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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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뮤지컬 ‘레베카‘를 결혼기념일에 봤습니다.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영화가 있다는 것과 유명 연애인의 뮤지컬 참여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실제로 뮤지컬의 내용은 전혀 모른 상태로 초대권이 생겨 기쁜 마음으로 공연장에 앉아 신데렐라 스토리 같은 뮤지컬 초입 부분을 볼 때까진 훈훈했던 분위기였습니다. 두 주인공이 신혼여행을 다녀 온 후 그 유명한 맨덜리 저택으로 돌아와 그들을 맞이하는 가정부 댄버스 부인과 만나는 순간 이 뮤지컬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 공포, 호러, 미스터리 영화의 대가라는 것을 떠올리게 되면서 그 다음은 경악의 연속 입니다. 결코 결혼기념일에 맞는 뮤지컬은 아닌 것으로. 이 책은 뮤지컬을 보기 전에 원작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읽어보려 준비했다가 장장 7년의 세월을 장식용 책으로 방치되다 우연한 기회로 먼지 뒤집어 쓴 첫장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두 명의 부인을 둔 남편의 이야기, 화자는 두번째 부인인 ‘나‘ 입니다. 책과 뮤지컬의 제목인 ‘레베카‘는 맥심 드 윈터의 전부인입니다. 레베카가 사고로 죽고 그 1년 후 맥심은 자신의 나이의 반-딸 뻘인 스물한 살의 소설속 화자 ‘나‘-인 소녀에서 여인으로 넘어가는 여자와 결혼을 합니다. 화자이며 맥심의 현재 부인인 ‘나‘의 이름은 소설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나오지 않지만 죽은 전부인의 이름은 순간순간 이야기 속에, 맨덜리 저택의 모든 곳에서 등장합니다. 더욱이 레베카를 숭배하고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시중을 들었던 댄버스 부인이 결혼과 함께 이 저택에까지 함께 와서 그녀가 죽은 이후에도 저택을 여전히 관리할 뿐만 아니라 레베카가 죽기 전 입었던 가운에서부터 잠자리 들때를 위해 준비했던 슬리퍼까지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보트 사고로 죽은 레베카의 영혼이 여전히 맨덜리 저택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누구보다 사랑 받던 귀부인 ‘레베카‘에 질투를 하며 서민 출신의 자신을 비교하는 ‘나‘는 자존감을 갉아 먹어가며 남편의 사랑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게 됩니다. 엄청난 반전은 과연 어떤 내용일지는 책을 통해 확인 하시길 바라며, 1907년 생인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서른한 살에 발표한 다섯 번째 소설 [레베카]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상태와 곳곳에 배치 된 기괴함, 사랑이라는 감정과 오해로 인해 힘들어 하면서도 결코 포기 하지 않은 화자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동시에 20세기 초 영국 사회의 사회상과 문제점, 여성 인권에 대한 낮은 수준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 자신 있게 추천 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1940년), 뮤지컬 ‘레베카‘, 소설 [레베카] 중에 어떤 것이든 하나쯤은 꼭 만나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검은 상복을 입고 ‘레베카‘를 처절하게 부르는 댄버스 부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초록색과 하얀색의 부표에 ‘Je Reviens(나는 돌아오겠다)‘라는 문구를 만나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발견하는 재미와 미칠 듯한 공포, 들킬 것만 같은 범죄사실, 해변의 벤과 레베카의 사촌인 잭 파벨의 합리적인 의심 등등 추리할 것은 넘쳐나고 소설이 끝나고도 여전히 감춰진 진실에 의해 배회할 수 밖에 없는 영혼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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