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너를 알었을 때 >
내 너를 알었을 때
너는, 조그맣고 귀여운 계집애였다.
그 때에 넌, 순진스런 미소와
애틋한 그리움을 알고 있었다.
나 너를 좋아했고
너 또한 날 좋아했다.
그것이 우리들의 봄 !
때로 싸늘한 바람 있었어도
그러나, 내게는 행복이었다.
내 너를 사랑했을 때
너는, 조그맣고 어여쁜 소녀였었다.
그 때의 넌, 아름다운 꿈과
꿈같이 아름다운 사랑을 알고 있었다.
나 너를 열열히 사랑했고
너 또한 날 그렇게 사랑하였다.
그것이 대지의 여름 !
하늘과 땅의 키스였노라.
그러나 성하(盛夏)는 오는듯이 갔어라.
내 너를 잃었을 때
너는 커다랗고 요염한 처녀였었다.
그 때의 넌, 사치스런 교태와
갈대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나 너를 사랑했고
너 나를 떠났어라.
그것이 조락(凋落) 의 가을 !
낙엽은 바람에 날리우고
나는 울었어라, 소녀처럼 울었어라.
내 너를 추억할 때
너는, 조그맣고 귀여운 계집애노라.
이별 할 때 넌, 성숙했으나
내게는 서투른 처녀이었다.
나 너를 생각하고
너 또한 날 추억하리라.
그것이 조춘(早春)의 황혼 !
우리들의 사랑도 끝남이어라.
머언 후일 너와 나 만나는 날 있으면
그 때에 넌, 수확의 가을과
아늑한 겨울을 무어라고 말 할것이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