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를 해서 내 삶이 달라졌어요! 갱생! 인간승리! 이러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오늘처럼 겨우겨우 딱 한 개 하고 아 몰라, 쓰러져 눕는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개만 일단 하고 나면 이상하게 열 개를 하게 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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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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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디 에센셜 한강>이 나왔을 때 호기심과 자랑하고 싶은 호승심에 작가님의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를 구매해 놓고 지금까지 잘 모셔놓고만 있다가 이제야 주섬주섬 꺼내 읽고 있습니다.


장편소설에서 단편소설의 조각들을 찾아내고, 시 안에서 단편소설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에세이에서 모든 실마리의 첫 단추를 찾아내는 기분 입니다.


읽고 고민합니다.

작가의 경험과 아픔과 현실은 작품의 어디까지 스며들었는가.

그러다 이 문장을 만났습니다. <바람이 분다, 가라>에 등장하는 서른여덟에 삶을 마감한 친구의 외삼촌이 한 말.


˝네가 그리는 모든 게 실은 네 자화상이야.˝


내가 먹은 모든 것들이 내 자신이 되고, 내가 그린 모든 것, 내가 말하는 모든 것,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나‘ 자신이라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무섭게 느껴집니다. 도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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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은 노래한다
듣는 이도 없구만

인간들 죽지 마
멋대로 죽이지 마
먹을 거 아니라면
절대로 그러지 마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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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탐정 영화나 추리소설의 명석한 주인공이 아니다. 머릿속은 타다 만 기억들로 이글거리고, 주먹은 유리처럼 나약하다. 달려야 할 발목은 삐어서 절름거린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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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삼촌은 나에게 말했다.
네가 그리는 모든 게 실은 네 자화상이야.
내가 마당의 목련나무를 조촐하게 그려 보여주었을 때였다. 눈가에 잔뜩 잔주름을 새기며 삼촌은 웃었다.
이 나무는 무척 예민하구나. 어깨가 천근만근이고...... 그런데 제법 골기가 느껴지는 걸.
이상했다. 삼촌이 나에게 체본으로 그려준 그림들은 저마다 그윽하고 따스한 데가 있었는데, 내가 베껴 그린 그림에서는 한결같이 고집센 무엇인가가 베어나왔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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