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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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반전이라니, 그 반전속에 드리워진 어둠이 무엇인지 무척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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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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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 공포, 집, 여성 』

엘리자베스 개스켈 / 버넌 리

루이자 메이 올컷 / 메리 셸리







「지킬 박사와 하이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드라큘라」의 19세기 남성 고딕 작가의 느낌과는 다른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는 여성 고딕 작가!! 확연히 대비되지는 않지만 현실과 맞닿아있는 초자연적 현상의 묘사는 그야말로 최고라 단언할 수 있다. 여성 작가만의 섬세함과 세밀함으로 서서히 조여오는 심리적 압박은 왠지 현재의 사건사고와도 같아서 무심코 지나치기엔 후한이 두렵기도 했다는거... 그만큼 이 책에서 주는 공포는 시대적으로 남성들에게 당한 박해와 침묵이 되풀이되는 지금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공포, 집, 여성>은 엘리자베스 개스켈, 버넌 리, 루이자 메이 올컷, 메리 셸리가 들려주는 공포로 이성과 감성을 자극하여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 책을 통해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여성 그리고 순종이란 관례에 얽매어 있던 여성들의 외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너와 나 사이에 일어난 이 일에 대해

말로는 꺼내지 말아달라는 조건을 달 거야.

질문을 하는 건 날 죽이는 일이나 다름 없단다.




19세기의 네 명의 여성 고딕 작가가 들려주는 초자연적인 공포... 책을 덮은 뒤... 서서히 목 죄어오는 공포는 독자의 몫이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의 수석 수습생 카를... 아버지는 자신의 딸 아나와 그가 결혼하기를 바랐다. 문제는 그가 보이는 과한 관심과 애정에 짜증이 난 아나는 마침 친구의 초대로 카를스루에 가게 되었고, 사교 클럽에서 눈에 띄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품위있고 정중한 무슈 드 나 투렐의 태도에 호감이 갔지만 이면에 드리워진 사악함을 마주하게 된 아나는 사람들의 등에 떠밀려 그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회색여인>은 도망자의 삶을 살았던 여인의 공포를 보여준다.

왠지 노래 제목같기도 한 <오키 오브 오키허스트, 팬텀 러버>는 이중적 면모를 드러낸 팜므파탈적 소설이었다. 부부의 초상화를 그려달라 제안을 받은 화자는 경탄스러울정도로 아름다운 고택을 방문해 초상화를 그리게 되는데, 절묘한 우아함을 자아내는 오키부인의 나르시스같은 모습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오래전, 그의 가문에 이끌리던 섬뜩한 소문이 있었으니 과거인지 현재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환생의 공포에 휘말리게 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억압하는 스릴도 맛볼수 있다는거...

루이자 메이 올컷의 <비밀의 열쇠>는 저자의 이중적 활동을 옅보는 듯 했다. 얼마전에 만났던 '작은 아씨들'은 삶의 극복과 희망적 성장을 보여줬는데 이 작품은 침묵에 대한 불안 그리고 불행을 그려냈다. 트레블린 부부의 대화 중 하인이 건넨 카드를 받아든 리처드는 그를 찾아온 검은 수염의 남자를 만나러 흥분한 표정으로 일어난다. 아내 앨리스는 남편이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는듯하여 그들의 대화를 옅들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채 주저앉고 만다. 충격으로 인해 남편은 생을 마감하지만 마지막까지 곁에 있지 않았던 그녀... 얼마나 지났을까? 대번트리 대령의 편지를 들고 찾아온 소년 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마지막 메리 셸리의 <변신>은 '프랑켄슈타인'과 무척 닮아 있었다. 길들이기 힘든 성정을 타고난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을 탕진하며 살았다. 어린시절 함께 자랐던 줄리엣을 되찾기 위해 고향을 찾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방탕한 삶을 살고있는 그가 탐탁치 않았으니... 그에게 남은건 오로지 증오와 복수뿐이었다는거... 과연 그는 또 다른 나를 버리고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와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공포, 집, 여성> 속의 작품은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있지만 이면의 어둠을 되새기자면 무척이나 섬뜩한 느낌이 든다는거... '회색여인'은 사악한 남편으로 인한 도망자의 삶을 살았던 여성의 박해와 아픔이 묻어났고 '오키 오브 오키허스트, 팬텀 러버'는 저질렀던 죄의 대가는 어떻게든 대물림된다는 공포를 선사했다. 또한 '비밀의 열쇠'에선 의미없는 귀족이란 이름의 멍애의 굴레와 존재만으로도 악이었던 '변신'은 어리석은 자만의 호독한 최후를 보여줬다. 고딕소설이 주는 특별함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고 이 책을 마주하는 독자가 인간의 어떠한 내면을 봐야할지 직시하게 해줬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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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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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인 게 안타까워.
게다가 너무 어리고. 아, 여자애여서...
그리고 너무 어리고... 판단력도 아직... 생각이 모자라니...
아... 잊지 않을 거라고 했지?




사회의 불안을 다룬 '센세이션 소설'로 <엉클 사일러스>는 음모와 범죄 그리고 감금과 탈출을 그리는 고딕문학이다. 한없이 러브스토리를 보여주려는 듯 상속녀를 향한 속내를 드러내며 스릴넘치는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그 뒤에 숨은 음모... 유령이 나타날 것 같은 미신을 통한 성격장애로 쉼없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주인공 모드 루틴의 유일한 핏줄인 아버지 오스틴 루틴이 스베덴보리 교파에 심취해 영적인 세계를 신봉하며 딸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야했던 그녀는 과연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될지... 모드 루틴은 그저 희생양일까? 아니면 의지를 불태우는 개척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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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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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001

『 죄와 벌 : 상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인간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는 원죄란 무엇일까? 아담과 이브가 금지된 선악과를 따먹고 평생을 시험에 들게한다는 그분의 원죄를 따지기전에 인간으로서 가져야할 이성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벼는 고개를 숙인다는데 인간은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만큼이나 경험한 바가 많으니 더 꼿꼿해지는 성향에 옳고그름의 선이 명확해져 간다. 다시 말해 인간적 이해의 상실이랄까?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나의 잣대에 따라서 인정의 수준이 달라진다는거... 그 선의 경계는 저마다가 다르다는 것이다.

<죄와 벌>에선 이성을 가진 인간이, 이해의 경계선에서 내면의 갈등과 고초를 겪는 인문학적 글로 흔들리는 자아와 마주하게 했던 고전문학이었다. 벌을 받아 마땅한 자는 누가 정할 것이며 그에 대한 심판은 저마다의 나라에 한정된 법으로만 잣대를 들이댈 것인지... 이 책을 통해 경계를 허물어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일을 행할 때

의지와 이성을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일의 모든 상세한 점들에 대해

가장 사소한 부분까지 익히게 되면,

모든 곤란한 부분들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극복될 것이다.....



밀린 방세때문에 여주인을 마주하기가 두려운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 (일명 로쟈)는 가난에 찌든 자신의 삶이 처절하기만 하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필요악인 존재들이 많음에도 노력없이 편하게 사는 인간들이 불합리하게만 보였던 그는 '그 일'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겁 먹지않고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남루한 자신의 모습이 한탄스럽지만 이런 사소한 것은 잊고 일단 선술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만난 퇴역관리 마르멜라도프는 로쟈에게 대화를 청하며 찌든 술잔을 기울인다. 아무리 일을 해도 비참한 생활은 변함없었던 자신이 희망없는 삶에 무릎꿇고 술주정뱅이가 되어야했던 방랑... 어린 딸아이를 거침없는 생활전선으로 몰아내고 방 한칸에 배를 곯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자신은 그저 아내의 손찌검을 견딜뿐이라고... 한편 어머니로부터 도착한 편지엔 동생 두냐에게 청혼한 사람이 있고 결혼식을 위해 로쟈를 찾을거라는 내용이다. 문제는 동생의 남편감이 경제적인 이유로 흠잡을거리를 찾았다는 불안함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는거... 이 결혼을 승낙하면 불행한 삶을 살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던간에 로쟈는 더이상 지체하지말고 '그 일'을 해야만 했다. 전당포 여주인이 혼자 집에 있는 그 시각... 도끼를 빼들어 머리를 내려치고 주머니에 있는 열쇠를 꺼내 돈이 되는 것들을 닥치는대로 주머니에 우겨넣었다. 그때 방 한가운데 넋잃고 서 있던 그녀의 동생... 숨이 막힌듯 소리도 내지르지 못하고 서 있던 그녀에게 달려들어 똑같이 해주었고 피웅덩이는 더 커져갔다. 로쟈의 '그 일'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인간의 이성과 의지는 헛된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어떠한 일을 하고자 할 땐, 분명히 목적이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죄가 된다면 이성으로 저지해야 함이 옳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일'에 대한 의지로만 각인되어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더 높은 관리들이 아니라 나약하고 힘없는 무례한 인간에게 죄를 범한 주인공 로쟈... 마치 미래에 대한 불안속에 떨고있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외침인 듯 했다. 고전문학의 진정성과 인간의 내면을 통찰한 <죄와 벌>... 곧바로 다음편으로 이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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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책세상 세계문학 4
쥘 베른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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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세계문학 004

『 80일간의 세계 일주 』

쥘 베른 / 책세상




재미없는 남자랑 오래도록 여행을 해야 한다면? 일찌감치 여행계획을 접고 말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는 점... 계획하진 않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관대함과 가방가득 넉넉하게 담아둔 돈만 있다면 못할게 없다는거...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준비된 남자라고 해야하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차도남 같았다.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지만 매너를 겸비한 신사에다 외모까지 출중하다니 함께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게 어려울 지경이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쥘 베른을 전 세계에 알린 명작소설로 그가 상상한 영웅의 기원담과도 같은 이야기라고 한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촌에게 산호 목걸이를 사주려고 아버지 몰래 원양어선을 탓지만 일찌감치 발각되어 잡히고 말았다는 경험담과 함께 이 책을 만나보니 주인공에 저자를 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왠지 자신이 원했던 모험을 책 속에 가득 담아낸 듯 해서 읽는내내 입가에 그려진 미소를 지워내기 어려웠다. 과연 그의 여행길에 어떤 에피소드를 가득 담아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오늘이 10월 2일 수요일이니까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8시 45분까지

이곳 런던 리폼 클럽 휴게실에 돌아와야 하는군요.



런던 리폼클럽에 수수께끼와도 같은 남자가 있다. 눈에 띄는 외모에다 세련되기까지하며 잘생긴 신사 필리어스 포그... 이렇게 특별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습성이 있었으니 바로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간관리와 생활습관이었다. 물의 온도가 1도나 차이난다고해서 하인을 해고 했으니 더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어쨌든 먼저있던 하인을 해고하고 새로 들인 장 파스파르투 또한 계약이 성립되자마자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만다.

여느날과 다를 바 없이 리폼클럽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던 포그는 은행에서 벌어진 거액의 도난 사건을 두고 한창 이야기를 펼치는 중이다. 돈을 훔쳐간 범인은 그냥 도둑이 아니라 신사였고 어디로든 도망갈 수 있는 재주를 가진 그 인물은 작아진 지구를 돌며 도망할 것이라 말한다. 문제는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고작 80일이 걸린다는 근거를 내세운 포그에게 그것을 증명한다면 돈을 걸겠다는 제안까지... 이를 계기로 80일 안에, 시간으론 1920시간 그리고 11만 5200분 안에 지구 한바퀴를 돌고 오겠다는 내기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떠난 직후, 은행 절도범이 포그이며 그를 추적하라는 체포영장을 받고 픽스형사가 그의 뒤를 쫓는데... 이에 벌어진 파장은 무척이나 컷다. 정신도 온전치 못한 사람을 상대로 내기를 한 리폼클럽의 회원을 비판했고, 영국의 도박꾼은 그의 성공을 두고 상당한 판돈을 걸었으며 증권거래소의 선물거래도 시작되었으니...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그야말로 상상이상의 무엇을 보여준다. 불편하고 조급함은 모두 독자의 몫...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세상 편안함을 유지하고 있다. 나 이외에는 관심없는 척하지만 옳고그름을 지나치지 못하고 내 사람만큼은 끝까지 책임지는 의리 또한 보여준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당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제대로 돈을 쓸줄 아는 쿨한 매력까지 겸비한 주인공...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그의 여정에 함께 동참한 듯 배멀미를 하며 숨가쁘게 달리는 듯 했다. 이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얼른 장바구니에 이 책을 담으시길... 후회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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