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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꿈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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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소설들이 모여 있는 손보미 작가님의 [사랑의 꿈]을 읽었습니다. 표지에 당당히 적혀 있는 ‘연작소설‘이라는 글자 덕분에 당연히 소설에 등장하는 화자 ‘나‘는 모두 동일한 사람일꺼라는 착각 하에 읽어 나가다 인물들의 관계도에서 어긋남을 발견한 순간 마치 추리소설의 트릭에 갇힌 기분이 들었습니다.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첫번째 소설 ‘밤이 지나면‘은 엄마에게 존재에 대해 들어 본적이 없는 열다섯 살이나 차이나는 외삼촌 집에 맡겨진 열 살짜리 ‘나‘의 이야기 입니다. 대학생인 외사촌은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고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외삼촌과 간호사 였던 외숙모는 그저 평범합니다. 전학 간 초등학교의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외숙모의 설명을 듣고 ‘나‘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주고 관심을 보이는 만큼 반 아이들 사이에선 ‘나‘에 대한 이상한 기류가 흐릅니다. 사고로 인해 말문을 닫은 ‘나‘, 이로인해 반 아이들은 모두 골고루 받았을 관심과 사랑이 ‘나‘에게 집중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은 체육 선생님이 피구 경기를 시켜 놓고 사라진 틈을 이용해 공격을 시작합니다. 내 입에서 소리가 흘러 나올지, 끝까지 버틸지를 궁금해 하면서. 결국 얼굴을 정통으로 공에 맞은 나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고 찢어진 이마에선 피가 흘렀습니다. 어디선가 다시 나타난 체육 선생님과 이미 내가 소리를 내어 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한 아이들, 그리고 등교를 못할 정도의 상처는 아니라는 의사의 말에도 열흘 간이나 등교를 안 시킨 외숙모, 그 사건 이후 나와 유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여자(외숙모가 미친 여자라 부르는)와의 첫만남부터 날 납치해 달라고 의뢰하던 이야기까지 읽으며 누군가의 선의-관심-가 또다른 이들의 질투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반대로 어떤이의 무관심한 태도가 열 살의 아이들이 감추고 있던 집요함, 치밀한 남 괴롭히기를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혈연 관계보다 편안한 남이 있다는 것, 어쩌면 진실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고 제 3자는 그 어떤 것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평생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될 상처를 강제봉합 당했다는 것을 당한 내가 아니면 남들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소설 ‘불장난‘에도 등장하는 5학년의 ‘나‘와 피구 경기와 사라진 체육 선생님, 세번째 소설인 표제작 ‘사랑의 꿈‘에 등장하는 탈엄(‘일탈중인 엄마들‘)과 열 살 딸, 네번째 소설 ‘해변의 피크닉‘에 열한 살 때부터 엄마와 살게 된 건물의 이름인 ‘정우맨션‘이 다섯번째 소설 ‘첫사랑‘에 새아빠와 살게 된 집으로 다시 등장하고 마지막 소설엔 다시 그 ‘정우맨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고 낡은 아파트에 살았던 ‘나‘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야 등장하는 인물이 한 명이 아닌 한 사람의 각각의 기억을 분양 받은 새로운 존재라는 걸 눈치챘습니다. 열 살, 열한 살, 아무튼 스무 살 아래의 소녀 때론 소년들이 살아 낸 이야기를 통해 말로 표현하지 못한 응원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음...소설을 읽은 분들 이라면 이해 할 것 같은데...이 오묘한 감정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어 저는 그저 답답합니다. 추천 합니다.

#사랑의꿈 #손보미 #연작소설 #문학동네
#독파 #완독챌린지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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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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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왜 행복하지 못한가...등등 행복에 관한 수많은 질문을 던져봐도 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불행하느냐고 묻는다면 또 그리 불행한 건 아닙니다. 이 공허한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힌트가 여기, 이 책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에 들어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단어들이 존재합니다. 사랑, 예술, 슬픔, 열정, 행복, 꿈, 방황, 욕망과 고독까지도. 특정한 단어 하나로 삶을 규정할 순 없지만 고전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과 비교하며 안도의 한숨을 쉴 때는 다행이라는 감정과 함께 이게 행복이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책의 첫챕터인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에 등장하는 첫번째 고전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입니다. 제목만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소설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은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둘러 싼 세계(알)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이고 결국 삶이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솔직히 처음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땐 이해하기는 커녕 소설의 제목이 왜 소설의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아닌 전학생 ‘데미안‘인지 의문부터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굳이 깨고 나가야 하나 싶기도 했고, 깨고 나가서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건 시간과 열정의 낭비가 아닌가 하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세상의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데미안]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삶이 아닌 경계지어진 틀을 벗어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의 삶에 목적을 둔다면 과거와 현재의 고통도 삶의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자유‘라는 단어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 입니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자유로워졌으니 조르바와 동행하며 그야말로 조르바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조르바는 당신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좀더 긴 목줄을 하고 있을 뿐 자신처럼 자유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들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바닷가에서 맨발로 밤새 춤을 추고 필요하면 남에게 신세를 지는 삶이 자유로워 보여 동경할 수는 있지만 결코 그 목줄-사회적인 체면과 명예, 금전적인 성취, 권력-을 벗어날 수 없으니 우리는 동행이 아닌 작별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입니다. 아니! 알을 까고 나와서 자유를 선택하려는 데 목줄이 채워져 있다고 하니 당황스럽습니다. 그럼 그 자유에 대한 ‘선택‘은 우리의 자유‘의지‘ 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선택‘이라는 키워드에서는 장 폴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에 등장하는 명문장이 나옵니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태어나서(B) 죽는(D) 날까지 모든 순간에 선택(C)를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에도 지금 일어날 것인지 5분만 더 자고 일어날 것인지 하는 선택을, 출근 길엔 이번에 접근하는 지하철을 뛰어가 탈 것 인지, 다음번 지하철을 탈 것인지...하루에도 수십, 수백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선택을 하는 나는 ‘자유의지‘라 말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시스템 안에 강요 된 선택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내 몸이 원하는 ‘자유의지‘를 꺾고, 피곤에 지친 몸을 깨워서, 사회 통념상 허용 되는 복장을 갖추고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해 하루를 살아가는 데 과연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 말 할 수 있는지, 이런 삶이 행복이라는 건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다시 책으로 뛰어들고 싶어집니다.

이쯤에서 과연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책 제목을 보고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아무도,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을,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이 책에 나오는 고전 문학 작품 28편 중에 더러는 읽은 책도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보석 같은 책들이 많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고보면 저는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수많은 길들, 선택지를 여기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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