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모형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9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S & M시리즈의 아홉번째까지 오니 뒷페이지의 설명이나 프롤로그에서 던지는 저자의 트릭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독자의 판단을 흐리고 설득력이 강해서 범인을 추정하는데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를 많이 읽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F가 된다'시리즈는 이공계 미스터리이기때문에 밀실의 트릭을 예상하더라도 경우의 수가 넘치기에 섣부른 판단은 예상을 항상 뒤엎는다. 이만큼 스토리가 진행될 때까지 아주 다양한 트릭과 광범위한 지식을 포함하기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하는 게 적확한 표현이다. 아! 이 책을 읽으면서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는 단어 '적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사실... 미스터리한 사건에서 적확이란 표현을 쓰는게 가능할까 싶은데 유독 이 스토리에서는 유효하다.

특히 '수기 모형'은 평소 관심사이기도 했던 모형을 소재로 했다는게 흥미로웠다. 한참전 동생과 함께 건담을 조립하고 대형 레고를 구입해 며칠을 날 새 가면서 성을 쌓았으며 DIY조립을 좋아해 소형 하우스를 조립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특히 프라모델과 같은 모형 마니아가 등장해 읽는내내 눈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섬뜩하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그 속에서 벌어진 밀실 사건, 그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번엔 인물들의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현재 담화를 나누는 세 사람... 사이카와, 기타 호쿠토, 다이고보 야스토모는 오랜 동창생으로 사이카와와 기타는 같은 대학의 교수, 작가이면서 모형마니아이기도 한 다이고보는 모에와 친척사이다.

모형 교환회 행사를 주최한 다이고보는 모에를 초대했고 그날 밀실 사건이 벌어진다. 한쪽에서는 데라바야시와 만나기로 한 가미쿠라 유코가 목이 졸려 사망했고 다른 한쪽은 쓰쓰미 아스카가 사망한 상태에서 목이 잘려나간 상태인데 문제는 두 곳 다 밀실상태였다는 것이다. 또 아스카가 사망한 곳에는 용의자도 함께 쓰러져 있었는데 회사에 재직하면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데라바야시 고지는 행사에 참여자로 고장난 피규어를 수리하던 중 뒤통수에 강한 충격을 받아 쓰러져 있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사건이 모두 벌어진 상태였다.

형사들은 가미쿠라 사망의 용의자를 데라바야시로 지목했지만 다른 사건 현장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기에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다. 또 목이 잘려 사망한 아스카의 오빠 기요토는 다음 타깃은 자신일거라며 또 한번의 사건을 암시한다. 상황의 심각함을 깨닫고 사이카와와 동창들, 모에, 그리고 데라바야시가 기요토의 아틀리에를 찾았고 그가 만들어낸 소우주의 향연과 동시에 화염에 휩싸인다. 그리고 잔해 속에서 발견된 아스카의 머리... 과연 진범은 누구이고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인물들의 관계가 얽혀있어 오히려 용의자에서 배제할 인물이 몇 존재했다. 모에는 애초부터 용의자로 지목된 데라바야시는 범인이 아니라 추정한다. 사건현장을 쫓아다니고 겁도없이 위험 인물들과 움직이면서 자신의 추리를 완성해 가는데 입을 다물고 사건을 직시하는 사이카와는 그런 모에가 위태롭기만 하다. 자신이 소속된 학교의 학생이기도 하지만 무턱대고 사건을 쫓는 모에가 못마땅 할만도 한데 티를 내지 않는다. 이쯤되면 독자로서도 로맨스는 바라지도 않지만 제발 사고 좀 그만치라고 혼내주고 싶을 정도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가슴졸이는 사건이 계속된다면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다.

무엇엔가 푹 빠져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어떤 것도 삶의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니까... 하지만 그것이 광적인 호기심이 된다면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영향이 있다는 것... '수기 모형'은 이런 광적인 마니아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위험세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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