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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4월
평점 :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왜 행복하지 못한가...등등 행복에 관한 수많은 질문을 던져봐도 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불행하느냐고 묻는다면 또 그리 불행한 건 아닙니다. 이 공허한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힌트가 여기, 이 책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에 들어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단어들이 존재합니다. 사랑, 예술, 슬픔, 열정, 행복, 꿈, 방황, 욕망과 고독까지도. 특정한 단어 하나로 삶을 규정할 순 없지만 고전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과 비교하며 안도의 한숨을 쉴 때는 다행이라는 감정과 함께 이게 행복이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책의 첫챕터인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에 등장하는 첫번째 고전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입니다. 제목만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소설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은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둘러 싼 세계(알)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이고 결국 삶이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솔직히 처음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땐 이해하기는 커녕 소설의 제목이 왜 소설의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아닌 전학생 ‘데미안‘인지 의문부터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굳이 깨고 나가야 하나 싶기도 했고, 깨고 나가서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건 시간과 열정의 낭비가 아닌가 하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세상의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데미안]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삶이 아닌 경계지어진 틀을 벗어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의 삶에 목적을 둔다면 과거와 현재의 고통도 삶의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자유‘라는 단어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 입니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자유로워졌으니 조르바와 동행하며 그야말로 조르바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조르바는 당신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좀더 긴 목줄을 하고 있을 뿐 자신처럼 자유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들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바닷가에서 맨발로 밤새 춤을 추고 필요하면 남에게 신세를 지는 삶이 자유로워 보여 동경할 수는 있지만 결코 그 목줄-사회적인 체면과 명예, 금전적인 성취, 권력-을 벗어날 수 없으니 우리는 동행이 아닌 작별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입니다. 아니! 알을 까고 나와서 자유를 선택하려는 데 목줄이 채워져 있다고 하니 당황스럽습니다. 그럼 그 자유에 대한 ‘선택‘은 우리의 자유‘의지‘ 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선택‘이라는 키워드에서는 장 폴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에 등장하는 명문장이 나옵니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태어나서(B) 죽는(D) 날까지 모든 순간에 선택(C)를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에도 지금 일어날 것인지 5분만 더 자고 일어날 것인지 하는 선택을, 출근 길엔 이번에 접근하는 지하철을 뛰어가 탈 것 인지, 다음번 지하철을 탈 것인지...하루에도 수십, 수백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선택을 하는 나는 ‘자유의지‘라 말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시스템 안에 강요 된 선택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내 몸이 원하는 ‘자유의지‘를 꺾고, 피곤에 지친 몸을 깨워서, 사회 통념상 허용 되는 복장을 갖추고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해 하루를 살아가는 데 과연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 말 할 수 있는지, 이런 삶이 행복이라는 건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다시 책으로 뛰어들고 싶어집니다.
이쯤에서 과연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책 제목을 보고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아무도,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을,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이 책에 나오는 고전 문학 작품 28편 중에 더러는 읽은 책도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보석 같은 책들이 많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고보면 저는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수많은 길들, 선택지를 여기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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