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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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다른 책속의 이야기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교과서에서도 등장할정도로... 그만큼 이 책이 주는 의미가 현대에는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되고 적지않은 깨달음과 교훈을 남기기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한 생을 노인과 소년의 삶에 대입시켜 세상과 사투를 벌이는 삶을 보여줬지만 단편으로는 세상의 무관심과 인생의 허무를 보여주기도 했다.

헤밍웨이의 마지막 작품인 '노인과 바다'는 책의 배경이 된 쿠바에서 집필되었고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거머쥘만큼 짧은 단편이지만 작품성이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현재에도 헤밍웨이라고 하면 바로 노인과 바다를 말하니, 그만큼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고 있는 대표 소설이기도 하다.

 

 

쿠바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현재 84일째 물고기를 낚지 못하고 있다. 다섯살때부터 산티아고의 배에 함께 오른 마놀린은 심적으로 그를 의지하고 따랐지만 고기를 못잡은지 40일이 지나자 그 배에서 내리고 만다. 물론 마놀린의 의지는 아니었다. 오랜기간 고기를 잡지 못하니 그의 부모는 재수없는 자라며 반강제적으로 다른 배에 태운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약한 소년은 매번 빈 배로 들어오는 산티아고를 보며 마음 아파했고 그의 끼니를 걱정했으며 무거운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챙겨온 아침을 분주하게 보낸 노인은 85일째 되는 날 커다란 말린(=청새치)을 잡게 되고 노인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투를 벌이게 된다. 낚시줄을 붙잡은 채 이틀을 보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말린과의 사투 끝에 잡게 된 노인은 또 한번의 시련과 마주하게 되는데... 커다란 말린을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노인은 그것을 배 옆에 묶은 채 집으로 향했고 피냄새를 맡은 상어가 찾아와 또한번의 사투를 벌인다. 삶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을 때 남긴 노인의 한마디는 기억에 오래도록 각인된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거야

 

 

나약한 인간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로 거침없었던 항해의 순간이었다. 인간은 목표한 바를 이루기위해 뒤돌아 볼 겨를 없이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가지만 성공한 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처음 결심한 바와는 달리 초심을 잃고 헤매는 경우를 쉽지않게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노인과 바다'에서는 세상의 시련들을 말린을 통해 보여줬고 열정이 식지않은 노인의 삶을 대변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삶이란 무가치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어떤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그 또한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혹은 실패한 삶을 살았더라도 책 속의 마놀린처럼 외면하지 않고 노인의 삶을 끝까지 응원하는 이가 존재했음을 깨닫게 해주었던 소설... 버겁고 힘든 시기를 지내는 우리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패배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다시 만나는 고전은 좀더 진하게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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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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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새겨넣은 음율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만난다. 음악은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언어로 자리매김 해 왔다. 문자가 없던 시기, 인간은 음악과 미술로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들을 드러냈고 소리를 낼 수 있는 물건을 통해 음율의 높낮이와 길이를 조절하여 언어를 창조했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사람의 마음속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음악이 존재하다는 것...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영원히 남을 음율은 가슴깊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 음악미학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음악미학은 철학의 한 분야로 '음악학' 과 '미학'을 연결짓는 학문이며 이는 음악의 철학적 시각과 음악이 주는 아름다운 가치에 관한 연구라고 한다.

음악의 역사를 보면, 고대 피타고라스의 천체음악론을 시작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미학, 그리고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등의 철학적 미학은 음악미학을 형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귀가 좋아하는 것은 마음도 좋아한다는 것에 무조건적인 공감을 느꼈는데 모방 예술이 모방으로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과 연결지어 재탄생시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바퇴는 음악 또한 자연이 지닌 그대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이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헤겔은 객관적인 시간속에서 진행되는 예술이 음악이고 음악의 시간은 경험으로 쌓여진 시간이며 음향적인 재료를 조직하는 시간의 조직체라 했다. 그렇게 음악엔 철학이 있다고 주장한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핵심 주제인 '의지'를 객관화하여 등급을 나누었는데 바로 음악은 최상의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 예술은 '이념'을 중시하지만 음악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진 '의지'를 모방했기에 독립된 형이상학적 공간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가장 주의깊에 봤던 부분은 역시나 현대음악의 해석부분이었는데, 음악은 결국 사회를 품는다는 부분에서 BTS의 '봄날'에 관한 해석이었다. 뮤직비디오 속 놀이기구에 걸린 노란리본을 통해 아픈 그리움에도 만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시각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음악이 주는 사회문제는 결코 작지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이 현재 보편적으로 해석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후련한 마음도 있겠지만 아무리 팝이나 퓨전음악으로 표현했음에도 저며오는 느낌은 그만큼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져 있기 때문일것이다.

음악은 언어다. 발음기관을 통해 '소리'로 드러나는 음향이지만 그 속에는 울림이 있기에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적 문법'이라고도 한다. 마치 딱딱한 학문같지만 음악은 여전히 음악으로서 가진 힘이 분명히 존재한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무언의 언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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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과 극소의 빵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0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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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크의 주주인 니시노소노 모에는 나노크래프트의 사장 하나와 리키야의 초대를 받아 친구들과 방문하게 된다. 또한 하나와와 모에는 어릴 때 부모님이 정한 약혼 상대라고 하는데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재와 천재가 만나 나눈 대화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숫자였고 포도주 몇잔으로 모에는 정신을 잃고 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모에의 눈앞엔 시키박사가 있었고 오늘밤 진기한 '인간의 죽음'의 메세지를 들은 모에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된다.

발빠르게 움직인 모에는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을까?? 과거 사체유실 사건이 일어났던 것 처럼 또다시 발생한 사건... 도대체 왜 인간의 죽음을 한낱의 프로그램으로 보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잘못을 심판하려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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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모형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9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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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M시리즈의 아홉번째까지 오니 뒷페이지의 설명이나 프롤로그에서 던지는 저자의 트릭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독자의 판단을 흐리고 설득력이 강해서 범인을 추정하는데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를 많이 읽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F가 된다'시리즈는 이공계 미스터리이기때문에 밀실의 트릭을 예상하더라도 경우의 수가 넘치기에 섣부른 판단은 예상을 항상 뒤엎는다. 이만큼 스토리가 진행될 때까지 아주 다양한 트릭과 광범위한 지식을 포함하기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하는 게 적확한 표현이다. 아! 이 책을 읽으면서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는 단어 '적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사실... 미스터리한 사건에서 적확이란 표현을 쓰는게 가능할까 싶은데 유독 이 스토리에서는 유효하다.

특히 '수기 모형'은 평소 관심사이기도 했던 모형을 소재로 했다는게 흥미로웠다. 한참전 동생과 함께 건담을 조립하고 대형 레고를 구입해 며칠을 날 새 가면서 성을 쌓았으며 DIY조립을 좋아해 소형 하우스를 조립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특히 프라모델과 같은 모형 마니아가 등장해 읽는내내 눈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섬뜩하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그 속에서 벌어진 밀실 사건, 그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번엔 인물들의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현재 담화를 나누는 세 사람... 사이카와, 기타 호쿠토, 다이고보 야스토모는 오랜 동창생으로 사이카와와 기타는 같은 대학의 교수, 작가이면서 모형마니아이기도 한 다이고보는 모에와 친척사이다.

모형 교환회 행사를 주최한 다이고보는 모에를 초대했고 그날 밀실 사건이 벌어진다. 한쪽에서는 데라바야시와 만나기로 한 가미쿠라 유코가 목이 졸려 사망했고 다른 한쪽은 쓰쓰미 아스카가 사망한 상태에서 목이 잘려나간 상태인데 문제는 두 곳 다 밀실상태였다는 것이다. 또 아스카가 사망한 곳에는 용의자도 함께 쓰러져 있었는데 회사에 재직하면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데라바야시 고지는 행사에 참여자로 고장난 피규어를 수리하던 중 뒤통수에 강한 충격을 받아 쓰러져 있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사건이 모두 벌어진 상태였다.

형사들은 가미쿠라 사망의 용의자를 데라바야시로 지목했지만 다른 사건 현장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기에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다. 또 목이 잘려 사망한 아스카의 오빠 기요토는 다음 타깃은 자신일거라며 또 한번의 사건을 암시한다. 상황의 심각함을 깨닫고 사이카와와 동창들, 모에, 그리고 데라바야시가 기요토의 아틀리에를 찾았고 그가 만들어낸 소우주의 향연과 동시에 화염에 휩싸인다. 그리고 잔해 속에서 발견된 아스카의 머리... 과연 진범은 누구이고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인물들의 관계가 얽혀있어 오히려 용의자에서 배제할 인물이 몇 존재했다. 모에는 애초부터 용의자로 지목된 데라바야시는 범인이 아니라 추정한다. 사건현장을 쫓아다니고 겁도없이 위험 인물들과 움직이면서 자신의 추리를 완성해 가는데 입을 다물고 사건을 직시하는 사이카와는 그런 모에가 위태롭기만 하다. 자신이 소속된 학교의 학생이기도 하지만 무턱대고 사건을 쫓는 모에가 못마땅 할만도 한데 티를 내지 않는다. 이쯤되면 독자로서도 로맨스는 바라지도 않지만 제발 사고 좀 그만치라고 혼내주고 싶을 정도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가슴졸이는 사건이 계속된다면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다.

무엇엔가 푹 빠져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어떤 것도 삶의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니까... 하지만 그것이 광적인 호기심이 된다면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영향이 있다는 것... '수기 모형'은 이런 광적인 마니아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위험세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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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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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이 마나코의 취재를 하게 된 마치다 리카...

첫 대면할때 속마음은 왜 남자들이 그녀에게 끌렸을까? 의아했는데 그녀의 예쁜 글씨체와 애교가 섞인 나긋핫 목소리 그리고 남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간파하는 능력과 그것을 이용한 목적달성은 역시나 수준급이었다. 문제는 취재를 하는 도중 리카도 그녀에게 매료되기 시작하는데 항소심을 하기전에 옹호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제안한다.

가지이가 추천해 주는 메뉴와 맛집은 리카를 녹아들게 만든다. 그럼 녹아들게 만든 가지이가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녹아든 리카가 잘못한 것인지에 대해선 어떻게 판단할건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책을 읽는내내 배고픔에 시달려보기는 또 처음이다. 기가막히 맛 평가에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드는 버터!!! 이 책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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