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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의 열등감
황정희 지음 / 청조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나의 전공이 대중문화와 관련 되다보니까 얼마전, 황정희의 저서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의 열등감>>(청조사,2000) 이라는 책을 한 권 사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내가 느낀 생각은 만약 이 책에 대한 반론의 글을 누군가가 쓴다면 그가 쓴 책 의 분량 만큼이나 많은 지면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는 황정희라는 인물이 쓴 책의 내용을 통해 황정희가 주장하는 자칭, '윤리주의자'(그가 쓴 책 11~45쪽에 걸쳐서 [어느 윤리주의자의 고해성사]라는 제목의 글) 라는 호칭이 왜 허구인지를 한번 말해보고자한다.
황정희라는 사람은 '연예인 혐오증 환자'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연예인에 대한, 그것도 정당한 비판이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명예훼손이라고 해도 거의 손색이 없을 법한 주장으로서 전체적인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대충 황정희의 주장은 이런 식이다.
'한마디로 날라리의 인생관은 무책임과 방종의 극치를 달린다. 결국 개성을 부르짖는 인간들이란 지적 능력과 인간성이 형편 없는 족속들의 자기 변명이다.'(90쪽), '돈은 엄청나게 벌면서도 정작 전체 경제에는 전혀 보탬이 없는 날라리와 딴따라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마치 생산하는 것은 없으면서 남의 몸에 빌붙어 영양가만 빨아먹는 기생충에 비유될 것이다.'(108~109쪽), '
'사실 연예계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경박한 성격에 날라리 끼가 있다는 증거이다.'(114쪽) '이미 연예계에 진출할 정도로 끼가 넘치는 사람이라면 학교 성적은 형편없었을 것이며, 놀고 즐기는 데만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116쪽), '소위 예술학교라는 데에 가면 학생들의 복장부터가 요란하고 불량스럽기 그지없다. 빈 깡통의 소리가 요란하듯이, 머리에 든 것이 없으니까 개성이라도 내세워야 되는 것이다.'(116쪽) '자신이 유명하다고 믿는 연예인이 매스컴에 의해 입은 피해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매스컴에 의해 유명해짐으로써 얻은 혜택부터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에 받은 매스컴 출연료는 물론이고 광고모델료 수입까지 모두 반납해야 한다.'(215쪽), '(98프랑스 월드컵 때 일부 관중들의 폭력사태와 관련) 만약 필자의 관심이 이처럼 고상한 분야에 집중되지 못하고 요란한 스포츠나 연예계에만 관심이 집중되었더라면 필자도 별수 없이 유형난동에 동참했거나 적어도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며 야단법석을 떨고 고성방가를 일삼았을 것이다.'(258쪽)
대충 황정희가 자신의 책에서 말한 주장은 이런 식이다. 이 외에도 황정희는 엄청난(?) 주장을 계속하는데, 연예인들을 좋아하는 팬들을 향해 '골빈 족속' 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사용한다. 그럼 여기서 황정희의 얘기를 직접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다.
'소위 열성팬, 극성팬으로 불리워지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특별히 골빈 족속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은, 생각이 어리거나 나이 어린 학생들이 대부분이며 그나마도 공부는 못하면서 겉멋만 잔뜩 들어 복장만 요란하게 해 다니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142쪽)
황정희는 참으로 특이한 생각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TV 광고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TV에 출연한다는 것은 자신을 널리 광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에 누구나 소망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서 방송출연을 함으로써 이익을 보는 쪽은 바로 출연자 자신들이기 때문에 연예인들이야말로 방송국에 광고비를 지불해야 경제정의에 어울린다.'(131~132쪽)
연예인이 방송출연을 하면서 이익을 보기 때문에 광고비를 연예인들이 방송국에 지불하라는 너무나 황당한 황정희의 주장이 참으로 재미있게 들린다. 긴 말 않겠다. 황정희라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께 맡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