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 김 선 현 -
그렇게 거칠던 꿈이랑
지루한 날들의 권태랑 다가고
이제는 온갖 내 생각을 정리해 보리라
이 가을에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을 대하기 위하여 ㅡ
저 과수원의 오후를 걸어서
벼가 익은 들판으로 떼를 지어
강물에 고기를 살 찌우는
가을 바람을 쏘이기 위하여 ㅡ
지금은 모든 내 희망을 정리해 보리라
이 가을에
오라, 이리 오라.
계절과 천사가 입을 맟추고 있는..........
저 동산의 무수한 꽃들.
전쟁이 끝난 아름답고 적막한 골짜기
모여 앉아 어디로 헤어져 갈길을
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고 생각해 보자.
한잎, 두잎의 낙엽이지만
그것도 부질없이 떨어지면 쉬 가을이 간다.
오라, 어서 오라.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