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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 소료 후유미 걸작선 2
소료 후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여기저기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소료 후유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3명의 작가중 하나다. <선인장>은 소료 후유미의 신인시절 단편이다.(사실 신인시절에 그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편집 시리즈 1인 끝나지 않은 사랑(제목이 맞는지..)도 있는데 솔직히 이쪽은 느낌이 별로였다. 굉장히 옛날에 그린듯 싶었고, 그래서인지 그녀 특유의 색채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인장>은 굉장히 임팩트 있는 단편집이었다.
'하나'와 '유키오'가 나오는 단편 시리즈인 선인장, 피칸파이, 월식.(주인공이 동일하고 이야기가 이어진다-아예 그냥 단행본으로 따로 분리해서 내어도 좋았을 텐데.) 이 이야기 굉장히 좋았다. 쉽게 볼수없는 마이페이스 스타일의 멍한 여주인공과 바람둥이 남주인공이 그럭저럭 귀여운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밖에 3편에 단편이 있는데 뒤의 2편은 그냥 그렇고, 진짜 좋았던 단편은 '퇴색하는 오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남자 사사하라. 그런 그에게 꼬여드는 여자들. 사사하라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들의 내부의 욕망을 들추어내고, 조롱한다. 그리고 그런 그를 말없이 지켜보는 사사하라의 친구, 오카다. 그는 사사하라를 재미있고 특이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경멸한다. 어느날 오카다는 사사하라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최고의 여자인 미나코를 소개시켜준다. 미인이고, 지적이면서도 그것을 딱딱하게 보이게 하지 않는 화려함이 있는 여자, 미나코.
소료 후유미의 만화는 평범하게 전개되다가도 갑자기 뒤통수를 친다. 어떤 장면에서는 쓸데없는 대사를 넣지 않고, 오직 정적인 동작으로 동작을 표현하는 데, 그것이 정말로 탄성을 내지르게 만든다.
이 퇴색하는 오후에서도 그녀의 그 장기가 잘 드러났다. 특히 클라이맥스의 오카다의 내면의 감정분출과, '다음순간 처음보는 광경이 내 눈을 꿰뚫었다'라는 문장은 정말 소름끼칠정도였고. 소료 후유미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체도 여전했다. 선인장에서는 아무렇게나 쓱쓱 그어댄듯한 펜체랄까? 그런 느낌이었는데, 굉장히 좋았다.
원래 내가 소료 후유미를 좋아하기 때문에 쓴 것도 온통 장점뿐이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말기 바란다. 이 감상은 전적으로 내 취향이기에. 다시 쓰기가 귀찮아서 그냥 마이페이퍼에 써놓은 내 글을 복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