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이청준 문학전집 중단편소설 8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바닷가 사람들]
지금은 식상하지만 당시에는 약간의 호응이 있지 않았을까. 달이 하나를 바다에 잃고도 다시 바다로 간 아버지,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 이들의 모습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 어린 아이인 '나'의 시선을 따라 바닷가 사람들의 모습이 꽤나 운명적으로 그려진다. 또 그러한 삶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석화촌]
별녜와 거무. 이름의 의미가 재밌다. 20년도 넘은 소설이 재밌게 읽혀지는 것은 소설의 밑바탕에 있는 전설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소설 안의 세계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고 호기심을 주는 것이다. 김동리의 <무녀도>를 읽는 느낌이 났다.

<노송>
어른 티가 나는 소설

<섬>
꿈 속에 나타나는 암울한 섬의 실체를 찾기 위해 실제로 섬을 방문하는 이야기 홍순철, 강형, 나(이선생) '섬을 떠날 때는 섬의 모든 것을 다시 섬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어도>
'섬은 그 섬이 거기 있다는 믿음을 통해서만 인식되는 가상 현실' 참 대단하다. 읽으면서 몇 번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제주라는 섬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언젠가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 섬에서 멀어질수록 섬은 묘한 보라빛을 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자꾸 섬을 다시 찾는다고 했다. 제주섬의 보라빛이 이어도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어도는 -천남석이 제주로 돌아온 것만 보더라도- 제주의 또다른 실체가 아닐까 섬 사람으로 태어나 죽어서도 섬을 맴도는 한이 서린 운명적 섬의 모습이 아닐까.
확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섬 사람이 아니므로...그러나 <이어도>를 통해 그러한 기분은 잠시동안 느낄 수 있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양주호 국장의 말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는 거였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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