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용궁 지음 / 주변인의길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굳이 성경에 나와 있는 창세기의 한 구절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생성이래 '사랑' 이라는 단어는 오랜 기간동안 우리 인간에게있어 뗄레야 뗄 수 없는 화두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더라도, 소설을 읽더라도, 드라마를 보더라도, 그리고 시집을 읽더라도 빠지지 않는 주요한 주제의 하나가 바로 '사랑' 이다. 이 서평에서 말할 김용궁 시인의 시집 '당신을 사랑합니 도 바로 '사랑' 을 다루는 시집 중 한 권이다.

보통의 시집 같은 경우 책에 수록되어 있는 시와 관련해 다른 전문가가 바라본 시에 대한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전문가가 바라 본 별도의 해석이 따로 없다. 그런만큼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시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욱더 풍부하게 자극하는 것은 이 책이 갖는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 을 주제로 한 이 책.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마치 요리를 하는 기분으로 사랑에 관한 이 시집을 찬찬히 음미했다. 우리가 닭을 먹을 때도 그것을 쪄서, 삶아서, 구워서, 볶아서, 튀겨서 등등,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를 할 수 있듯이 이 책에 수록된 70여편 가까이 되는 '사랑' 이라는 동일한 주제로 쓰여진 다양한 작품들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일한 재료로 여러가지 요리를 해먹을 수 있듯이, '사랑' 이라는 동일한 주제로 다양한 시적 표현 기법을 활용해서 만든 사랑에 관한 숭고하고 아름다운 시들을 접하는 기쁨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그 느낌을 맛보기가 감히 어려우리라.

그러나 주로 다루는 주제가 '사랑'이라고하지만 이 책은 사랑 그 이상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흡수한다. 사랑을 통해서 얻게 된 '용기', 사랑을 통해서 얻게 된 '지혜', 사랑을 통해서 얻게 된 '깨달음', 사랑을 통해서 얻게 된 '타인에 대한 배려', 사랑을 통해서 얻게 된 '자연에 대한 성찰'...과 같이 이 책이 비록 사랑이라는 단일한 주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보다 많은 화두와 논쟁점이 복합적으로 각각의 시 속에 베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시와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언급한 바 있지만, 이 시집이 갖는 다양한 주제가 주는 느낌을 표현하자면, 음식을 처음에 먹을때는 그 맛을 잘 몰랐는데 오래동안 입속에서 계속해서 씹을 때 느껴지는 음식의 깊은 맛이라고나할까? 끊이면 끊일수록 더욱더 우러나는 진국이라고할까? 그러한 느낌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하지만 이 시집이 '사랑' 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통속적인 의미에서의 '연애'와 '애정'과 관련된 시로 폄하되는 것의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작고 부담없는 한 권의 시집. 나는 이 책을 며칠전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받은 예비군 훈련장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바쁜 일상속에서, 사랑이 주는 애절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동반한 느낌을 한번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가는 정보화시대. 비트의 속도만큼이나 우리의 일상사도 첨단회된 기계문명 속에서 자아매몰적인체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냄새를 진정으로 느껴볼 기회가 많이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사랑' 이라는 단어는 우리 인간이 인류사에 족적을 남기고 살아가는 이상 영원한 화두일 것이다. 인간 서로간에 사랑이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서로간의 불신과 증오의 장막도 걷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미국의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한것도, 서로간에 총부리를 겨눈것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김용궁 시인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는 그런 측면에서 '사랑' 과 관련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인 의미에서도 깊게 음미해볼 가치가 있는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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