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동새 >
- 소월 김정식 -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아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뒷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이붓에미 시샘에 죽었읍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어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읍니다
아홉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夜三庚(야삼경) 남 다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웁니다.
대여섯 살되던 막내 아우는 내가 읽는 <접동새>가 좋아서 따라 읽군 하더니 언제부터인지 이 시를 외우고 있었다. 고 또릿하던 목소리, 고 초롱 거리던 눈망울, 저도 지금은 이 시를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곤 생각지도 못할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물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