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교수의 신간인 <미디어와 쾌락> 이라는 책은 책의 형식상 아주 특이한 책이다. 우선 학생들의 리포트를 이렇게 책으로 엮어내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신선하다. 미디어의 역사가 엘리트들만의 역사라고 말하는 강준만교수. 그래서 그에 대한 반발심일까? 엘리트들만의 전유물인 미디어의 역사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학생들의 리포트와 그리고 자신의 글도 간간히 썪어 넣어가면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느낀 것이지만 아마모르긴몰라도 강준만교수는 학교에서의 강의도 아주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의 그 수 많은 리포트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압축을 하고, 그래서 책으로 엮어내고... 학생들의 리포트를 이렇게 책으로 엮어 낼 생각을 했다는 그 자체가 강준만교수의 학교에서의 수업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구성과 기획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신선하고 미디어의 역사라는 측면에서도 먼 훗날 책의 자료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 이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보자면, 이 책은 아주 재미없는 책이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이 쓴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크고 멀리 내다본다면 강준만교수의 이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강준만교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생들의 리포트를 이러한 형식의 책으로 계속해서 발행할 것이라고하니 다음에는 어떤 모습의 책이 탄생되어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