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백의 일주일, 그리고 근황
라식 15개월차 시력검사를 했는데 좌안 1.2/우안 1.0이 나오더군요.
저는 생물학적으로 좌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활자중독으로 일시적으로 근시가 왔다네요.
그래서 적힌 시력만큼 안보이고 어두침침 한거라고..
꽤나 명예로운 진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눈 좀 쉬고 돌릴겸,
부산에 일주일간 요양을 갖다 왔습니다.
2. <자유론> 삼형제
밀의 <자유론>은 원래 쓰고 있는 책의 한 챕터를 담당하는 고전인데,
글이 안 써지길래 그냥 세 종류를 비교하는 포스팅을 한번..(쿨럭)
글쓴이는 맨 오른 쪽 펭귄 클래식 문고판을 예쁘다는 이유로 샀는 데,
번역이 영..
그래서 다른 번역판을 급하게 부산의 지인들에게 찡찡거려 얻어왔습니다.
그렇게 받아온 게 가운데 책세상 문고판과 좌측 문예출판사 단행본입니다.
3. 본격 비교
① 펭귄클래식의 자유론(권기돈 선생 번역)
장점 : 예쁩니다. 심플하게 예쁩니다. 포켓북이라 예뻐요.
가격이 쌉니다.(7,700원->6,930원 -10%)
단점: 번역에 한자투가 심합니다.
대표적으로 오류가 없다를 '무류' 혹은 '무류성'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고전 번역은 평준화 되어있어 해설판과 역자후기도 중요합니다만,
역자후기도 너무 볼게 없고, 해설판은 외국 학자의 평을 그대로 번역해왔습니다.
가뜩이나 딱딱한 번역에, 외국학자 해설판을 재번역한 것이 더해지니
너무 학술적이고 고루한 느낌을 줍니다.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추천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같이 펭귄클래식의 문고판을 시리즈로 모으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읽고 활용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권하지 않습니다.
② 문예출판사의 자유론(박홍규 선생 번역)
장점 : 문고판이 아니라 큽니다.
그래서 편집상의 가독성이 좋습니다.
단행본치고 저렴합니다. (10,000원->9,000원 -10%)
한자투지만 비교적 깔끔합니다.
흐름에 따라 적절한 소제목을 달아두어
내용 파악이 쉽습니다.
단점: 그러나 역시 한자를 세련되게 잘 이용했다고 한들,
법학자 특유의 현학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루합니다.
가끔 멋있는 번역이 있어 인용을 하고 싶은 욕구가 종종 생깁니다만,
그와 맞먹는 정도로 딱딱한 번역이 많습니다.
해설도 2009년에 근거한 해설이라 시의성이 좀 떨어집니다.
(국가보안법이니 반공정서니 하는 그런 시대배경을 담고 있는 해설입니다.)
물론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도 있지만 좀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디자인도 영..
추천도: 포켓북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면 추천해봅니다. 책이 크거든요.
③ 책세상의 자유론(서병훈 선생 번역)
장점 : 번역이 평이합니다. 셋중에 가장 쉬운 번역입니다.
포켓북이라 가격이 저렴합니다. (7,900원-> 7,110원 -10%)
해설이 튼실합니다. 셋중에 가장 가성비가 좋은 듯 합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팔렸겠지요?)
단점: 쉽게 읽히나 번역이 밋밋합니다.
이해에 쉬운 번역이나, 인용에 불리한 번역인 셈이지요.
(박홍규 선생의 번역과 반대)
추천도: 셋중에서는 가장 무난히 만족스럽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해제도 튼실하고 잘 읽히는 편입니다. 추천합니다.
4. 앞으로는?
써야할 글이 너무 많은데 밀렸습니다.
투고기사도 몇개 써내야 하고, 공모전 서평도 써야하는 데..
왜 제 게으름은 여전한지요...
자유가 방종으로 빠져서...
최저의 글 생산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발하겠습니다.
-2017.11.3 늦장 포스팅 @Prism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