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전유성 / 가서원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책의 앞 부분에 이 책의 저자인 개그맨 전유성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있는 주철환 PD의 말에 따르면, '개그맨이 되어버린 천재' 라고 아주 극찬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평소 전유성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개그를 보면 가히 천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나마 해왔었는데 주철환 교수의 말을 들으니 더욱더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유성은 개그맨치고 참 특이한 사람이다. 말의 형상을 한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국일주를 하질 않나, 결혼식을 할 때,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입장하질 않나...)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라는 책의 주된 내용은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상식과 관련해 그러한 상식이 과연 올바르고 진정 가치가 있는 상식인지를 다시금 묻는 그러한 내용의 책 이다.

얼마전, 이수현이라는 한국의 젊은 청년이 술취한 일본인 취객을 지하철 선로에서 구하려다가 장렬하게 목숨을 잃었던 일이 있었다. 전유성의 관점에서이 일을 보자면 분명 가치있고 의미있는 죽음이라기 보다는 멍청한 죽음이라고 주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음과 같은 전유성의 주장을 들으면 내가 왜 그러한 추측을 하게 되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실 것이다.

'다시 전철을 타자. 어린아해들이 싸우고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 인가? 당신 이전에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 해답은 간단하다. 못 본 체할 것이다. 어른이 말린다. 아해들이 어른에게 덤빈다......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 창밖을 내다본, 조는 체한, 책 보는 체한, 나의 공범들에게 바친다. 적당히 비겁하면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아서원,1995),27~28쪽.

전유성의 위의 말을 통해 대충 짐작이 되겠지만,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평소 상식으로 알고 행동했던 것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한다. 얼마전 일본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 이수현씨와 관련해, 전유성의 관점으로는, 저 멀리서 지하철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가망이 없는 구조를 한다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그건 생목숨을 헌납한것이지, 의로운 죽음이 아니다. 즉, 멍청한 죽음이다나할까. 이러한 논의와 관해서는 이 책을 직접 한번 읽음으로 인해 각자 어떠한 행동이 올바르고 합리적인 행동인가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예전에 '공업용 미싱' 발언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국회의원 김홍신을 아마 기억하실게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안 사실인데, 김홍신씨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던데 이게 사실일까?

'사람 중에서도 진짜로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소설가 김홍신 알죠? <<인간시장>> 썼던 소설가 말예요. 이 남자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진짜 아무 죄 없이 인도에서 있는데, 차가 와서 받았대나 어쨋대나... 하여간 운전사 과실이 컷었나봐요. 그런데 김홍신이 경찰서에 가 보니까 이 사람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러래요. 하루밤새 다 죽은 사람처럼 돼 있더라는 거죠. 그래서 김홍신이 그 사람을 말없이 껴안더래요. 옆에 있던 친지들이 방방 뜨니까 김홍신이 이러더래요. -돌아가신 아버님도 용서하셨을 겁니다.<<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아서원,1995), 52쪽.

만약 전유성의 위와 같은 말이 사실이라면, 비록 김홍신 의원이 '공업용 미싱' 발언과 관련해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위와 같은 일화와 관련해서는 김홍신 의원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비록 김홍신 의원이 정치권, 더군다나 한나라당에 가는 바람에 참으로 이상한 행태들을 계속해서 보여줬지만, 사람만을 그냥 놓고 보았을때는 생각보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는 뭐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고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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