리는 단종커피를 찾아 맛과 향을 만끽한 후 블렌딩 커피로 눈을 돌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단종이든 블렌딩이든 그 커피가 표현하는 맛과 향의 차이를 되새기며 마실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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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카페인이 건강에 좋다 또는 나쁘다란 뉴스는 심심할때마다 한번씩 출몰하는 아이템이다. 아마도 내보낼 기사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해둔 카테고리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번에도 역시 터졌다. 그것도 영국발 외신을 인용해서 말이다.

::기사 참조 클릭::
커피 많이 마시면 환각증세 위험<英 연구진> 

아마도 저 뉴스는 어제와 오늘에 이어서 아무런 의심이나 검증없이 전 매체를 타고 퍼졌을 것이다. 커피 애호가의 입장에서 저 기사가 얼마나 무의미한 기사인지 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어떤 연구원들이 어떻게 실험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가장 초보적인 자료 그러니까 과연 어떤 원두 커피로 실험을 했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이 황당하다. 원두 커피라 불리울 수 있는 커피 스팩트럼이 얼마나 광범위한가! 뿐만아니라 실험에 사용한 인스턴트 커피의 정체도 함께 밝혔어야 했다. 아라비카종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인지 아니면 로부스타종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인지 말이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스턴트 커피의 대부분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로부스타종으로 만든 제품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로부스타종은 아라바카종보다 카페인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로부스타종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당연 높다.

하지만 다 좋다 이거다. 커피 많이 마시면 환각 증세 위험있어요! 란 경고가 저 기사의 핵심이라 보여지는데 그렇다면 뉴스대로 커피를 하루 한잔 마시는 사람에게 환각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도대체 얼마 정도인지 그 기준이 생략된 것은 황당하다. 예를들어 하루에 커피를 한잔 마시는 사람이 환영이나 환청 증세에 나타날 확률이 0.1%라 치면 커피를 하루 3잔 마시는 사람람도 0.3%에 그치고 만다. 그러니까 기준없이 무조건 확률 3배를 강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무지 많은 문장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좋다 이거다. 커피 유래설은 이슬람 문명권과 기독교 문명권에 따라 버젼이 다양한 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전설 중 하나는 예멘에서 오마르란 승려가 커피 열매를 약으로 사용했다는 버젼이다. 그러니까 커피는 비약(秘藥)이었던 것이다. 약이 무엇인가? 약은 하나를 희생하되 대신 다른 하나를 주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커피안에 들어있는 카페인. 아직까지 카페인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완벽한 연구 발표는 없지만 커피가 인간에게 병을 준다면 틀림없이 약도 되줄 것이다. 커피를 맛있게 마시고 행복해 한다면 환각이나 환청에 시달릴 일이 없으리라 생각된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환청이나 환영같은 환각 작용이 있었던 그 커피 나도 좀 마셔보고 싶다. ^^;) 여러분! 앞으로 이러한 뉴스들에 부하뇌동 하지 마시고 맛있는 커피 많이 많이 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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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김치 2009-01-16 14:4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커피는 한 잔만 마셔도... 커피뿐일까? 배가 고파서 차를 마시는 사람은 없다. 티벳 사람들 빼고.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차를 마시는 이유는, 따끈한 잔을 붙들고 거기 무슨 심오한 진리라도 들어있는 양 내려다보는 이유는, 향을 맡기 위해서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곧 이어 세상 시름 다 내려놓듯 한숨을 내쉬는 이유는, 그때 거기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한 잔 차를 내려다보며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 이유는, 이유야말로... 커피에 환각작용이 있기 때문 아닐까? ㅋㅋㅋ

꼬마요정 2009-01-17 14:03   좋아요 0 | URL
커피 마시면 환각, 환청이 들린다니.. 거의 10년 째 원두커피 및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에 다섯 잔 혹은 넘게 마시는 나는 정신병원 가야겠네요..ㅋㅋ 아직 환각 본 적 없고, 환청 들린 적 없음 ㅋㅋ
 

커피는 종자가 다양하지만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구분된다. (간혹 리베리카종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생산량이 적어 큰 의미가 없으므로 통과! 오히려 전세계 커피 생산량 1위 국가인 브라질 커피를 별도로 나누기는 한다.) 최근엔 고급 원두 커피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누구나 아라비카종 커피를 얘기하곤 한다. 심지어 아라비카종 커피로 만든 인스턴트커피 제품까지 나왔으니 바야흐로 아라비카 전성시대.

그런데, 아라비카종 커피도 사실 다양한 종류로 나눠진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아라비카의 원조격인 타이피카종이 있으며 버본종을 비롯하여 카투라, 몬도노보, 카투아이, 켄트, 카티모르 등이 대표적인 아라비카종 커피다. 보다 우량 품종의 커피를 수확하고 싶은 인간의 연구에 의한 교배종도 있으며 자연의 돌연변이가 만들어낸 품종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커피는 다양한 모습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뭔가 새로운 커피를 계속 찾아헤맨다.

색다른 커피 들 중에서 단연 화제는 커피루왁일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커피 나무의 열매속에 들어있는 씨를 볶은 것이다. 그러니까 우린 씨앗을 먹는거다. 그런데 혹시 커피 열매를 보신 적 있는가?  커피 열매는 아래의 사진 처럼 빨갛다. 그래서 커피 열매를 보통 커피 체리라고 부른다.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 말하자면 잘 익은 빨간 열매인 것인데 커피 열매도 열매인지라 과육은 달다. 당연히 열매 우림 속에서 자생하던 커피 열매 또는 경작하는 커피 나무의 빨간 열매는 당연히 동물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자 이쯤되면 눈치 채시겠는가? 

루왁은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사향고양이를 말하는데 우리가 오늘 얘기할 커피루왁은 바로 이 사향고양이와 엄청난 관련이 있다. 그러니까 사향 고양이가 어슬렁 거리다가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를 발견한다. 그리고 커피 열매를 따먹는다. 그런데 과육은 소화가 되지만 그 씨앗(그러니까 커피콩)은 배설물과 함께 그대로 배출된다. 아마 인도네시아의 옛날 사람들은 자신들의 커피를 따먹는 사향고양이를 내쫓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 누군가 어느 날 사향고양이의 똥을 밟았을테지. 많은 사람들이 밟았을 텐데 그 중 어떤 사람은 똥 속의 커피콩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까운 커피 열매가 이 속에 쳐박혀 있구나 하면서 그 똥을 집에 가져갔을 것이다. 더럽다고 놀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이 사람은 집에서 말라붙은 고양이 똥 속의 커피콩을 깨끗하게 씻은 후 볶아 먹는다. 순전히 아까운 마음에 여전히 가족들의 눈총을 받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사향고양이 특유의 향과 소화액 등에 버무려진 커피콩이다보니 커피 본래가 갖고 있던 맛과 향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뭔가 매력적인 맛으로 변해 있는게 아니겠는가. 두둥! 이것이 커피루왁이 유명해지게된 계기에 대한 나만의 상상이다.

어쨌든 커피루왁은 분명 사향고양이 똥속에 들어있던 커피콩을 볶아 만든 커피임엔 틀림없다. 여기까진 좋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적, 토양적 환경에 따라 같은 커피라도 다른 방식으로 또는 각종 첨가물을 넣어 마시는 풍습은 여전히 존재하니까 말이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전부 따먹고 매일 커피 농장의 창고안에다 똥을 싸지르는 것이 아니기에 사향고양이 똥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즉, 생산량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 루왁커피는 아주 아주 비싸게 팔릴 수 밖에. 그래도 여기까진 오케이. 더더욱 문제는 돈에 대한 욕심이다. 사람들은 야생의 사향고양이를 잡아서 사육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강제로 커피열매를 먹이고 그 똥을 수거하는 대량 생산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난 이렇게 생산된 루왁커피는 고양이에게도 미안하고 사람들에게도 미안할 따름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자연산 생선이 아니라 양식 생선에 비교하기도 하지만서도..

국내에 수입된 커피루왁이 자연산인지 양식인지는 난 모른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는 커피루왁이 진짜 야생똥이냐 사육똥이냐를 따져보는 시간은 아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

커피루왁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두 편의 영화가 있다. <카모메 식당>이란 영화와 <버킷리스트>란 영화가 그것이다. <카모메 식당>은 일본 여성이 핀란드에 가서 일본식 주먹밥집을 열면서 겪게 되는 아기자기한 따뜻한 영화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커피를 핸드드립하기 전 "커피루왁!"이라는 주문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드리퍼에 올려진 커피 가운데를 꼭 눌러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럼 커피가 더욱 맛있어 진다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선 커피루왁이 워낙 맛있기때문에 커피루왁의 기를 받으려고 주문을 외우는 것 쯤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인데 나는 그 주문의 효력보다는 그 손가락에 있다고 본다. 무슨 말이냐면 드리퍼안에 담긴 커피에 침투하는 물량을 그 손가락 구멍이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이란 것이다.(왜 이렇게 설명하기가 어렵냐..캬캬) 그렇기 때문에 커피는 더욱 맛있어질 수 밖에. 

<버킷 리스트>에서도 커피루왁이 나온다. 버킷 리스트의 '버킷'은 그러니까 우리가 '빠께스'라 부르는 그 것이다.(대치어 양동이, 그런데 고무 다라이로 만든 빠께쓰는 뭐지? 다라이는 또 뭐야?) 목 매달고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빠께스를 밟고 올라갔다가 빠케스를 차버리는 데서 연유한 말이다. 그러니까 죽기전에 꼭 해야할 목록이란 의미에서 '버킷 리스트'란 제목이 나왔다.

어쨌든 커피라면 반드시 커피루왁만을 그것도 사이폰 방식으로 내려 먹는 잭니콜슨! 문제는 잭니콜슨이 커피루왁의 정체를 까맣게 모르고 마셨던 것이었다. 아마도 온갖 사치와 고가품 그리고 명품으로 치장한 삶을 사는 극중 잭니콜슨의 캐릭터로 봐서 루왁커피를 갖다 붙인 것이지만 뭔가 고가품을 소비하는 형태를 살짝 비꼰 의미도 있다고 본다.(누가? 그 시나리오 작가가. 아마 이 시나리오 작가는 성공하기 전에 싸구려 커피만을 마시면서 밤새웠을 것이 분명하다.)

자 우리는 이 두가지 영화를 통해 커피의 진실에 대해서 또 하나 알게된다. 해골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각성한 원효 대사처럼 중요한 것은 고양이 똥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있겠고 값비싼 커피가 아니라도 정성을 들여서 추출한다면 맛난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간과해서 안될 진짜 숨겨진 정보는 아무리 값비싼 진짜 자연산 루왁커피라 할 지라도 볶은 지 오래되면 말짱 도루묵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누군가로부터 루왁커피를 선물받았다면 생두냐고 물어봐라. 볶은 콩이라면 그리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자 오늘은 여기까지.

사족:
01. 참고로 지역에 따라선 사향고양이가 원숭이가 되기도 하고 다람쥐가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커피 열매를 탐내는 동물은 인간말고도 다양하다.
02. <카모메식당>대사처럼 커피는 누군가 날 위해 내려준 커피가 가장 맛있는 것일지도. 역시 커피 맛에는 정성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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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2009-01-13 22: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브라운 케피메이커를 쓰는데 분쇄는 어떤 것으로 사야하나요.
커피도 향이 약간있으면서 구수한 게 좋은데 추천해주셔요.
루왁을 한번 마셔보았는데 향이 정말 오래가는게 정말 좋았느네 너무 비싸서 ...

로그 2009-01-14 14:50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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