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만났을 때 첫 느낌을 얘기하자면 '어쩜 이렇게 예쁜 말이 다있지?'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좋아하는 저는 이 글에 예쁜 말을 죄다 넣어봤는데, 가장 먼저 넣었던 단어... 예뻤고 여전히 예쁘고 예쁘게 늙어갈 것이다...였답니다. 기쁨, 행복, 사랑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듣고 싶었던 단어를 넣으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이 책은 읽는 시간 내내 부드럽고 아늑한 느낌을 선물합니다.

  요즘처럼 감정이 요동치거나 누군가의 다독임이 필요할 때,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커피한잔과 함께 하면 왠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줄 듯 합니다. 저자는 잘 버티고 있다가도 뜬금없이 위태롭다거나 잘 붙잡고 있었는데 벼랑 끝에 추락하는 날 '마법의 주문'처럼 이 문장을 되뇌이면서 자신을 붙잡으라고 말 하는데요... 분명히 잘하고 있으니 잘했다는 말로 자신을 응원하고 이유없이 받는 위로도 필요하다며 낮은 목소리로 따뜻하게 말 걸어 주는 듯 합니다.

 

 ​ 가장 위로가 된 글,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의자처럼 살아갑니다'는 인간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지금, 그럼에도 우리는 관계를 유지하고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야 하지만 완벽히 균형이 맞춰진 의자라도 시간이 지나면 삐걱대기 마련이지요. 이렇게 우리는 매번 흔들리겠지만 교정하면서 조금씩 균형맞춰 살아가면 된다는 말이 몹시 좋았습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은 피하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미래니 현재를 충실하라고도 하네요. 이렇게나 예쁜 말들을 소심해서 전달하기 어렵다면 손글씨로라도 편지 한 장 띄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른했던 오늘 오후, 무척이나 한가롭게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나에게, 오늘을 잘 보냈고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 내일도 잘 할 수 있을거야...라며 메세지를 띄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러내지 않고 지니는 본능 중에서 인간은 공포에 휩싸이는 것을 극적으로 두려워 한다. 하지만 저자 마리 셸리는 괴담 이야기에 빠져있었고 친구들과 그런 말들을 하면서 재미삼아 괴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내기를 했다. 그렇게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괴물을 세상 밖으로 불러온 작품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당시 저자의 나이가 19세라 했으니 세간에선 손가락질도 받았지만 과학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역사상 최초로 SF장르의 문을 열고 인공생명체를 통해 대두되는 인간 윤리, 공동체 사회, 현재로 연결되는 AI문명 등의 이슈를 담은 프랑켄슈타인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책 속으로 빠져보도록 하자.

 

 

  이 글은 로버트 월턴마거릿 누나에게 보내는 편지문으로 되어있다. 어릴 적 발견이라는 목표를 향한 글을 썼던 토머스삼촌, 월턴은 삼촌의 글을 보며 북극탐험을 꿈꿨고 목표한 바가 이루어져 현재 북쪽으로 순항을 하고 있다는 안부편지를 쓴다. 어느날 흑한의 바다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그는 얼음바다에 빠진 이방인을 구하게 된다. 그가 바로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었고 그의 끝 모를 슬픔의 눈빛은 연민과 동정이 쌓이게 한다. 그렇게 친구가 된 프랑켄슈타인은 월턴에게 자신이 겪은 고통의 날들을 얘기해 주는데...

 

  풍요로운 어린 시절, 여행 길에서 만난 자연철학자의 책은 프랑켄슈타인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불멸의 묘약으로 유령과 악마를 불러낼 수 있다는 생각 끝에는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창조자가 될 수 있다는 의식에 다다르게 된다. 그렇게 위험한 창조물의 실험을 실행한 그는 괴물을 만들어 냈고 깨어나자마자 경악하며 버려진 괴물은 선의를 드러내기도 전에 혐오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로부터 흔적을 감춘다.

 

  불행한 창조물은 그렇게 복수를 시작했고, 고칠도리 없는 악행을 저지른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손으로 이 모든 것을 끊어버리겠다며 괴물을 찾아나선다.

 

  시대적으로 보면 산업혁명으로 사회가 격변하고 과학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진보적인 지식을 추구하였다.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인체실험, 생명공학 등의 과학발전 뿐만아니라 인간윤리와 존엄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심오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사회 구성요소가 작아지면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인정과 배려보다는 이기적 배척성향이 강해지면서 괴물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 프랑켄슈타인, 오래 지났지만 영화로도 다시 만나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 속에 파묻혀 전혀 볼 수 없는 얼굴, 그 속에 감춰진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첫 데뷔작임에도 미스터리 역사에 또 하나의 옵션을 추가했다는 찬사를 받은 환상의 그녀

는 어깨에 힘을 잔뜩주고 읽어야 했던 일본 특유의 미스터리와는 다르게 미리 예견할 수 있는 배경과 개성있는 인물이 등장해 오히려 쉽게 읽혔다.

 

  또 한가지, SF장르같기도 했지만 펫시터인 주인공을 통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문제도 제시하고 있어 어디에 포함되는 장르인지 한참을 고민하게 했다. 게다가 대놓고 인물을 드러내고, 사건에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을 보여주면서 사건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오히려 그것이 대범한 트릭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건 마지막 페이지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펫시터로 전향한 마카시마 후타... 어느날 그에게 상중이라 새해 인사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엽서가 도착한다. 3년전에 헤어진 미사키의 죽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석연치 않은 마음에 친구 유키에를 만나 이야기를 전했고 이후 그와 만났던 여인들의 행방이 묘연해진 사실을 알게 된다. 순수해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타입이었던 의 블로그에는 마지막을 얘기하는 듯한 글이 올라와 있었고, 다소 건방진 성격에 크게 다투고 연락을 끊은 에미리는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듯 흔적자체가 없었다.

  펫시터로 일하면서 그녀들과의 짧았던 인연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결국 후타는 그녀들의 행방을 뒤쫓기로 했고 드러난 진실의 비극적 운명은 그를 혼란에 빠트리는데...

 

  인간의 번식에 대한 욕구는 대물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동물적인 욕구일 뿐인지...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불러일으킨 이성의 상실일 수도 있겠다. 과학의 전진을 위한 합리적인 목표라고도 말해도 어쩔수 없겠지만, 과도함이 불러낸 이기적 행보는 누군가를 피해자로 만든다. 그에 윤리적인 책임을 회피하기위한 수단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고 그것을 겪는 피해자의 허탈함은 이루말 할 수 없음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인간 윤리에 대한 고민을 다시한번 고민하게 했던 스토리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날 저녁 솔즈베리

 

 

'위대한 집사란 무엇인가?'

'품위'는 자신이 몸담은 전문가적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다.

 

홀로 떠난 집사 스티븐스의 여행길...

이렇게 대놓고 여유있는 시간을 줘도 '집사'의 일만 생각하는 이분을 어쩐다... 하긴 반나절 집을 비우면서도 가족들 밥은 챙겨 먹었나 걱정하는 주부랑 다를 바 없지...

 

그럼에도 혼자만의 여행은 왠지 기분좋은 긴장과 설렘이 있을텐데, 스티븐스씨는 기쁨보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한다. 평탄한 길도 있고 험난한 길도 있지만, 인생이 그러한 것처럼 여행도 모든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싶다.

 

 

리포터즈4.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주팔자 2
서자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나는 팔자, 상극이나 궁합은 찰떡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