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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8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7월
절판


요전에 했던 제 꿈 얘기를 계속해볼게요.
파리에 살며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하면,
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고 싶어요.
갑자기 프랑스로 가는 것이 힘들면, 일본에서 공부한 뒤라도 괜찮지만, 장래에는 파리에 살며 카메라를 들고 온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어요. 왜 다큐멘터리냐고요? 일반 영화는 어차피 꾸며낸 이야긴걸 뭐, 그런 느낌이 들지만, 논픽션이라면 대단하구나 싶고, 또 납득이 가기 때문이죠.

이건 영화는 아니고 텔레비전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 야쿠시마 특집을 했었어요. 조몬스기라는 삼나무가 있는데, 7200년이나 살았대요. 일본에 그렇게 대단한 것이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조몬스기 앞에 서 있다고 상상해봤어요.
조몬스기 입장에선
제 인생 따위는 아주 작을지도 모르지만,
같은 순간이더라도, 많이 감동하고 많이 노력하고 싶어요.

                 - 미유 & 프로키로부터

(알리오 올리오 中)-00쪽

도오루 삼촌에게

안녕하세요.
오늘 나는 새로운 별을 만들었습니다.
오로지 나에게만 보이는 별입니다.
겨우 3광일의 거리에 있어요.
이름은 알리오 올리오.

저는 도오루 삼촌에게 편지를 쓸 때
커튼을 살짝 열고 별을 바라봅니다.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고,
삼촌에게 도착하고,
삼촌이 읽을 때까지
3일이 걸립니다.
그때, 알리오 올리오의 빛이 도착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나의 편지는 빛의 빠르기로 경쟁하고 있어요!

삼촌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나는 모르고,
삼촌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내가 무엇을 할지도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알리오 올리오가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미유&프로키로부터
(알리오 올리오 中)-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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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8월
절판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은 절경 속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같이 걷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여행자들로,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경치 속에 둘러써여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그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10쪽

운전석으로 되돌아온 아저씨가 시동을 걸면서,

"이봐, 학생. 지금부터 10년 후에 자네가 돌아오고 싶어 할 자리는 분명 이 버스 안일 거야. 잘 한번 둘러보고 외워두라구.
자넨 지금, 먼 훗날 자신이 돌아오고 싶어 할 장소에 있는 거야."

라고 알 수 없는 말을 했다.-70쪽

휘슬이 울렸다.
출발대에 서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뭔가를 시작할 때의 내가......'
"제 위치로! 준비!"

'뭔가를 시작할 때의 내가 가장 겁쟁이고, 그리고 가장 용감하다.'

"출발!"
첫 스타트를 하고 물속으로 날아들었다. 손바닥이 물을 움켜쥐는 확실한 느낌이 온다. 내 몸이 물을 타고 있는 생생한 감이 든다.
-83쪽

아마 앞으로의 내 인생은, 무엇을 갖고 임하는지로 결정 날 거라 생각한다. 어떤 추억을 갖고 갈 것이냐, 하는 것으로 내 인생은 결정 날 것이다.

어쩌면 오늘 수영을 끝낸 그 순간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인생은 길지만, 최고의 순간이란 건, 이렇게나 빨리 찾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렇더라도,
최고기록이란 건 깨어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다시 최고기록을 깨기 위해, 앞으로도 살아나갈 것이다.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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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der 2008-03-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지는 제가 읽은 구판 기준입니다.
 
부석사 -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신경숙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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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하는 사람들이 걷는 이유를 알겠어.
생각을 없애기 위해 걸었던 거야. 그들은 생각이 괴로웠던 거야.
맞아, 생각이라는 것은 마음 속에서 기생하는 벌레 같은 것인지도 몰라.

_한창훈, <세상 끝으로 간 사람> 중에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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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7월
품절



내가 그 영활 최고라고 했는데 그 말을 잘 기억하십시오.
내 정신에 일격을 가한 영화였습니다.
물론 여러분 가운데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미래의 작가로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여러분의> 정신에 일격을 가하는 그런 영화나 연극이나 오페라를 보는 일입니다. 자신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고, 자신의 감수성을 폭발시켜줄 그런 일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_<소설> 구판 上--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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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5월
구판절판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넘기기만 하면 된다. 너무도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언어는 그저 언어일 뿐이고, 우리는 언어 이상도 언어 이하도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온갖 일들을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의 다른 무언가로 바꾸어놓고 이야기하고, 그 한정된 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우리의 언어는 진짜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적어도 나는- 늘 그러한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하고. (머릿말 중에서)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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