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흄 -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한 철학자 클래식 클라우드 25
줄리언 바지니 지음, 오수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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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때 배우는 ‘철학의 이해‘ 교양과목에 나오던 데이비드 흄에 대해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의 철학이념에 대해 기억에 남는 것은 전무했고 단지 그 이름이 특이해 알고 있는 정도 입니다. 그래서 이번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통해 만난 거장 [데이비드 흄]은 낯선 존재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철학자로 다가왔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대철학자이며 문필가인 데이비드 흄의 인생 여정을 따라 철학사와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변화, 이성을 중시하던 풍조 속에 경험과 정념(인간의 감정)을 중시하는 경험주의 사조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 결국 종교문제까지 파고들어 종교인들이 모두 도덕적이지 않다는 실례를 죽음이후에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데이비드 흄의 역사서 저술은 전혀 예상밖의 일이었습니다. 1780년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가 나오기 이전까지 영국에서 출간 된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총 여섯 권으로 이루어진 데이비드 흄이 1754년에서 1762년에 걸쳐 출간한 [영국사] 였다고 하니 우리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원전 54년 카이사르의 침공부터 튜더왕조를 개창한 헨리 7세의 즉위까지, 튜더왕조 치세의 영국사, 1603년 제임스 1세의 통치에서부터 1688년 제임스 2세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6권의 영국사를 통해 흄은 역사와 자신의 경험주의, 인성론과 인간의 오성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고 철학적 기반을 탄탄히 쌓아올렸습니다.

계몽주의의 두 거장인 루소와 흄의 만남은 루소가 1762년 [에밀 또는 교육에 관하여]를 출간하며 그의 이단적인 사상을 우려한 프랑스 의회의 체포령에 도피처를 찾던 그를 흄이 도와주며 이뤄졌습니다. 흄은 루소를 문필가로 존경할 인물로 봤으며 루소는 흄을 가장 진실한 철학자이자 공정한 역사학자라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의 관계는 루소의 광기어린 거부로인해 훼손 되었고 비난을 하는 루소의 편지들에도 여전히 흄은 루소를 도와주고 그의 광적인 거부행동의 원인이 병으로 인한 것이라 두둔을 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며 자신의 경험주의 철학과 회의론을 펼침으로서 많은 정치가, 경제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그중 애덤 스미스에게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말년이 되어 영국으로 돌아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올드칼튼묘지에 뭍힌 데이비드 흄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그의 따뜻한 철학사상은 오래오래 기억 될 것 같습니다.

저자인 줄리언 바지니의 에필로그에 쓰여진 것 처럼 ˝흄은 끝까지 진실했고, 자신의 회의론을 지켰으며, 죽음을 맞이할 때도 살 때와 다름없이 정직했다.˝라는 평이 전부 이해가 됩니다. 시대적 관습의 틀을 완벽히 깬 계몽주의자는 아닐 수 있지만 그의 도전정신과 도덕적 다원주의, 정의에 대한 인식은 시대를 앞서나간 선구자였음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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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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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작가님의 첫 산문집을 만났습니다.

이야기 하나에 생일 케이크가 하나, 책이 하나 데롱데롱 열립니다. 책쓰는 것 만큼이나 즐거운 작가님의 베이킹에 관한 이야기들이 서툴다면서도 자랑스럽게 툭툭 튀어나옵니다.

빵집 주인이 되고 싶은 마음과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서 결국 소설가의 길을 걷지만 빵이 나오는 구절을 만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그 책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느끼곤 한다는 작가님의 고백에 벌써부터 배가 고파집니다.

똑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작가님의 시선 속에는 늘 빵이 있었습니다. 컵케이크와 만나는 존 치버의 [기괴한 라디오] 속에는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님의 어린시절이, 판 콘 토마테를 통해 다시 손에 든 책 [내 식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에서 방치 된 옥상 텃밭의 방울토마토들이, 마카롱의 아기자기한 맛과 색감이 주는 즐거움을 나누고자 선물로 포장하며 떠올리는 앤 카슨의 [남편의 아름다움]이 레시피처럼 다가옵니다.

[다정한 매일매일] 속에 책들과의 만남은 낯선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등 가공의 인물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맛있게 쓰고,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엮어서 근사한 산문집이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출퇴근 길에 만나는 지하철 역사 안의 만쥬처럼 평소라면무심코 지나던 그길을 다시 되돌아가 만쥬를 사 포근하게 감싸안고 퇴근길 여정을 이어가도록 마법에 걸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만쥬와 같이 쓰여졌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파트릭 모디아노)를 다시 펼쳐보게 하고, 슈거 파우더가 눈처럼 내려 앉은 구겔호프를 보온병에 담아 온 홍차와 함께 조금씩 떼어 먹으며 동경하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의 더블린을 거닐 상상을 하는 작가님을 글로 만나 그곳에 사는 사람보다 더 더블린을 잘아는 듯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상상을 해 봅니다.

어린시절 문방구 앞에 놓인 작은 지우개들은 모양이나 색이 아닌 향기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콜라향, 자두향, 고무향, 달짝지근하지만 끌리지는 않는 향까지 다양하게 기억에 남아 비슷한 향이 나면 저절로 지우개가 떠오르고 어린시절로 시간을 거슬러올라 갑니다. 백수린 작가님의 [다정한 매일매일] 역시도 오랜시간동안 옥수수빵을 보면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가 자동으로 떠오를 것 같습니다.

에세이나 산문집을 내기 위한 글이 아닌 책소개를 위한 신문 연재글들을 엮어, 힘들고 지친 이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셨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배불리 감상하고 깊이 책 속에 빠져드는 경험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다정한매일매일 #빵과책을굽는마음 #백수린 #산문집 #작가정신 #소설가백수린첫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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