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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생활기록부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나혁진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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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해를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강렬한 아픔에 나는 근원지인 명치를 내려다보았다. ...내 명치에 꽂힌 시퍼런 칼날이 또렷하게 보였다. ...한쪽 무릅을 꿇고 나를 말없이 지켜보던 비옷 남자는 왼손을 움직여 내 명치에 꽂힌 칼을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8쪽)

소설 [유령생활기록부]의 ‘나‘는 ‘인천 서구 연쇄살인 사건‘의 다섯번째 피해자이자, 피살자가 되었으며 유령이 되었습니다. 술이 취해 비오는 골목길에 자빠져버렸을 땐 땅바닥에 고인 물기가 엉덩이를 적셨고 그 기묘한 해방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혼자 일어서는 것을 포기하고 뒤쪽 벽에 기대 앉아 있을 때 네이비색 비옷의 후드를 머리끝까지 눌러쓴 남자가 골목으로 걸어들어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고맙다는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통증과 함께 공포가 엄습해왔습니다.

더이상의 통증도 없고 오히려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한 것이 지난 밤의 고통은 꿈인가 싶었는데 눈앞엔 어제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자세로 벽에 기대 앉아있는 내 모습이 보입니다. 상처에서 빠져나온 피는 근처 하수구를 향해 흐르고 새하얀색으로 변한 내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그대로 통과합니다. 허영풍, 인천에서 비오는 날에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막연하게 그 대상을 여자들이라고 착각을 하다 서른다섯 살에 유령이 되고 말았습니다. 살던 집에 가도 더이상 내집이 아닌 상태로 배회를 하다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자신과 같은 유령을 만나게 되는 건가 하는 기대감으로 주변을 기웃거렸지만 사고로 죽은 노인은 유령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잠옷을 입고 배회하는 초등학교 3학년의 철우를 만나 유령생활를 본격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열 살의 철우가 비만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으로 밤사이 죽어 유령이 되었다는 사연과 여전히 학교 수업을 듣고 급식까지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다 하교 시간에 맞춰 운동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가는 철우는 왜 유령이 되었을까, 그리고 자신 역시도 왜 유령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안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머무는 존재인 유령의 생활기록부, 새로 만들어지는 유령들과 사라지는 유령들, 이십 년의 시간이 흘러 영풍이 자신의 유령생활을 마감하는 때까지의 사건 사고의 이야기들이 실려있습니다. 산 사람보다 더 인간적인 영풍, 자신의 시간은 멈춰 있고 가족들의 시간, 친구들의 시간, 산 사람들의 시간은 흘러 나이들고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유령생활기록부]는 죽은 자의 시선으로 산 자들이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 하는 기록들 입니다. 소중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령 역시.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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