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머 니
1
- 김 초 혜 -
한몸 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어 머 니
12
- 김 초 혜 -
어머니는 무덤에 계시면서도
농 속에도 계시고
부엌이나 장독대
시장 구석구석
어물전에도 계시어
손끝에 묻은
생활의 때를
빛내주신다
어둑해오는 봄날 저녁
상긋한 산나물에서도
숱한 이야기는 살아나
살이랑마다
고뇌를 짠다
살면서 멀어질 줄 알었던
베쪽같이 해쓱한
마지막 모습은
이승과 저승에 다리를 놓는다
퍼덕이는 외로움 물고
젖은 구름을 타고
떠난 어머니
살 익는 입김에
가슴메여
뒤채이다 나면
남겨두신 정(情)에 운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