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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6
알베르 카뮈 지음, 이기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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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Albert Camus : L‘Ettanger
카뮈의 첫소설 [이인]은 [이방인]이라는 제목으로 더 익숙한 작품입니다. 일전에 카뮈의 다른 소설 [페스트]와 함께 읽었고 다시 읽으며 그때 놓친 부분들을 찾아 무엇이 주인공 ‘뫼르소‘를 삶을 포기하게 한 것인지 파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카뮈의 [이인]을 발견합니다.

소설의 첫 문장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입니다. 카뮈의 아버지가 세계1차대전에서 사망하고 어머니가 힘겹게 그를 키운 것과 마찬가지로 뫼르소 역시 아버지는 부재하고 어머니와 함께 지내다 부양하기 곤궁한 처지가 되어 국가의 지원을 받는 양로원으로 모셨습니다. 자신의 재판과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 뫼르소는 어머니와 함께 지낼 때에도 대화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남들만큼은 사랑했다고 말하는 뫼르소, 양로원에서 또다른 사랑을 발견한 어머니는 같은 사랑을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만들어 갑니다.

자신을 포함하여 세상 모든 것에 의욕이 없는 이인 뫼르소의 모습이 1부에 그려지고 ‘태양 때문에‘ 저지른 살인으로 인해 재판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하는 이인 뫼르소의 모습은 2부에 그려 집니다. 장례식 때의 뫼르소는 그저 피곤한 상황과 지친 일상에 덧그려진 어머니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그 부재를 슬퍼합니다. 오열하듯 슬퍼하는 일반적인 자식들의 모습과는 다를지라도. 그러나 외부인들은 뫼르소의 행동들을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그의 우발적 행동에 살을 붙여 증언을 합니다.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네 발의 총성이 울리고, 검사는 ‘왜?‘ 라고 묻고 시간이 지나 다시 연달아 네번 ‘왜?‘ 그런건지 의문을 표합니다. 무덤덤한 태도가 만든 타인과의 차이가 뫼르소를 독방에 가두고 신을 부정하는 목소리에 뫼르소의 삶이 멈춰버렸습니다. 계절이 다시 한여름을 향해 나아갈 때 뫼르소는 자신의 의미를 알아갑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선택받은 자들이었음을. 오로지 선택받은 자들밖에 없었음을. 비록 살인죄로 자신이 사형을 당한다 해도 세상은 계속 될지라도.

허무주의와 귀차니스트, 그리고 초월자의 시선 같은 뫼르소와의 만남은 세상이 세운 기준에 대해 한 발 물러나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욕망과 절차, 애도와 일상, 믿음과 신...어디에 선을 긋고 어느쪽에 서야 보통사람인지, 일반적인 사람인지. 이분법적으로 선 안쪽은 선하고 선 밖은 악하다고 경계지어야 하는 것인지, 뫼르소의 또다른 자아는 시대가 바뀌어도 세상이 바뀌어도 여전히 거울 너머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지...여전히 어렵습니다. 역자의 말에 표현 된 문장처럼 [이인]은 쉽게 읽을 수는 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결코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더 흘러 다시 읽게 되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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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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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문서에 적힌 내 이름은 루시다. 루시 조지핀 포터. 난 그 이름 세 개가 다 너무 싫었다. (119쪽)

[루시]의 주인공 루시 조지핀 포터의 생년월일은 1949년 5월 25일 입니다. 이책의 작가인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생년월일과 동일합니다. 작가의 본명은 일레인 포터 리처드슨, 필명으로 사용하는 저메이카 킨케이드라는 이름은 콜럼버스가 서인도제도를 발견했을 당시 ‘Xaymaca‘라는 섬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부른 이름에서 저메이카를 선택하고 그 이름에 어울리는 성으로 킨케이드를 붙여 만들었습니다.

루시는 열아홉 살이었고 서인도제도의 영국 연방 내 독립국인 앤티가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작가와 동일한 인물은 동일한 역사를 이어나갑니다. 아홉 살 때부터 남동생들이 첫째, 둘째, 셋째까지 태어나는 동안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고 공부를 잘하던 루시는 미국 뉴욕주의 입주 보모로 팔리듯 보내졌습니다. 독립국이었으나 여전히 영국령인 앤티가섬에서 자란 소녀는 결국 경제 지배국 미국의 피지배민과 같은 처지일 뿐 입니다. 루시는 말합니다. 나는 세계 끝자락에서 태어난 여자애였고, 고향을 떠나는 내 어깨에는 하인의 망토가 둘러져 있었다(78쪽)고. 그렇게 떠나 도착한 미국의 중상류층 가정은 변호사 루이스와 그의 아내 머라이어, 그리고 루시가 돌보아야 하는 그들의 네 명의 자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라이어는 봄을 기다리며 수선화 꽃의 아름다움을 친송하지만 루시에게 수선화는 본적도 없는 꽃이건만 자신들의 나라를 지배하는 영국을 친송하기 위한 시 구절을 강제로 외우게 했던 날의 시 제목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대를 같은 장소에서 살아가지만 피지배국의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와 슬픔을 전혀 이해하지도 이해 할 생각도 없는 이들을 바라보는 소녀의 타협하지 않는 고집스러움이 이 짧은 작품 안에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엄마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가족을 외면하는 삶을 선택하지만 결국 엄마를 닮은 삶이 아닌 그저 엄마 자체라는 말을 듣게 된 루시는 어쩌면 안락했을 수 있는 삶을 과감히 버리로 홀로서기에 도전합니다.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는 머라이어와의 1년 계약이 끝나기 전에 그 집을 나와 미국 뉴욕의 활기찬 모습에 동화 되어가는 루시, 맨 마지막에 가서나 알게 되는 루시의 이름이 가진 의미는 운명에 대항하는 루시의 운명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만 같습니다.

카리브해의 멋진 섬들이 신대륙 발견이라는 이름 아래 정체성을 잃고 그곳에서 살던 원주민들도 잃은 후에 자본주의 경제라는 무기를 가진 식민지 건설 국가들이 아프리카에서 납치하듯 데려온 흑인 노예들의 후손들로 채워나간 어두운 역사가 다음세대로 또 그다음세대로까지 되물림 되는 세상을 만들었고 이를 자랑스러워 하는 미국인들, 영국인들에 대한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저항정신이 물씬 풍기는 소설 [루시], 결코 완벽하게 그녀-소설의 주인공 루시든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든-를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몰랐다면 알아야하는 화려한 세상의 뒷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입니다.

긴 세계문학소설 읽기가 겁나는 분들에게 강렬한 카리브해의 태양과 같은 소설 [루시]를 추천합니다. 아름답고 예쁘지 않지만 냉소적이고 때론 이기적인 소녀 루시, 그녀의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을 응원하게 되는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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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3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