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4년 10월 10일 저녁,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유튜브를 보다가 육성으로 소리를 지르고 창피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 이었고, 염원하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놀랐고, 호명 된 이름 ‘한강‘을 듣고도 가짜 뉴스가 아닌지 검색까지 다시 했던 그날. 매년 노벨문학상 발표 기간이 되면 서점과 출판사에서는 앞다투어 올해의 수상자를 예측하는 이벤트성 홍보가 넘쳐납니다. 저 역시 어떤 사이트엔 애국심으로 한국 작가를 선택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여러 해 동안 수상예상 명단에 올랐던 작가들 중 한 명을 선택해 투표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발표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궁금했습니다. 무엇이 ‘노벨문학상의 도전‘이고, 또 무엇이 ‘한강의 탄생‘인지. 

한강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분들에겐 정말 맛보기용 친절 가이드 책 맞습니다. 

그리고, 한강 작가님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분들에겐 이 책은 덫입니다. 발을 담그는 순간 여기저기에 미끼가 놓여 있어 멋모르고 줍줍하는 순간, 읽은 책과 연결 된 다른 이야기, 다른 소설, 다른 단편, 다른 시집, 전혀 다른 동화책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엮여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다음은 고민에 빠집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의 표지엔 ‘이렇게 알고 보면 쉽다!‘라고 장담하는 데 과연 내가 이미 읽은 책만 어려웠던 것인지, 전체 작품에 대한 간략한 지식으로 맛보기만 해도 이렇게 쓰라리고 아픈데 혼란한 지금, <작별하지 않는다>를, <소년이 온다>를, <채식주의자>를, <희랍어 시간>을 읽어야 하는가하고 자문하게 됩니다. 

한국의 현대문학에 대한 시대적 흐름과 한강 작가 작품에 대한 리뷰, 8인 8색의 인터뷰까지 꼼꼼히 읽고 저자인 이봉호 님의 들어가는 말의 맺음말을 되새겨 봅니다. 

‘2024년 12월, 한국문학의 또 다른 기적을 염원하며‘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도, 배려라는 것도 모르는 소위 엘리트 집단의 행태를 보며 매일매일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추위에 떨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속에 <소년이 온다>의 ‘동호‘가 겹쳐 보이고, 눈이 내리는 아스팔트 위에 앉은 이들을 보며 <작별하지 않는다> 속 눈으로 덮인 검은 나무 무덤들로 표현 된 제주도의 아픈 역사와 ‘아마‘라는 이름의 죽었으나 죽지 않은 새를,  <흰>에 등장하는 수많은 흰 것들의 이미지를 동시에 떠올리게 됩니다.  

간략한 작품 리뷰 하나하나 마다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한국문학의 쾌거라는 말에 동의와 함께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에 감격도 합니다. 자랑스러워 할 뿐만 아니라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을 원서로 읽고 그 감동을 나눌 수많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역사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중에는 결코 몰랐습니다. 우리가 어떤 피의 무덤 위에 살아가는지. 죽은자가 산자를 살린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법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인식이 바뀌어 불의에 저항할 힘이 생겼다는 것을.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을 통해 가장 약한 것이 어떻게 가장 오래 살아남아 그 빛을 발하는 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작품과 작가와 시대가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읽어야 한다고. <소년이 온다>는 절대 과거가 아니라고, 우리도 <작별하지 않는다>의 검은 나무로 바닷가 무덤에 애도하는 이도 없이 놓여졌을 수도 있다고, 더 아픈 사실은 그렇게 만든 게 우리 자신의 손 또는 내 가족과 형제와 이웃이라는 비극.  

넓으면서 깊은 ‘한강 작품 세계‘의 입문서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그리고, 책속 다양한 작품들 모두를 말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노벨문학상의도전한강의탄생 #이봉호 #북오션 #책추천
#한강 #노벨문학상 #노벨문학상수상작품_간략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