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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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세상이 보이는 것만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 모여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 사실을 퍼뜨리려고 펜대 하나 들고 설치는 집단이 세상에 뿌리는 종이쪼가리. 그런데 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완장을 찼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167쪽)

  수수께끼 같죠? 조선일보 연재만화였던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만화가 박광수를 아세요? 그의 새 책 <악마의 백과사전>에 등장하는 뜻풀이랍니다. 어떤 낱말일까요? 



  2009년 <해피엔딩>, <광수, 광수 씨, 광수 놈>, <나쁜 광수생각>에 이은 올해 <악마의 백과사전>에는, 100여 가지 낱말에 대한 박광수 만의 상쾌하고, 어쩌면 빼또롬한 뜻풀이가 담겨 있답니다. 물론 신뽀리 군도 가끔씩 등장해서 변함없는 재치를 보여주죠. 군데군데 세상를 바라보는 광수의 시선이 담긴 글들도 보이네요.

정치인, 政治人, politician' 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요?


  우리는 때로 정치인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그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열광하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내 생각엔, 그들은 세상을 바꾸기는커녕 세상을 어지럽히는데 평생 몸과 마음을 바치는 이상한 족속들인 것 같다. (...)

 

  나는, 세상은 원래 우리들 개인 하나하나가 바꾼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 유엔 산하의 모든 나라 정상들이 모여 합의를 한다고 수천 년 동안 더러워진 지구가 순식간에 깨끗해질 리 만무하다. 전쟁문제? 기아문제? 다 마찬가지다. 결국 결심을 하고, 행동을 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것은 평범한 우리들 개개인이다. (...)

 

  그러니 정치인들에게 맡기지 말고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 그들이 입만 열면 거론하는 거창한 문제는 잠시 잊고, 내 주변의 것들부터 하나하나 바꿔보자.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

 

: 악마의 백과사전, 225~226쪽, 박광수, 홍익출판사, 2010. 6. 

  박광수. 그가 악마까지 등장시켜 이미 익숙해진 낱말들에게 새로운 뜻을 붙여놓은 이유가, 어쩌면 받아들이는 삶에 너무나도 선선히 순응하는 천사 같은 우리들을 꾸짖기 위한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 가끔씩은 꿋꿋이 참고 견디며 내일을 기다리는 천사의 마음 대신, 오늘의 불의와 불합리를 파괴하고자 세상을 비틀어 보는 악마의 심성을 가져봅시다. ^^*  

 
※ 정답 :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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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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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는 아주 대단한 것을 기대한다. 나와는 멀리 떨어진 흰 손에 의하여 기록되었을 지식이 그 속에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얻은 그들의 빛나는 관념은 빈약한 내 머릿속을 언제나 환하게 밝혀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책을 읽는다. 그런데 같은 또래가 적어 놓은 아래의 글은 책 읽는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나와 같은 나이임에도 그는, 책 속 지식과 관념을 뛰어넘어 현재의 경험과 미래의 실천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영복이다. 내 나이 서른아홉을, 삼십여 년 전에 맞이했던 그. 내가 배움의 재료가 부족하다 여겨왔던 ‘현실의 생활’에서, 지식과 실천의 통일을 이야기하는 그가, 십년을 앞으로도 십년을 머물러야 했던 곳은 놀랍게도 ‘감옥’이었다...


 

피서(避書)의 계절  

아버님께

일찍 닥친 더위를 보면 올해는 상당히 긴 여름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예년처럼 올해도 피서(避書)함으로써 피서(避暑)하려고 합니다만 눈에 띄는 책이 많아 막상 피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책’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대개의 책은 실천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너무나 흰 손에 의하여 집필된 경험의 간접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객관적 관조와 지적 여과를 거쳐 현장인들의 체험에 붙어다니기 쉬운 경험의 일면성, 특수성, 우연성 등의 주관적 측면을 지양하여 고도의 보편성을 갖는 체계적 지식으로 정리되기는커녕, 집필자 개인의 관심이나 이해관계 속으로 도피해버리거나, 전문분야라는 이름 아래 지엽말단(枝葉末端)을 번다하게 과장하여 근본을 흐려놓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책에서 얻은 지식이 흔히 실천과 유리된 관념의 그림자이기 쉽습니다. 그것은 실천에 의해 검증되지 않고, 실천과 함께 발전하지도 않는 허약한 가설, 낡은 교조(敎條)에 불과할 뿐 미래의 실천을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못되는 것입니다. 진시황의 분서(焚書)를 욕할 수만도 없습니다.

비록 여름이 아니더라도 저는 책에서 무슨 대단한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설령 책에서 무슨 지식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태를 옳게 판단하거나 일머리를 알아 순서 있게 처리하는 능력과는 무관한 경우가 태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식인 특유의 지적 사유욕을 만족시켜 크고 복잡한 머리를 만들어, 사물을 보기 전에 먼저 자기의 머리 속을 뒤져 비슷한 지식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그만 그것으로 외계(外界)의 사물에 대치해버리는 습관을 길러놓거나, 기껏 ‘촌놈 겁주는’ 권위의 전시물로나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그런 것인 줄을 모르는 경우마저 없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것을 지식이라 불러온 것이 사실입니다. 출석부의 명단을 죄다 암기하고 교실에 들어간 교사라 하더라도 학생의 얼굴에 대하여 무지한 한, 단 한 명의 학생도 맞출 수 없습니다. ‘이름’은 나중에 붙는 것, 지식은 실천에서 나와 실천으로 돌아가야 참다운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번 새마을 연수교육 때 본 일입니다만, 지식이 너무 많아 가방 속에까지 담아와서 들려주던 안경 낀 교수의 강의가 무력하고 공소(空疎)한 것임에 반해 빈 손의 작업복으로 그 흔한 졸업장 하나 없는 이가 전해주던 작은 사례담이 뼈 있는 이야기가 되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합니다.

그런 교수가 될 뻔했던 제 자신을 아찔한 뉘우침으로 돌이켜봅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봅니다.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바르게 살 수 없는 동네가 없듯이, 우리는 어느 곳에 몸을 두고 있는 배움의 재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여름도 피서(避書)의 계절, 더운 욕탕에 들어가듯 훌훌 벗어서 버리는 계절로 맞이하려고 합니다.

여름 더위에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빕니다.  

1979. 6. 20.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39~140쪽, 신영복, 돌베개, 2010. 3. 



머리좋은 것이 마음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좋은 것이 손좋은 것만 못하고 손좋은 것이 발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觀察보다는 愛精이, 애정보다는 實踐이, 실천보다는 立場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同一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형태입니다. ( 서화출처 : 더불어숲, 신영복홈페이지, http://www.shinyoungbok.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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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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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요즘 병원 유리문 너머로 그분들을 보면서 삶의 철학을 배운다. 아침마다 창밖으로 그분들을 눈여겨보고, 또 최근에 진료실에서도 자주 만나게 되면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분들이 나보다 훨씬 많이 웃고 계시다는 것이다.

창을 통해 보면, 아홉 시경까지 남은 사람들은 대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담배를 피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늘 웃고 있다. 병원에 와서도 두세 분이 같이 오시면 예외 없이 대기실에서 서로 재밌는 얘기를 하면서 웃고 있고, 진료실에서도 늘 웃으면서 들어온다.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들 표정이 가지각색이다. 그런데 고학력에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표정이 심각하고, 오히려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이 병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바람이 제법 찬 가을 아침에 일자리가 없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분들의 모습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근사한 카페에서 코냑이나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들은 표정들이 대개 심각하다. 그러나 안동 막창골목에서 소주 한 병 시켜놓고 돼지 막창을 굽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떠들썩하고 유쾌하다. 

이것도 분명 인간에게 주어진 정신적 엔트로피의 문제일 것이다. 엔트로피는 열역학법칙에 따르면, 폐쇄계에서 에너지를 계속 소모하면 결국 그만큼 쓰레기가 쌓이므로 외부에서 새로운 무엇인가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결국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자체 화석연료를 계속 쓰면 언젠가는 쓰레기만 쌓여 지구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감정은 어떨까. 소위 이성으로 해결해야 할 대단하고 복잡한 문제들의 포로가 되어 ‘고상한 척’하고 사는 사람들은 정신 에너지의 고갈로 뇌 속에 찌꺼기만 쌓여 있는 것은 아닐까. 반대로 솔직하게 노동하고 사는 사람들은 ‘이성적’이라는 이름의 ‘어색한 노동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함으로써 뇌 속 기쁨의 센서가 낮게 세팅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행복의 총량은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은 것일까.

: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82~283쪽, 박경철, 리더스북, 2007. 3.




 ♣ 나는 진우 씨를 보면서 인생을 배웠다.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당당하게 맞선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륜이 무너진 시대에 정말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한 사람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당당하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세상을 향해 이렇게 소리친 것이다.

“그래 나는 문둥이 아들이다! 이 진짜 문둥이들아!” 

: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54쪽, 박경철, 리더스 북, 2007. 3.  


 

♣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 인간은 ‘사람답게 사는 것’으로 산다... 

♣ 인간은 사람답게 살아야 사는 것이다...  

♣ 인간은 사람다워야 사람이다... 

 

사람다움... 살기 위함이 아닌, 인간이 되기 위한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글쓴이는 평범하고 순박한 시골사람들에게서 그 답을 찾았다. 자신의 생존을 주장하고, 자신을 위한 정의를 고민하며, 자신의 부를 통해 남의 가치를 가늠하는, 고학력에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은 아니란다. 

비록 많이 배우지 못했고 설령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일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이어가며, 자신의 좋은 일에 남을 떠올리고, 자신의 아픔을 통해 남의 고통도 헤아려 볼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사람다운 사람이란다.

시골의사 박경철. 그런 사람다운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는 그의 삶은 진정 아름다울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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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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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십여 년간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낱말은 ‘갈망渴望’이었다. 「촐라체」와 「고산자」, 그리고 이 소설 「은교」를, 나는 혼잣말로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이라 부른다. 「촐라체」에서는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인간 의지의 수직적 한계를, 「고산자」에서는 역사적 시간을 통한 꿈의 수평적인 정한情恨을, 그리고 「은교」에 이르러, 비로소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기록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밤에만’ 쓴 소설이니, 독자들도 ‘밤에만’ 읽기를 바라고 있다. 
: 은교, 작가의 말(406쪽), 박범신, 문학동네, 2010. 4.  

글쓴이는 '밤에만' 읽기를 바랐다. 그의 바람대로 나는 어제 밤 끄트머리에서 ‘은교’와 헤어졌다. 그녀는 ‘열대엿 살이나 됐을까. 명털이 뽀시시한 소녀였다. 턱 언저리부터 허리께까지, 하오의 햇빛을 받고 있는 상반신은 하얬다. 쇠별꽃처럼(22쪽)’.

갈망渴望... 욕망慾望... 실토實吐...

그렇다. 예순 다섯의 박범신. 그는 열일곱의 소녀, 은교를 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으로 이성보단 감성이 지배하는 밤을 택했던 것이다.

갈망渴望... 아니, 욕망慾望... 어쩌면, 욕정欲情...

그걸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사람이기에, 어떤 이는 이를 억누르고, 어떤 이는 이를 터뜨리며, 어떤 이는 이를 덧씌운다. 우리는 그 있고 없음이 아닌, 그 보여지는 방식에 따라 그 사람의 성품, 사람됨을 짚어보곤 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는 자신의 존재 속에 숨겨진 욕망을 찾겠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상이 처음부터 돌 속에 있었다고 했다. 단지 그는 깨뜨려 나갈 뿐이었다고. 그러나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미켈란젤로의 욕망은 돌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돌을 깨뜨리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박범신, 그는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라고 썼다. 나는 또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욕망은 그의 마음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것을 기록해내는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 속에 묻어나는 욕망의 파편들.. 그는 이제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대한민국문학상(1987), 원광문학상(1998), 김동리문학상(2001), 만해문학상(2003)에 빛나는 소설가 박범신. 그는 이제 솔직하게 적고 싶었는지 모른다. 고결한 시인과 멍청한 소설가, 가녀린 여고생은 그래서 필요했을는지 모른다. 겉으론 존재 속 숨겨진 욕망을 찾겠다 했으나, 어쩌면  자신의 지난 세월을 되짚어 억눌렀던 욕정을 숨김없이 소설 속에 낱낱이 그대로 기록해 낸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결국 변명이 필요했다. 정신적 사랑만으로 만족하며 스스로를 죽이는 칠순의 시인과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다 스스로를 죽이는 사십에 가까운 소설가는 변명이 아니고 그 무엇이었던가? 
 
박범신. 그는 사실 솔직했다.
그러나 변명이 뒤따라야 하는 솔직함이었다...
그가 진정 욕정欲情을 실토實吐하고 싶어 포르노그래피를 택했어도... 

나는 당당히 '낮에' 눈물 흘렸을 것이다...


 


저보다 훨씬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계신 들꽃 님, 개츠비 님, 키스 님의 「은교」에 대한 서평을 권해드립니다.

가면을 벗는 방법을 보여준 소설, 은교 - 들꽃 님 블로그

익숙한 욕망에 면죄부를 주는 소설, 은교 - 개츠비 님 블로그

인간의 누추함을 솔직히 펼쳐놓은 소설, 은교 - 키스 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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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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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혹시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에 슬퍼하고 계세요?

그래요. 누구나 모두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을 테죠. 나보다 나은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고, 나보다 더 노력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때론 얄밉기도 하지만 나보다 훨씬 많은 행운을 가진 사람들도 있죠.

그러나 우리 슬퍼하지 말아요. 또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해서 시기하거나 질투하지도 말아요.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의 모든 고독을 홀로 짊어져야 하지만, 세상의 촉진자는 자신은 물론 남의 고독까지 덜어내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촉진자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주체는 따로 있다. 촉진자는 주체에게 그가 행동하거나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동기를 부여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팀원들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같이 해결책을 고민해주고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학생들이 보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다양한 기법들을 연구한다. 그리고 힘 있는 촉진자는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주체에게 자극을 주는 순간이나 그런 기회를 만드는 방법을 느낌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말이 가지는 힘을 아는 것이다. 

: 생산적 책읽기 50, 171쪽, 안상헌, 북포스, 2008. 3.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뭘까? 재미있어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아니면 거창한 나의 자아성찰을 위해서? 만약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었다면 이런 이유들만으로도 충분한 답이 됐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이유들에는 빠진 것이 있어요. 거기엔 나만 있고, 나를 제외한 남과 세상은 없는 거죠. 오직 나만을 위한 책읽기. 그건 바로 고독을 홀로 짊어지겠다는 말과 다름없을지도 몰라요.


인간 목적의 최후 단계는 그가 자신을 잃어버림으로써 찾아온다. 그가 얻기 위해 노력한 경제적 안정과 개인의 발전, 그리고 친구와 가족의 행복을 넘어 세상 전체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때가 이때이다. 이제 개인의 욕구는 사라지고 세상의 발전을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자기 삶이 세상에 의해 주어졌으므로 삶의 의미 또한 세상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에게는 소멸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소멸이 두려운 것이다.

: 생산적 책읽기 50, 168쪽, 안상헌, 북포스, 2008. 3.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모두가 주인공일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닌 대신, 나머지 아홉 명 중에 한 명인 촉진자로 살아가는 삶을 택할 수도 있어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독까지 덜어낼 줄 있는 촉진자의 삶. 그래서 저는 책을 읽겠어요.

여러분, 혹시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에 슬퍼하고 계신가요?


저라면 차가운 눈물 대신 따뜻한 책 한 권을 선택하겠어요. 그래서 세상 주인공들의 고독을 토닥여주고, 세상 주인공들에게 우리 모두를 위한 세상, 보다 나은 아름다운 세상을 이야기해 주겠어요.


책 읽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발전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가치관이 스며 있는 것들을 즐겨 읽어야 한다. 그리하여 삶의 최후 목적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 생산적 책읽기 50, 168쪽, 안상헌, 북포스, 200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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