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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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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나, 난 너처럼 인지 공간을 돌아다닐 수 없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아. 아무런 지식도 소유하지 못했다고 해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건 아니야.˝ (254쪽 ‘인지 공간‘ 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이보그가 되다], [지구 끝의 온실]을 모두 소장만 하고 있을 뿐 읽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방금 떠나온 세계]를 먼저 만났습니다. ‘최후의 라이오니‘부터 ‘캐빈 방정식‘까지 모두 일곱 편의 소설을 엮은 책 [방금 떠나온 세계]는 지구가 배경인 소설도 있고, 우주 저너머 미지의 세계가 배경인 소설도 존재합니다.

인류가 멸망하고 인간들이 설치해둔 기계들만이 빈 공간에 남아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존재하는 지구의 어느 곳, 로몬인들은 ‘3420ED 거주구‘라고 부르는 그곳에서 시각을 잃은 로봇 셀은 ˝라이오니, 넌 라이오니다˝라며 불멸인의 복제였던 ‘라이오니‘가 드디어 돌아왔다고, 불멸인의 결함까지 복제 함으로써 결국 불멸인들이 멸망을 초래한 존재이자 다시 돌아올 것을 예언한 ‘나‘를 기다린 기계들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과연 불멸인을 멸망시킨 결함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건 아마도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는 자만, 자신들과 같은 존재를 창조할 수 있다는 착각이 그 시초가 아니었을까 자문자답을 해 봅니다.

소설 ‘마리의 춤‘에 등장하는 모그들은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이들로 광범위한 해양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테트라마이드라는 약품이 바다를 거쳐 한 세대 전반에 시지각 이상증 아이들을 만들어 그들은 시각능력을 잃고 ‘모그‘라는 별도의 종족처럼 호칭 되고 모그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플라이드 공간에 접속하여 온전히 동화되면 이세상에서 사라진다는 마치 영화 ‘메트릭스‘를 떠올리게 만들어 가상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합니다.

소설 ‘로라‘에 등장하는 존재하지 않는 수족(팔,다리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지 되어 그 불일치로 인한 고통에 가지고 있는 모든 수족을 잘라내어 그 불일치를 일치시키려는 이들, ‘숨그림자‘에 등장하는 호흡과 유기 분자들의 합성으로 상호 작용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발상, 울산의 명물 공중관람차를 통해 시공간 차원의 거품을 감지하는 인간이 등장하는 소설 ‘캐빈 방정식‘까지 만나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인지하고 생각하는 세계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의 정말 모래알 한 알일 뿐이구나 싶어집니다. 언어도, 의사소통도, 사는 모습도, 존재의 이유도, 너무 다른 존재들을 만들어내는 그 무한한 가능성이 사실은 [방금 떠나온 세계]에 있고 독자는 그 세계를 그리워 하고 있는 또다른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열린 결말로 풀이 해 봅니다.

SF소설인 듯, 판타지 소설인 듯 보이면서도 사회소설이며 시대를 앞선 비평적 소설입니다. 또한 편견과 장애, 차별과 구별, 그리고 오염된 세상에 대한 작가 김초엽의 조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그린 세상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뿐 입니다.

#방금떠나온세계 #김초엽 #소설집 #한겨레출판
#책추천 #책스타그램 #경이로운우주저편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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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지하철 - 매일 오르고 내리니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었다 날마다 시리즈
전혜성 지음 / 싱긋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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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 지하철 생활자의 희노애락 지하철 환장 실화‘이며 ‘20년 차 직장인‘ 전혜성 작가님의 [날마다, 지하철]은 읽다가 웃고, 공감하고, 또 웃으며 나도 그랬지를 수십번 외쳤습니다. 속으로.

건던 초딩이 버스를 타는 중딩으로, 지하철을 타는 고딩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함께 어른으로 진화를 했다는 작가님의 문장을 따라 사연들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니 국민학교에 입학하며 서울로 입성한 저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래도 전 버스를 타는 중딩은 아니었던 덕분에 버스 첫차를 타야하는 고딩 생활은 벅찼고 이른 사회생활에 지하철은 큰 사고가 안 일어나면 늘 정시에 출퇴근을 시켜주는 고마운 교통수단이었으며 자전거도 무서워 타지 못하는 소심한 이에겐 운전은 그저 하늘의 별이던 시절이 속속 떠올라 즐거운 추억 여행을 했습니다.

도시계획을 하고 광고일을 하는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한 작가님의 스팩타클한 밤샘작업과 새벽 귀가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나날들에 지하철이 주는 의미, 연애의 설렘과 이별이 있는 역들과의 에피소드들, 1호선 저 끝인 석계에서 이 끝인 인천까지 왕복을 하던 대학 새내기 시절의 일들, 술과 지하철 막차와 어느 순간 터질 것만 같은 꿀렁꿀렁 상체의 웨이브를 타고 볼이 부풀기를 반복하는 맞은편 의자에 앉은 여자의 알것도 같은 절대절명의 모습을 목도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기 위해 엄마와의 주말 데이트에서 하나씩 나눠가진 꽃무늬 손수건을 건내는 술겨레 동포심 덕분에 지하철의 평화는 지켜졌다고 말하는 작가님 덕분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과거를 거쳐 현재로 와 보면 지하철 예찬은 저절로 나옵니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쾌적한 환경의 지하철, 와이파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환승 시스템까지 골고루 갖춘 지하철, 세계 유일무이한 임산부 좌석제도와 혼잡해도 그자리를 비워두는 시민의식, 지하철 역사에서 갑작스런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는 사람들 [날마다, 지하철]이 있어 그야말로 덕분에 양손의 자유와 시간의 평화를 얻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날마다, 지하철]은 지하철 역사에 미술관이 있고 통로 너머로 고궁이 있고 다른 출구로 나가면 서점들과 맛집들과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저에겐 아주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날마다지하철 #전혜성 #에세이 #싱긋 #날마다시리즈 #교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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