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 이 석 현 -
비,
비 온다
소롯이
봄비 내린다
이런 날
비 오는 날이면
솜솜이 솟는 샘
솟아나는 생각이 있다
그 사람,
비 오는 날
담밑에서
울고 간 사람
말 없이 울고만 섰다가
훌쩍 떠나간 사람
그 사람 이름이 사물댄다
그 모습
그 모습이 호롱을 켠다
비 오는 날,
봄비 오는 날 오후 늦게
황혼 다가오면
가슴 속
가슴 뒤안길에도
차분히 비가 내린다.
봄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이 詩, 1962년쯤, 아니면 더 이전에 어느 신문에 실린 이 시를 잘러서 보관하다가 군대에서 타이프 연습하느라고 타이프를 쳐서 모아 두었다가 만들은 시집 ㅡ
요사이는 온전한 시를 신문에서 발견하기 어렵다. 어져다 보면 하략이고 중략이고 전쟁끝나고 신문면이 고작 4면일때도 온전한 시가 실렸는데 지금은 거의 10배 가깝게 지면이 늘었는데도 눈 비비고 찾어도 시 찾기가 힘들다.
이 시는 알라딘 서재 초기에도 소개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