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삼촌은 나에게 말했다.
네가 그리는 모든 게 실은 네 자화상이야.
내가 마당의 목련나무를 조촐하게 그려 보여주었을 때였다. 눈가에 잔뜩 잔주름을 새기며 삼촌은 웃었다.
이 나무는 무척 예민하구나. 어깨가 천근만근이고...... 그런데 제법 골기가 느껴지는 걸.
이상했다. 삼촌이 나에게 체본으로 그려준 그림들은 저마다 그윽하고 따스한 데가 있었는데, 내가 베껴 그린 그림에서는 한결같이 고집센 무엇인가가 베어나왔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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