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거나 죽지않고 살 수 있겠니 -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이지형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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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기만 했던 1930년대. 이상이나 박태원이 말하던 음울하고 어두운 일제치하. 우리의 기억 속에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이들은 윤봉길 같고 유관순 같다. 27살의 젊은 작가가 이 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고 했을 때부터 시선을 끌었다. 작가는 현대적 감각으로 역사 속의 장면을 포착한다. 그래서인지 당시의 모습에서 우리는 현재를 보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주제가 성공적으로 내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작가 이지형의 시도는 소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진지하거나 사적인 것에 대한 반항. 거기에 통념을 뒤집는 기발한 발상. 재치넘치는 표현과 섬세한 이미지. 잠시 졸다가 잠이 확 깨인 것처럼 정신이 바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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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상
김다은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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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작가들이 경험에 의존해서 글을 쓴다. 작품의 배경이나 인물의 모습, 소설의 플롯등을 보면 그들이 살아왔던 사회를 크게 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작가 김다은은 상상의 힘을 빌어 소설을 써 나간다. 이전 작품인 '푸른 노트 속의 여자'나 '러브버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위험한 상상'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상상은 자유롭고 은밀하다. 그러나 현실 속으로 들어왔을 때 상상은 위험해진다. 이번 소설에서 작가는 상상 역시 제도와 권력에 감시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것은 사람들이 내보이기 싫어하는 인간 내면의 진실이다.

그러나 심오한 주제와는 달리 소설을 이끌어가는 문체는 가볍고 경쾌하다. 남녀의 사랑이라는 소재 또한 부담없이 소설에 다가가게 한다. 거기다 작가의 의식과 맞물려 줄거리를 엮는 방법은 작가 김다은이 가진 새로운 글쓰기 영역의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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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소년병
최인훈 / 세계사 / 198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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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소년병]
나흘동안의 일이 흐트러짐 없이,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 문장이 그리 매끄럽지 못하지만 소년의 입장을 드러내 주는 대로 큰 문제는 없다. 소설에서 흐르는 분위기가 맘에 든다.

[GREY 구악부 전말기]
학문엔 흥미를 잃은 현이 그레이 구락부라는 조직 속에서 삶을 다시 보는 희망을 느끼면서 소설은 끝난다. 어조는 간결하다.

[웃음소리]
무진기행을 읽는 느낌이다. 이 소설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환상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예수의 팔베게에 자신이 누워있는 장면이다 의지하고픈 자아의 모습을 드러내 준다. 끝부분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좋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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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문학동네 시집 3
이정록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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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의 첫 시집이지만, 습작시라고 할 만하다. 재밌지는 않다. 습작량이 많다는 정도만 짐작케 해준다. 제목은 맘에 들었는데,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작가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자연 친화적 작가'라고 말해야 할 꺼다. 시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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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1 - 생명연습 외 김승옥 소설전집 5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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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염소는 힘이 세다>이다. 후렴구처럼 나오는 말들, '염소는 힘이 세다. 그러나 염소는 오늘 아침에 죽었다. 이제 우리집에 힘센 것은 하나도 없다.' 시적이면서도 소설의 구조 안에서 어색함이 없다. 게다가 재미까지 겸비했다. '힘센 것'들 속에서 힘이 없는 주인공네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은 일상적이고, 아련하다. 나 역시 내 주위의 '힘센 것'들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너무 익숙해서 느끼고 있지 못했지만, 김승옥의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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