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밤
- 김 상 화 -
보슬비 내려
엄마없는 아가들의
가슴을 젖게하는
밤------
밤이란,
빗길따라 가라앉는
별들의 흐느낌
소리 내잖는
외로운 사람들의
절규하는 눈물이었다
비 내리는 맨 밑바닥
낙엽같은 인생의
이부자리 안에서
서로의 손목을 쥐여보는것은
그림자같은
행복을 잡자는것,
행복은
빗길에 씻기운
녹슬은 지붕
보슬비내려
엄마없는 인생과
녹슬은 지붕을
씻어가는 밤
외로운 사람끼리
손목을 잡어야 했다.
그 시절엔 눈물이 날것 같었다. 지금도 오랜만에 읽어보니 예전 생각이 되돌아와 마음이 짜안하다. 얼핏 피난 생활도 같고 엄마없는 어린것들을 잠 재워 놓고 비내리는 밤 한숨 짓는 홀애비의 근심이 서린 외로움이 지금 늙은 내 가슴에도 젖어 드는것은 왜 일까?
손목을 잡을 사람도 없구나. 녹슬은 지붕도 보이지 않고 절규하는 눈물도 없다. 밤이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