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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로 턴! - 저성장 시대를 건너는 법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우현 옮김 / 이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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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가 이번에는 로컬을 주제로 다뤘다. 왜 일본의 청년이 지방으로 이주하고 있는지 우리와는 다른 지점이 있었지만 경제성장을 목표로 두는 한 지방소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진단은 마땅히 참고할 만하다.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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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진다 - 전후 70년, 현대 일본을 말하다
우치다 타츠루.시라이 사토시 지음, 정선태 옮김 / 우주소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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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는 벚꽃을 일컫지만, 전후 일본이 누렸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속어로 쓰일 때는 겉만 번지르한 ‘가짜’, ‘사기꾼’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이 책의 저자는 평화와 번영의 이면에 감춰진 패전의 부인과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헌 야심을 밝혀내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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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타임 - 내 인생의 점심시간
이성표 지음 / 컬처그라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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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런치의 여왕>을 보면 주인공(다케우치 유코)이 런치, 그러니까 점심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과 태도를 갖고 있는 여성인지 잘 알 수 있다. 벌써 5-6년은 족히 된 거 같은데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진 개인적으로 점심에 대해서 강력한 자기 기준 같은 건 없었던 거 같다. 그냥 아무데서나, 이것 저것 때우기가 내 컨셉이었다. 맛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그냥 일상 속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소일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내가 미처 몰랐던 점심 식사의 '완전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난 이 드라마로 각성한 셈이다. ^^  

그 후 점심을 신중하게 선택하기 시작했다. 물론 맛있게 먹기 시작했고 더불어 일상의 작은 즐거움과 활력이 솟아났다. 점심은 나에게 그런 힘을 줬던 것이다.(뭐 그렇다고 음식에 대해서 까탈스러워졌단 얘기는 아님. 단지 가끔은 맛있는 데미그라스 소스의 오므라이스를 애타게 찾아 다니긴 한다. ^^a)

아, 점심. 사실 점심이란 말은 心 즉, 마음에 점 하나 찍는 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옛날에는 하루 세끼를 온전히 먹었다기 보다는 아침과 저녁 사이에 간단히 끼니를 떼웠다고 해서 생긴 말이란다. 재밌는 건 딤섬(心)이란 중국 요리의 한자가 보시다시피 '점심'으로 읽힌다는 점. 아, 이렇게 작은 만두 하나로 마음의 점을 찍었구나!

어쨌든 현대인들은 점심을 먹으면서 고된 하루를 견뎌낸다.(사실은 소주) 출근하느라 아침을 거르는 바쁜 직장인들은 전날의 과음과 피로를 아침 해장이 아니라 점심으로 푼다. 또한 아침을 허겁지겁 빵으로 때운 사람들은 반드시 점심으로 만회한다. 뿐만아니라 점심 시간은 휴식 시간이기도 하다. 당일 부과된 공식적인 1시간의 휴식 시간이다. 이 천금 같은 점심 시간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치 밧데리를 충전한다.

한국 일러스트레이션계의 거성. 이성표 작가는 각종 매체로부터 의뢰받은 일러스트레이션. 그러니까 클라이언트잡을 오랫동안 충실히 그것도 대단히 완성도있게 수행해온 사람이자 후학을 양성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뭔가 자유롭지만 기품이 있으며 재밌있지만 사색이 있는 그림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러한 이성표 작가의 책이 나왔다. 글은 물론 사진과 그림까지 모두 온전히 이분의 것이다. 모두에서 언급했던 점심에 대한 서설이 길었던 이유가 바로 이성표 작가의 책 제목이 [런치 타임_내 인생의 점심시간]이기 때문이다.

" 점심 시간은 힘을 내는 시간이다.
   편안하게 밥 먹는 시간
   풀밭에 보자기를 깔고 도시락을 풀어먹으며 노닥거리는 시간.
   재스퍼는 나에게 그런 시간이었다."
   (책 본문 인용)

일을 위해 작업실에 갇혀 살았던 20여년 동안의 피로를 풀고 인생의 점심 시간을 갖기 위해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가족과 함께 캐나다 오지 마을 재스퍼에서의 생활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얼핏보면 성공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분은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오신 분이고 게다가 캐나다에서의 생활에서 또 다른 치열한 도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 이번에는 치열함의 중심에 나와 내 가족이 있는게 다를 뿐이다. 

사십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 그것도 공부로 아이들이 바빠질 때, 그렇다고 생활고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기득권을 버리고 훌쩍 떠날 수 있는 것은 용기다. 이 분은 남들이 노후를 위해서 투자하는 산술적 재테크 대신에 자연속에서 자신을 위한 [심]心/沈/尋테크를 한 것이다. 내면속의 자신과의 대화, 자녀들과의 속깊은 대화, 부인과의 진심어린 대화, 대자연과의 대화..이러한 대화를 통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에 대한 영성적 성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단지 책장을 넘기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회화가 소설이라면 일러스트레이션은 시였다. 예전엔 몰랐다. 이 책을 읽고 배웠다. 그 정도로 이 책은 詩心이 가득하다. 절제된 문장과 여백을 채우는 사진은 그 어떤 시보다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다.(그림이라는 재능도 부러운 데 글까지 잘쓰시다니 좀 너무하시긴 하다.)욕망을 절제하는 수도사같은 분위기가 나같은 범인들에겐 부담을 줄 수있다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뭔가 자기 성찰적인 이성표 선생님의 글은 울림의 주파수가 남다르다.

나의 로망도 40대 안식년이었다. 그런데 이성표 선생님과는 약간 다른 안식년을 꿈꿨다. 와이프와 교대로 각자 안식년을 갖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는 일도 힘든 과목이지만 결혼과 육아도 좀 센 과목들이다. 대입의 국영수라 할 수 있는 인생의 국영수 즉 일,결혼,육아로 지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혼자만의 멋진 런치 타임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 다시 모여 즐거운 디너타임을 갖는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자, 그렇다면 누구부터 갈까? 간다면 어디로 가지? 필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홋카이도? 가서 집은 어쩌고? 생활비는? 아이는 어쩌고? 다시 돌아오면 뭘하고?....으이구!!!
그냥 우선은 이성표선생님께 존경을 보낼 따름입니다.

추신: 참, 점심이 늦었다고 고민하시는 분들께 한마디.
        점심 좀 늦게 드시면 어떻습니까? 대신 더 맛있는 거 드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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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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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집안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나뭇잎 몇 개가 흘러들어왔을 뿐인데 왠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심지어는 공포감마저 감돈다. 앞으로 전개될 이 집안의 파란을 예고한 장면일까? 쿠로사와 키요시 감독의 <도쿄 소나타>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일본의 남성들에게 이젠 제발 개념 좀 갖추고 살아라 라고 말하는 이야기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통해 일본인이 배운 것이 있다면 '일본은 없다'가 아니라 '종신고용은 없다'였다. 일본인들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최대 공포는 실직일 것이다. 실직이 무서운 건 당사자만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해체시키기 때문이다.

영화속 가장 류헤이는 자신의 실직을 가족에게 숨기고 가장으로서의 '가오'를 어떻게해서든지 지키려고 애쓴다. 이런 남자. 한국에도 많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이런 아저씨들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실직은 이들이 결코 못났거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 경쟁에서 진거라구? 뭐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지만 이 지경까지 실직과 비정규직이 일반화되거나  취업이 안되는 것은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거나 또는 잘못되었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봐야한다. 어쨌든, 우리는 참 피곤한 세상을 살아가는 중이다.  

어쨌든 <도쿄 소나타>를 보면서 계속 오버랩되었던 소설이 하나 있다. 무라카미 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이란 작품이다. 지속적으로 일본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한 징후를 통해 일본을 읽어내려는 작가의 통찰력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중년 남성이자 가장(이라고 생각하는) 히데요시 역시도 구조조정의 피해자. 하지만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 히데요시는 자신의 좋아하는 커피를 찾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평생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살아온 남자가 이제부턴 커피콩도 직접 볶고 사이폰 커피를 판매하는 그런 로스터리 샵에 도전하는 것이다. 앞서의 영화 <도쿄 소나타>에선 피아노를 치는 아들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뭔가 치유받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 소설에선 가족 구성들이 각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끝맺는다.

이 소설이 나온 지 벌써 9년. 재밌는 건 이웃나라 한국에서 실제로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밀려난 중년 남성들이 커피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창업은 하고 싶은데 식당이나 주점은 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그렇다고 차별점이 없는 커피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는 건 더 싫다. 이 기회에 커피를 배워 노후를 커피를 볶으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카페를 만들고 싶다. 대충 이런 기분으로 커피를 배우려고 온다. 한마디로 카페는 새로운 도전이자 로망. 이렇게 뭔가 새로운 일을 배워 인생 제2막을 열고 싶을 때 커피란 아이템은 참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창업 자금이 있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 돈이 없거나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대다수 서민들에겐 이 역시 안드로메다.(그래서 난 언젠가 '안드로메다'란 이름의 카페를 열 것이다. ㅋㅋ)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또하나의 책이 있다. <땡큐! 스타벅스>. 제목을 보면 자칫 노골적인 스타벅스 광고성 책자 같지만 내용은 의외로 훌륭하다. 이 책은 실제로 다국적 광고대행사의 잘나가는 임원이 어느날 갑작스레 구조조정을 당하고 사회적, 가정적으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 우연한 기회로 스타벅스 매장의 스탭으로 일을 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무례하고 개념없이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각성하게 되고 커피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되는 이야기다.(탐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다고 함)

물론 이 책의 주인공처럼 스타벅스의 문을 두드리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에서 벗어나 그 세계에서만 통하던 가치에 더이상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커피견문록>의 스튜어트가 말했듯이 태초의 선악과는 커피 열매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 다시 그 커피 열매를 따먹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새롭게 각성을 하자. 이렇게 우리는 다시 커피로 구원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난 커피를 사랑한다. 아멘.(그런데 갑자기 이야기가 우째 이상하게 결말이 났다. 쿠쿠..이래서 한번에 책과 영화를 섞어 보면 안된다. 특히 나이들어서는 말이다. 캬캬)

사족 : <땡큐! 스타벅스>이 책은 현재 커피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거나 현재 혹은 이제 막 또는 향후에 커피집을 오픈하거나 일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겐 그 어떤 서비스 매뉴얼보다도 가슴에 와닿는 글이 많은 책으로 필독을 권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커피회사의 임원들도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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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두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커피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관심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많은 젊은 세대들이 TV 드라마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바리스타란 신종 전문직(?)에 많은 젊은이들이 호감과 동경의 눈길을 보내고 자신의 미래 직업으로써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커피 업계 입장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글쎄 과연 이런 현상이 좋기만 한걸까? 물론 인스턴트 커피 일변도로 치우진 한국 커피 시장 상황에 원두 커피 문화가 보급된다는 차원에서야  백배 좋은일이지만 만약 이런 흐름이 단지 유행이라면? 또는 커피 전문가로서의 바리스타가 아니라 비정규직으로서의 시간제 노동 다시말해 그냥 종업원 수준에 그치는 바리스타만 양상되는 구조라면? 한참 바리스타란 키워드가 맹위를 떨치는 이 즈음에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볼때 드넓은 커피 세계에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바리스타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결국 커피 업계나 커피 문화 저변 확대 차원에서 결코 좋은 현상이 될 수 없다. 게다가 심지어는 바리스타 개인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무력화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자, 생각해보자. 바리스타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 수는 물리적 제약을 받는다. 바리스타 증가 추세에 맞춰 계속 커피집이 생겨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한된 커피샵 시장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바리스타만 양상되다간 영화 시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전국 대학에 퍼져있는 연극영화과에선 수많은 감독 지망생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바를 바 없는 것이다. 이는 결국 바리스타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더 충격적 진실은, 과연 커피집에 바리스타가 꼭 필요하냐는 것이다. 좀 엽기적 질문이지만 잘 생각해보라. 대게 커피집 점주들의 관심은 인건비를 낮추는 데 있다. 실제로 전자동 커피머쉰이 탄생한 배경도 사실은 바리스타를 대신할 기계가 없을까란 인건비 절감에서 시작된 것이다. 바리스타는 단지 커피만 뽑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과 교감을 하는 거라고? 무슨 소리, 그 손님과의 교감은 그냥 주인이 하면 될텐데? 그냥 알바 한명으로 충분하다. 그렇다면 언젠간 본인이 샵을 오픈 하면 된다고? 물론 그렇다. 하지만 미안한 얘기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바리스타 급여 수준으로는 한푼도 안쓰고 최소한 15년 이상을 모아도 될까 말까한 게 한국의 부동산 상황이다. 그만큼 한국의 부동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다.

그런데, 난 지금 젊은 친구들에게 바리스타의 꿈을 빨리 깨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이제는 좀 바리스타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언론 매체가 만들어낸 바리스타의 근사한 허상에서 빨리 빠져나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진짜 커피를 좋아하고 더 나아가 커피업계에 뭔가 젊음을 걸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바리스타가 능사가 아니란 것을 말해주고 싶어서다. 그렇다면 커피업계 직업 중에서 바리스타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일단 왼쪽의 표를 보면서 얘기하자.

저 동그란 원은 커피업계에서 종사할 수 있는 대표적 직업군을 표시한 것이다. 우선 원의 상단 부분과 하단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겠는데 상단의 반원은 커피콩에 관련된 직업군(green bean, roasting, cupper)을 말하며 하단의 반원(Brewing, 커피 추출 영역)은 커피집에서 손님에게 커피를 서비스하는 영역을 나타낸다. 아마 현재 바리스타라고 일컫는 직업군이 바로 여기에 속하며 한국에선 오로지 이 부분만 과대 포장되어 있다. 그나마 진정한 바리스타의 개념이 알려졌으면 다행이겠지만 알고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게 요즘의 현실이다. 자, 그럼 상단 부분의 반원을 한번 살펴보자. 우선 이 상단 영역은 한국에선 미지의 영역이며 말하자면 블루오션에 속한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다. 나 같으면 당연 이쪽 길에 도전을 한다. 희소성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는 거 아닐까?

맨 왼편의 Green Bean은 생두 영역을 의미한다. 커피를 직접 재배하는 농부를 뜻할 수 도 있지만 커피 생두의 출하에서 판매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종자 개량, 유기 농법, 생산자 지원, 생두 수입, 공정무역 등등...무궁무진한 일거리가 쌓여있다. 뭔가 국제적 감각과 남다른 도전 의식이 있다면 이쪽에 관심을 한번 가져보길 강권한다. 한국의 커피 소비가 선진국 형태로 변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즉, 한국의 생두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고 앞으로 일할 인력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다. 반드시 커피가 자라는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쪽에 지원할 사람들은 외국어, 특히 스페인어에 능하면 백만배 유리하다. 사실 영어 광풍 한국에선 스페인어가 저평가 되있지만 스페인어 사용 인구는 중국어처럼 한 국가가 쪽수로 밀어붙이는 언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영어 사용 인구와 맞먹는다. 중남미의 커피 산지에선 스패니쉬가 필수!

Roasting(로스팅)영역은 그나마 많이 알려진(또는 알려지고 있는) 분야로 바리스타 다음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물을 다루는 바리스타와 달리 로스터는 불을 자유 자재로 다뤄야 한다. 그리고 생두에 대해서 깊은 이해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성과 직관력 사이를 자유 자재로 왔다 갔다할 수 있어야 한다. 거의 장인 계열의 직업이다. 앞서 설명한 생두 분야처럼 열심히만 한다고 다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마치 요리사처럼 재료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심미안과 자신이 추구하는 커피 철학을 로스팅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예술적 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기죽지 말길, 로스팅 능력이 없으면 로스터를 고용해서 커피 공장을 차릴 수 도 있는 것이다. 길은 많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진 국내에서 제일 생소하다고 할 수 있는 Cupper(커퍼) 영역. 커퍼란 커핑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커핑(cupping)은 커피 맛을 시음해서 생두의 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사실 커퍼는 커피 최고수들이 모이는 전문 영역이다. 로스터에 비해서 훨씬 연구직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또한 로스터에 비해 예술적 자유로움은 없지만 권위는 주어진다.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커피도 바로 이분들의 평가 과정을 통과한 것이다. 참고로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아직까진 없다. 자 얼마나 가능성 무궁한 영역인가! 남들 미국으로 연수가고 유학갈때 같이 따라 가겠는가? 아니면 무한한 꿈을 갖고 남미로 날아가겠는가? 그것도 아니면 역시 남들처럼 바리스타에 목숨걸고 있을 것인가?(참고로 몸값 높은 바리스타를 선호하는 커피점주는 없다.) 물론 바리스타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그 증거도 있다. 바리스타 인터뷰 참조)

한국의 원두 커피 문화가 척박한 것은 인스턴트 커피가 시장을 장악해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커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는 남다른 가치관 형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니라.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은가? 자, 88만원 세대라고 풀죽어 있지 말고 그 어떤 세대가 이루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에 과감히 도전하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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