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온다
- 김 현 승 -
땅거미 지는 쪽
미네르바의 부엉이도 아닌데,
제목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 것도 아닌데,
밤이면 밤 밖에서
겨울 가랑잎 소리처럼
몇 번이고 몸을 뒤채긴다.
나이가 많아지는 탓일까 ?
잘만치 잠도 할일없이 자 버린 탓일까 ?
세계를 그의 품안에
안을 수 없는 사람들은,
생각을 고쳐 먹고
세계의 품안에 안겨
아예 단잠이라도 자야 한다.
그 즐거운 요람 속에 따뜻이 흔들리며
음악이 끝나는 아슴프레한 끝에서
코라도 부드럽게 골면서
이 세상 편안한 잠을 들어야 하는데,
이제는 나이가 많아지는 탓일까,
이제야 이 세상의 애비가 되어가는 탓일까,
밤이면 밤 밖에서
밤 안에 묻히지도 못한 채
몇 번이고 몸을 뒤채긴다,
이 겨울 마른 가랑잎 소리처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