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엔
이런 날은 편지나 왔음 좋겄다.
알알이 수 놓은 사랑이 아니래도
줄줄이 흘러 넘치는 그리움이 아니래도
보내는 이의 이름마져 없는
하이얀 사연이
침묵속으로 담담히 흐르는
어느 머언 엣날의 동화같은 이야길지라도.
우러러 봐 믿을 하늘도,
누구하나 사랑할 이 없는 이역 땅
산판알보다 더 정확한 에고이즘이
무성하게 성장하는 고장에서
오직 기다리는 내일에의 태양은
궤도를 잃은채 방황하는데
이런 날은 누구의 편지라도 왔음 좋겄다.
오늘은 마음이 어둡고
어두운 마음속으로 비가 내리고
와야 할 무수한 사연들이 기다려 지는데
지도가 가르키는 고향길 오백리 !
아아 Long way from home,
하이얀 사연들이어 !
이런 날엔 참 무섭도록 취해 봤음 좋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