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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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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에 의해 북해도에 대한 이미지가 잔뜩 부풀어 있던 내게 <삿뽀로 여인숙>은 불난 데 기름을 퍼붓는-_- 격의 소설이었다. 아니, 오히려 답답한 기분에 잔뜩 취해있던 내게 어디론가 떠나라고 부채질을 해대는 잔인한 소설이었다.

책 속의 주인공 진명이는 한없이 불안정해 보이는 소녀다.

너무도 위태위태해서 길 가다가 문득 만나면 어쩐지 뒤돌아보게 될 것 같은 그런 아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쌍둥이 선명이가 죽고 나서 그 괴로움을 잊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한없이 달리면 그 괴로움이 모두 바람에 날아갈 수 있을까?


스무 살의 나이라기엔 너무 많은 걸 잃고 너무 메말라버린 듯한 진명.

선명이가 사왔던 울리지 않는 종은 그들 사이를 잇는 알 수 없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귓속에선 먼 곳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달리고 또 달리고 보드카 선라이즈에 쉽사리 취해 빠져들고 은행을 털면 아카풀코로 떠날 것을 꿈꾸고... 불안한 젊음은 탈출을 꿈꾼다, 인가?


사람들은 많이도 변해간다.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모두가 크고 성장하고, 변해간다.

변하지 않는 건 과거로 사라진 이들 뿐이다.

삿뽀로에 가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까?

그건 진명이가 삿뽀로에 간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불러낼 것도 같다.

이 소설의 결말은 설레임과 더불어 긴긴 여운을 남겼다.. 진명이는 과연, 고스케를 만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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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준 선물 - 쉼표와 느낌표 1
유모토 가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푸른숲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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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년 전이었을까 평일이었는지 휴일이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창 밖에선 과일 장수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녹색 그늘 아래 매미소리가 휩쓸고 지나가는 여름의 한가운데, 하루가 기울어가는 한가롭고 고즈넉한 오후.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서 오후의 한가로움에 취해 읽어내려갔던 소설.  쉽고도 가볍게 술술 읽혀내려가는 내용이었음이도 불구하고, 문득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년 뒤인 지금에야 재판이 나온 걸 발견하고 며칠 전에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직 삶에도 미숙하고, 죽음에도 다가가지 못한 세 소년. 그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동네의 한 할어버지네 집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곧 죽을 것'이란 기대와 두려움으로 그 할어버지를 관찰하는 동안,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할아버지의 삶 속으로 뛰어들게 되고,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할어버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져간다.

집 안의 자질구레한 일을 넘어 함께 수박을 나눠먹고 속 깊은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친밀해져 가는 할아버지와 소년들. 소년 하라의 코 끝이 찡해오는 마지막 대사가 일품,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책의 막바지에 이르면 싸아- 하면서 가슴이 아픈 것도 아닌, 시리게 슬픈 것도 아닌 묘한 느낌이 저며들고 코 끝이 뜨끈해져 오면서 아득하게 그리운 기분이 퍼져나간다.

곁에 있어도 잘 하지 못하는 소중한 사람들과 저 멀리 떠나간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따스한 추억이 있으신 분이라면 지나간 따스한 기억에 웃음 한자락을 입가에 머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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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상
르네 벨레토 / 열린책들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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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한 것은 작가에 대한 호기심 이후였다. 르네 벨레토의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를 읽은 후, 그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내가 읽은 책이 영화로 나왔다는 것은 언제나 색다른 느낌이다-_-)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존 트라볼타가 열연하였다. 이 책의 제목인 <기계>로는 책의 내용이나 성격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영화로서의 제목은 책의 내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Face Off! 영혼과 육체를 뒤바꾸는 실험! 다른 사람의 영혼을 가진 내 얼굴을 바라보는 느낌은 과연 어떠할까?

결과적으로 이 책은 내가 먼저 읽었던 <하늘과 같이 땅에서도>와 다소 다른 느낌을 준다. <하늘..땅..>은 어딘가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고 하면, <기계>는 조금은 소름이 끼치고, 꺼림칙한 느낌을 준다. 설정 자체가 그러하지 않은가? 나의 얼굴을 가져간 악당이라니! 내 얼굴, 내 육체를 가진 악당이 무슨 짓을 벌일지 그것은 하늘만이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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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이 부르는 소리 - 잭 런던의 클론다이크 소설 잭 런던 걸작선 7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지식의풍경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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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의 <야성이 부르는소리>는 세계문학 전집류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특히 권하고픈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때, 문학전집류 속의 한권이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잭 런던은 그의 책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어 나간 미국소설가라고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늑대개>의 원작가라 하면 다들 한번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그러나 영화 <늑대개>가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위주로 그려진 것에 비해, 실제로 잭 런던의 소설에서 '인간'이란 단순한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

따뜻한 집에서 사랑 받고 자라는 햘통 좋은 개, 벅이 어느날 알래스카라는 극한상황을 만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안일하고 편안한 삶에서 벗어나 자연의 본성을 찾아가며 더욱 생생히 빛나는 벅을 통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전적으로 동물의 입장에서 쓰여져 있어, 인간과 자연의 공생에 대해 뒤돌아보게 만든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 위에서 당당히 살아가는 벅.
우리가 진정 있을 곳은 어디일까?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의 이 지루하고 안일한 삶을 벗어나면 우리도 벅처럼 자연 속에서 우리의 새로움을 찾을 수 있을까....똑같은 생활 속에서 일상에 지친 당신이라면 벅과 함께 알래스카로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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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 속의 뼈 -상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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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최근에 읽고나서, 전에 읽었던 <자루 속의 뼈>를 다시 집어들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 중에는 공포나 스릴러 형식 이외에도 의외로 심령적이거나 신비적인 내용도 눈에 많이 띕니다. 이 <자루 속의 뼈> 에서도 악몽이 중요한 스토리라인이 되기도 하고, 유령이라는 존재가 매우 일상적으로 등장하고 활동을 벌입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주인공의 계속되는 악몽, 별장 '웃는 사라'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비명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 주인공 마이클 누난은 몽환적이고 괴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비밀들을 파헤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Tip★ 스키븐 킹을 좋아하거시나 현대 미국베스트셀러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 속에서 또 다른 재미를 잔뜩 느낄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 책을 만나다! 현재 미국의 출판계를 엿볼 수 있죠. 주인공인 마이클 누난은 소설가로서 킹의 분신이라 할만한 인물로서 실제 킹의 사적인 면을 알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극 중에서 마이클 누난의 경쟁자격인 작가들은 실제 현재 미국에서 스티븐 킹의 경쟁자라 할만한 이들로서 킹 계역의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들이죠. 존 그리샴, 딘.R.쿤츠, 마이클 클라이튼, 톰 클랜시, 로버트 러들럼, 패트리샤 콘웰....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메리 히긴스 클라크가 누난의 강력한 경쟁자이더군요^^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내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책인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는 이 책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기도 합니다. '스트릭랜드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키 소설 중에 나오는 귀에 익은 팝 제목들이 반가운 분이시라면, 소설 속에서 또다른 소설들을 찾는 재미를 아실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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