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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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가파르게 올라가는 문명의 발달은 신세계를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미 과거를 살아온 노인에게는 이렇게나 빠른 문명이 버겁기만 하다. 중년의 나이로 SNS나 각종 커뮤니티를 이용할때 헤매면서 어떻게 물어물어 상황을 해결하지만 늙어진 부모님은 자동주문시스템으로 주문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 코로나로인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보니 이제 나도 슬슬 쉰세대로 진입하나 싶어 배움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미래로부터의 탈출>은 인간의 생존위기를 겪고 백명남짓 남아있는 이들의 끊임없는 사투를 보여주고 있다. 불편함없는 요양시설이지만 이곳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없는 노인들... 이상하게도 이곳으로 어떻게 왔는지 그리고 나이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이들은 그저 자신의 나이는 백살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가 어떤 의미가 있으며 저 밖의 세상은 누가 사는지 의문을 품었던 노인들이 벌이는 탈출극... 뭔가 어수선하면서도 긴박한 긴장감을 전해주는 이 소설은 생전 마지막 작품으로 고바야시 월드로 초대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에서 거의 똑같은 매일을 보내고 있는 사부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기를 쓴 것을 보니 처음 온 날짜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각 국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직원들의 언어는 알아듣지 못하겠다. 그러다 일기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암호와 같은 메세지... 나에겐 의문의 '협력자'가 있었고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이 메시지를 봤다면 신중하게 행동하라.

메시지를 봤다는 걸 들키면 안 된다.

여기는 감옥이다.

도망치기 위한 힌트는 여기저기에 있다.

조각을 모아라.

 

 

 

메시지를 확인한 사부로는 함께 탈출할 동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 엘리자, 책을 좋아하며 명석한 두뇌를 가진 도크, 기계에 능숙한 만물박사 밋치, 재미있게도 이 노인들은 '헌드레즈'라는 팀 이름도 정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팀은 아주 조용히 모종의 계획을 세우는데 갑자기 동료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며칠 후에 돌아온 그는 기억이 지워진듯 처음 본 듯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로봇 공학의 3원칙의 개념을 창시한 아이작 아시모프...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선 안 되고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자신 또한 지켜야 한다는 것... 인간문명의 발달은 유전자 변형을 꽤하면서 혼란과 마주하게 된다. 인공지능로봇은 이를 실현시키기위해 인간의 생명은 위협하지 않는다. 문제는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인간의 개념이 변화하기 시작해 로봇 공학 제0원칙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도 하지만 인간이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존재로도 문제시 되고 있다. 비록 이 책에서는 노인요양시설로 작품을 그려내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사실 이들이 진짜 노인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주름진 얼굴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는 몸 뿐이지만 이들의 예리한 판단력과 진취적인 행동력은 왠지 조작되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읽으면서 섬뜩했던 점은 로봇에게 사육당하는 느낌과 왠지 미래의 모습이 진짜 그럴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동시에 다가와 인간과 로봇의 윤리강령을 더욱 예리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라는 과제를 남긴 SF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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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7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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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

 

지하에서 눈을 뜬 아이는 차갑게 식어버린 엄마를 발견한다. 그곳은 길거리에 내몰린 사람들이 있는 곳... 아이는 하얀 입김을 불며 싸늘해진 엄마를 뒤로한 채 거리로 나선다. 이렇게나 휘황찬란핫 세상에서 자신이 설 곳이 없었던 아니는 창문으로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 잠시 눈을 붙인 아이는 엄마의 초대로 눈을 뜨고 예수님이 준비한 트리 앞에서 친구들과 온기를 나누게 되는데...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우리나라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위태로운 아이들이 분명 존재할텐데... 점점 목죄어 오는 전염병의 위협으로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 어떻게 버텨낼지... 다시한번 온정의 나눔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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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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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을 만나자마자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에 국어교사의 등장은 교사로서의 윤리를 무너뜨리는 게 아닌가 걱정되었기때문이다. 게다가 책 속 주인공은 허구의 언어를 무한정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자들... 바로 유명 문학작가와 국어교사...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까지 숨죽여 지켜봐야 했다.

 

애인으로부터 버려진 <국어교사>는 그동안에 벌어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혹! 그녀가 범인임을 의심치않게 만들었던 집착과 교사로서 입밖으로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 정확하고 친절한 잔인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과연 인간의 회귀본능처럼 벌어지는 16년 전의 비극이 어떤 진실을 품고 있는지 페이지를 넘겨보도록 한다.

 

 

 

 

16년전 5월 16일... 아침에 눈을 떠, 곁에 누워있던 크사버의 머리칼에 키스를 남기고 출근하는 일상이 너무나 행복했던 마틸다... 어쩐일인지 오늘은 왠지 내키지않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 후 집에 돌아왔다. 텅빈 집... 그리고 흔적없이 사라진 당신... 얼마 지나지않아 호텔대부의 딸과 결혼한다는 기사를 보게된다.

 

마틸다에게 먼저 다가왔던 그는 격렬한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서 함께 살게된다.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어 크사버와 행복한 삶을 꿈 꾸었던 마틸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에 그에게 말을 비쳤지만 한사코 거부했던 그는 철저히 피임을 했다. 사실 마틸다와 함께한 이유는 금전적 문제가 가장 컷고 그녀의 충실한 삶을 존경했기때문인데 나중엔 그저 피곤한 생각만 들었다.

 

 

 

당신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결말뿐만이 아니야.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들려줄게.

제목은 '국어교사'야.

당신도 함께 결말을 만들자.

중간에 덧붙이고 싶으면, 끼어들어도 괜찮아.

 

 

 

그렇게 지나버린 시간... 16년...

글쓰기 워크숍 프로그램을 맡은 마틸다와 강사로 선택된 크사버는 우연스레 재회하게 된다. 예전에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 소설을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천사 3부작'은 그를 무명작가에서 유명작가로 탄생시킨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재회한 그들은 예전처럼 허구의 대화를 그려내기 시작한다. 크사버는 사랑하는 두 여인사이에서 헤맸던 자신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마틸다는 어린 아이를 납치해 지하방에 가두고 묵언으로 사육한 이야기를...

 

이 이야기가 점점 벼랑끝으로 몰린 이유는 그렇게도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크사버가 재벌 딸을 만나 바로 아이를 가졌다는 점... 그리고 그 아이의 유괴사건으로 한참동안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점...

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국어교사 마틸다의 바른생활은 누구하나 의심할 겨를이 없을정도로 철저했다. 크사버와의 추억의 날, 장소, 그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이름까지 잊지않은걸 보면... 그랬던 그녀를 크사버는 부와 명예때문에 버리고 만다. 젊은 날을 모두 바쳤던 그녀였는데...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란 불안을 가졌던 크사버는 무엇이 그리도 두려웠을까...? 저자는 이 비극의 끝을 아주 현명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며 마침표를 찍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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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 - 지혜롭고 재치 있는 여성 작가들이 사랑을 말할 때
베카 앤더슨 지음, 홍주연 옮김 / 니들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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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영혼의 작용이다.....

이 한마디로 모든 사랑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놓은 것들> 저자 대프니 로즈 킹마의 추천사에 들어있는 말... 사랑은 신뢰의 언어로 인생의 여정에 거침없이 나아갈 힘을 주는 언어...

 

낯뜨겁다며 한 번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말이 바로 "사랑해~"였어요. 이게 뭐라고 입밖으로 내어 말하기가 어찌나 쑥스럽던지... 여성작가들이 전해주는 사랑의 말... 이 예쁜 말들을 많이많이 새겨 넣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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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 언젠가는 떠나야 할,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될 죽음에 대한 첫 안내서
백승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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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연명의료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효과를 얻을 수 없어 인공호흡기나 수혈 등의 의료행위를 통해 임종 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전 연명의료 거부신청'을 통해 이를 나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데 이에대한 제약사항은 따로 법으로 정해두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죽음으로 가는 길을 곁에서 지켜봤던 나는 안타까움과 대화의 부재로 다툼이 일어나는 것 또한 보게되었다. 현명한 죽음을 설계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대비하지 못해 이성에 의한 판단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역시 마지막까지 곁에 있는 사람의 보살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문제는 대비하지 못한 죽음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누군가의 손에 맡긴다는 게 버겁게 다가왔다. 평소 자연스레 죽음을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옛 어르신 말씀처럼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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