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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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나온 10가지 색을 기준으로 이와 관련 된 100가지 패션과 1000가지 세계사가 어울어져 진귀한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패션, 색을 입다]를 읽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색은 ‘검정, 블랙‘입니다. 1665년 빛의 스텍트럼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컬러의 순서를 새로이 제시하며 희색과 검은색을 제외시켰습니다. 그러다보니 20세기 모더니즘 예술가들이 블랙을 선호하면서 블랙이 비로소 ‘색‘의 반열에 오르기 전까지 ‘검정, 블랙‘은 색이 아니었습니다. 종이 자체의 색인 흰색과 그 무엇도 없는 밤하늘 같은 검정색이 ‘색‘으로서의 지위를 부정당하자 일부에서는 그 둘을 섞어 만들어지는 ‘회색‘까지도 거부당하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검정색은 오래전 고대시대에도 의미를 가진 ‘색‘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검은색이 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고 믿어 눈가에 짙은 검정색 가루를 칠해 화장을 했습니다. 이 또한 빈부의 격차에 따라 검은색을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는 일반인들과 부유층 간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검정색 옷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중세 프랑스에서는 흰색, 검은색 상복 을 모두 입는 것이 가능했으나 이후 어떤 시대엔 검은 옷이, 또 다른 시대엔 흰색으로 애도를 표하는 전통만을 인정하는 왕실도 존재했습니다. 또한 검정 또는 블랙에 대한 트렌드는 여러 매체의 영향을 받아 흥망성쇠를 거듭했습니다. 특히 레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가 영화화 되면서 주인공 안나가 상류사회에 파고들고자 선택했던 검은 옷이 단순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럽고, 우아하면서도 쾌활한 안나의 성격을 그대로 표현하는 동시에 그녀의 가난과 무지함을 가릴 수 있는 존재로 부각 되면서 반대급부로 이를 영화로 접한 많은 이들은 검은 색의 옷에 불륜과 같은 어두운 이미지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의 여파로 사람들은 패배와 절망, 그리고 젊은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반항자들의 색, 블랙을 선호하게 되어 이는 ‘불행이 낳은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끝도 없이 검정과 블랙의 이야기들의 나열이 계속 될 것 같았지만 신비한 보라색-티리아 보라 1g-을 얻기 위해 12,000마리의 달팽이가 필요했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 하늘과 바다를 닮은 파랑색은 어떻게 군복색이 되거나 자유를 의미하는 청바지에 쓰이게 되었는지, 초록과 노랑, 오렌지(주황)색과 브라운(갈색), 정렬의 색 빨강과 귀여움의 상징 핑크색이 가진 놀라운 패션의 역사와 문학작품, 영화 등에서의 활약상을 발견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검정과 같이 ‘색‘이 아니라든 평가를 받았던 흰색이 여신을 떠올리게 만드는 청순함의 이미지 이외에도 의외로 돈과 권력의 상징이 되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초상화에 그려진 거대한 흰색 가운과 망토와 레이스로 권력의 척도를 나타내는 ‘색‘이 되었는지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컬러의 탄생에 관한 비화와 역사와 패션의 콜라보, 의미와 사회운동간의 연계 등등 무궁무진한 색의 세계와 패션의 세계의 만남을 목격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패선, 색을 입다] 추천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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